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유진, 영화배우에 도전장 던지다

입력 2016-01-25 15:44  


[임미애 기자] 밝고 명랑한 모습으로 대중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던 방송인 이유진이 돌아왔다. 새로운 기획사를 만나 영화배우로서 새 출발을 준비하는 40대 이유진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몸소 보여줬다. 

직접 헤어스타일을 구상하고 제안하며 메이크업이 뿜어내는 이미지를 더 끌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등 그의 열정은 대단했다. 촬영 이후 목 디스크 때문에 고생 중이라고 밝힌 이유진은 힘든 내색 한 번 없이 장시간 카메라 앞에서 최선을 다했다.

촬영 후 이어진 인터뷰에서 그는 돌싱녀로 돌아온 아픔과 앞으로의 포부를 당차게 밝혔다. 10년 뒤 샤론스톤처럼 멋진 여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의 스토리를 들어보자.

Q. 화보 촬영을 마친 소감.

한 마디로 재밌었다. 즐거운 촬영은 시간이 아무리 길어도 힘들지 않더라. 메이크업과 헤어가 나를 예쁘게 꾸며줘서 자신감이 생겼다. 주변에서 나를 아름답게 만들어주지 않았다면 행복하게 촬영하지 못 했을 것 같다.

Q. 가장 마음에 들었던 콘셉트.

오늘 메이크업과 헤어는 3가지 콘셉트 모두 좋았다. 하지만 가장 재밌었던 콘셉트는 스모키 화장에 젖은 머리.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화장이기 때문에 새로웠다.

Q. 평소 모습과 비슷한 콘셉트.

첫 번째 촬영. 양갈래 머리는 평소 집에서 매일 하고 여행 가면 꼭 묶는 스타일이다. 이번 기회에 40대 여성의 유니크한 양갈래를 보여줄 수 있어서 좋다.

Q. 슈퍼모델로 연예계에 입문을 했는데.

서울여대 생물학과 4년제를 그냥 졸업하기 너무 아쉬웠다. 우연히 SBS에서 ‘슈퍼모델에 도전해보세요’ 자막을 접했고 특별한 의미 없이 모델에 도전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

Q. 피부 & 몸매 관리 비법.

기초화장품을 정말 많이 바른다. 피부 진정 효과가 있는 화장품과 오일 에센스와, 오일성 제품, 슬리핑 팩 등 총 9가지 아이템을 꾸준히 사용하고 있다. 몸매는 유지하려고 특별히 노력하지 않는다. 운동에 신경 쓰는 편도 아니고 먹고 싶은 음식은 다 챙겨 먹는 타입이다.

Q. 176cm 키가 콤플렉스로 느껴진 적이 있는가.

여자로서 너무 큰 키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항상 콤플렉스다. 작은 여자들이 부럽다. 남자 선택폭이 넓지 않은가(웃음). 키가 크다고 하면 남자들은 이유 없이 나를 무서워한다. “머리 하나 더 있다”는 소리를 정말 자주 듣는데 그럴 때마다 여자로서 움츠러든다.


Q. ‘슈퍼모델’ 타이틀에 대한 이유진의 생각이 궁금하다.

나는 모델이 아니다. 내 이름 석자 앞에 모델 호칭이 붙을 때마다 정말 죄송하다. 진짜 모델은 몸 관리를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하면서 표현하고자 하는 느낌을 완벽하게 행동으로 보여주는 분들이다. 나는 단지 대학생 때 한번 슈퍼모델이 됐을 뿐 전문적인 모델은 절대 아니다.

Q. 전문적인 모델에 도전하고 싶지 않은가.

내 직업이 모델이라면 나는 방송계에서 못 살아남는다. 그저 남들보다 키가 크고 날씬해 보일 뿐 모델로서 꼭 가져야 할 자질이 없다. 식단 관리를 하지 않으므로 자격 박탈이다(웃음).

Q. 가장 자신 있는 신체 부위와 콤플렉스가 있다면.

쇄골이 가장 자신 있어서 평소 깊게 팬 옷을 선호한다. 그리고 광대뼈가 가장 콤플렉스다. 사진 찍을 때 각도가 어긋나면 광대가 돌출돼 보인다. 젊은 시절에는 엉덩이가 콤플렉스였다. 나를 이국적으로 보는 시선이 싫어서 볼륨감 있는 몸매를 감추고 싶었다. 가슴, 얼굴, 엉덩이가 모두 밋밋하길 바랐다. 하지만 지금은 서구적인 몸매가 좋다.

Q. 몸매를 감추고 싶었던 과거 시절, 가장 입고 싶었던 의상은.

플레어스커트. 엉덩이가 큰 편이기 때문에 플레어스커트를 입지 못 했다. 엉덩이가 밋밋하면 그 옷을 무난하게 소화할 수 있을 것 같다.

Q. 평소 즐겨 입는 패션 스타일.

청바지와 티셔츠. 무난해 보이겠지만 다른 의상보다 이유진을 가장 잘 표현하는 의상이다. 단 티셔츠는 많이 파여야 한다.

Q. 이혼 사실이 1년 뒤에 밝혀졌다.

이혼 후 영화나 라디오를 통해 활동은 꾸준히 했지만 TV 프로그램 출연은 일부러 피했다. 나는 거짓말하고 연기하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웃는 모습으로 촬영에 임할 자신이 없었다. 그렇게 방송을 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1년 뒤 이혼 사실이 밝혀진 것 같다.

Q. 이혼 사실을 의도적으로 숨겼나.

아니다. 단지 이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았고 그와 관련된 질문도 달갑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많이 담담해졌다. 결혼을 해서 행복하게 잘 살았다면 좋겠지만 이미 이혼을 한 상태에서 이를 억지로 숨기거나 내비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Q. 이혼 질문을 받을 때 심정이 어떤가.

현재 삶이 행복하기 때문에 이혼 질문이 아프게 와 닿지 않는다. 나를 위해 한 선택인 만큼 과거에 얽매이기 싫다.


Q. 돌싱녀로 연예계를 살아가기란.

연예계에서는 이혼 후에도 묵묵히 자신의 몫을 해나가는 분들이 많다. 수많은 인생의 갈림길 중 더 행복한 삶을 위해 선택한 부분이기 때문에 돌싱녀라고 위축 받기 싫다. 단 직업 특성상 사생활을 완전히 숨길 수 없으므로 대중이 궁금해하는 것에 대해 성실히 답변하겠다.

Q. 다시 결혼에 도전할지 궁금하다.

나는 다시 결혼해서 엄마가 되고 싶다.  10년 후 이유진은 세 아이의 엄마가 되어 있길 바란다.
 
Q. 인기 있던 과거 시절이 그리운가.

그리운 건 아니지만 다시 과거처럼 일을 하고 싶다. 그렇다고 현재가 싫은 건 않다. 돈도 벌면서 사랑도 받고 길에서 알아봐 주시는 분들도 계신다. 방송에 출연하지 않아도 마주치는 사람들이 나를 잊지 않고 기억한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마다 너무 감사하다.

Q. 과거 방송인 이유진과 현재 이유진은 무엇이 다른가.

어린 시절에는 내가 슈퍼모델이라는 자부심이 있었다. 지금은 내가 여전히 잊히지 않고 사랑받고 있는 현실이 참 신기하게 느껴진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고 있는데 미용실에서 할인받을 때마다 내 이름이 꼭 브랜드가 된 것 같다. 호의를 받을 때마다 감사하다.

Q. 현재 이유진이 생각하는 과거 이유진은 어떤 사람인가.

큰 여자. 입도 크고 키도 크고 얼굴 큰 여자. 또 잘 웃는 여자. 대중에게 과거 이유진은 잘 웃어서 한국판 줄리아 로버츠로 남아있을 것 같다(웃음).

Q. 가장 출연하고 싶은 프로그램.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을 하고 싶다. 과거 SBS ‘야심만만’처럼 다양한 주제로 소소한 일상을 나누고 싶다. 어떤 주제가 나와도 자신 있지만 강하고 자극적인 주제를 선호한다.

Q. 슬럼프를 겪었는가.

슬럼프는 항상 겪는다. 매번 약간씩 우울한 감정이 든다. 단 일과 관련해서 슬럼프를 겪지 않는다. 개인적인 일로 감정 기복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슬럼프가 생긴다.

Q. 슬럼프는 어떻게 극복하는지.

최대한 빨리 극복하기 위해서 애니메이션을 시리즈로 본다. 애니메이션을 보다 보면 ‘아직 살아갈만하구나’는 생각이 많이 든다.


Q.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 ‘덫’에 출연한 계기.

영화 ‘덫’은 야한 영화가 아닌 스릴러 물이라고 생각한다. 엄마가 자식을 위해 복수하는 스토리지만 사이사이에 19금 장면이 들어갔을 뿐이다. 영화에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 들던 시기에 ‘덫’ 주연 제의가 들어왔고 나는 어떤 역할이던 상관없었다. 또한 시나리오 상 여자 주인공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Q. 영화 ‘덫’ 주인공 역할이 왜 마음에 들었는가.

여자로서 느낄 수 있는 모든 감정이 다 표현됐다. 여자의 마지막은 엄마라고 생각하는데 엄마로서 느낄 수 있는 모든 감정이 다 녹아있다. 하지만 연기를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직 엄마가 돼보지 못했기 때문에 주인공 감정을 완벽하게 표현하지 못 했다.

Q. 노출신 촬영이 힘들지 않았는가.

노출 장면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영화 출연 전에 많이 고민했고 어떻게 촬영해야 할지 겁이 났다. 하지만 촬영을 결정한 후 쑥스러워하는 모습은 프로답지 않다고 생각한다. 19금 신이 내 역할에 꼭 필요한 장면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주저하지 않고 촬영했다.

Q. 영화에 공개된 장면보다 더 자극적인 노출이 있었는지.

촬영 전 노출에 대해서 매우 까다롭게 조율을 했다. 수위는 감독과 충분히 논의 후 결정했기 때문에 실제 현장에서 감독이 나에게 더 자극적인 모습을 요구하지 않았다. 또한 내가 대담하게 잘 해냈기 때문에 “조금 더”라는 말없이 한 번에 OK 받았다

Q. 최근 근황이 궁금하다.

17년 만에 기획사를 만났다. 지금까지 1인 기획사로 스케줄을 소화했다. 기획사와 함께 하는 첫 활동이 BNT 화보 촬영이다. 아직 앞으로의 행보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2016년 일을 차근차근 만들어가겠다.

Q. 앞으로 대중에게 보여주고 싶은 매력이 있다면.

옆집 사는 동생 혹은 누나처럼 친근한 매력을 보여주고 싶다. 더불어 대중을 대신할 수 있는 방송인이 되고 싶다. 영화 한편을 보며 울고 웃듯이 이유진이라는 사람을 통해 대리만족하길 바란다.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연예인이 아니라 내가 알고 지낸 사람이 TV에 출연해 일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싶다.

Q. 도전하고 싶은 일이 있는가.

영화배우가 되고 싶다. 이미 영화 ‘덫’으로 배우가 됐지만 아직 연기에 대한 평가를 받지 못했고 스스로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배우가 되기 위해 다양한 이미지를 만들려고 노력 중이다.

Q. 연기하고 싶은 영화 장르.

로맨틱 코미디. SF와 스릴러도 생각해봤지만 로맨틱 코미디가 제일 평범하고 무난한 것 같다.

Q. 상대 배역으로 호흡을 맞추고 싶은 분.

최민식 선배님과 송강호 선배님, 김윤식 선배님과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 영화계에서 베테랑인 분들과 함께 연기하면 나도 배역에 더 심취할 수 있을 것 같다.

Q. 10년 후 이유진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10년 후에도 연예계에서 일하고 싶다. 세월이 더 흘러 나이가 들어도 해외 샤론스톤처럼 할머니지만 할머니 역할이 아닌 로맨틱 코미디를 찍을 수 있는 배우가 되겠다.

기획 진행: 최우진, 임미애
포토: bnt포토그래퍼 임우섭
의상: 레미떼, 이사베이
주얼리: 미드나잇잉크
아이웨어: 룩옵티컬
시계: 자스페로 벨라
헤어: 헤움 성애 팀장
메이크업: 헤움 주미 원장

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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