[기자파일]OEM 국산차(?), 3만1,500대의 정체성

입력 2016-01-21 08:30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로 수입돼 판매된 승용차는 24만3,900대다. 하지만 정확하게는 27만5,417대가 판매됐다. 르노삼성이 판매한 QM3와 쉐보레 임팔라 또한 완성차로 수입됐기 때문이다. 스페인에서 전량 생산된 QM3는 2만4,560대, 미국에서 만들어진 임팔라는 6,913대가 국내 소비자에게 인도됐다. 






 그런데 QM3와 임팔라는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이 판매한다는 이유로 'OEM 수입차'로 분류돼 국산차 판매로 통계가 잡힌다. 다시 말해 국내 완성차 5사가 회원사인 한국자동차산업협회의 국내 판매 실적에 포함된다. 수입됐지만 통계는 국산차로 잡히는 묘한(?) 현상이 벌어지는 셈이다.

 이처럼 OEM 수입차라는 새로운 분류 기준이 발생한 것은 수입 판매사인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이 모두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소속이기 때문이다. 완성차로 수입됐지만 기업이 속한 단체의 성격에 따라 통계가 구분돼 혼선이 발생한다.






 하지만 주목할 점은 앞으로 'OEM 수입차'가 더욱 늘어난다는 사실이다. 르노삼성은 올해 프랑스에서 생산하는 미니밴 에스파스를 들여올 계획이다. 쉐보레 또한 시장 상황에 따라 해외 생산 완성차의 추가 투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특히 제임스 김 사장을 비롯한 새로운 경영진이 내수 점유율 확대를 최우선 목표로 제시한 만큼 완제품의 생산 지역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중이다.

 이런 점에서 현재 국산차 업계가 분류하는 'OEM 수입차'는 한국수입차협회가 발표하는 수입차 실적에 포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애매한 'OEM 국산차'가 아니라 통관 절차를 100% 거친 정식 수입차임을 부인할 수 없어서다.

 한 때 한국은 '국내 생산=국내 판매'라는 절대 공식이 통하는 시장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외국계 기업이 진출하면서 어느 순간 '필요 차종=국내 판매'로 변해갔다. 그래서 소비자가 원하면 생산 지역에 관계없이 팔릴 만한 제품을 수입하는 현상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그러니 'OEM 수입차'라는 애매한(?) 분류법도 이제는 바뀔 때가 됐다. 수입됐다는 것 자체가 사실인데 소속 단체를 이유로 수입차 통계에 포함되지 못한다면 그게 바로 통계의 왜곡이 될 수 있어서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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