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진예솔 “우여곡절 많았던 과거, 성장의 밑거름 됐다”

입력 2016-02-01 16:53  


[임미애 기자] MBC 드라마 ‘위대한 조강지처’에서 영악한 불륜녀를 연기하며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진예솔이 TV에서는 볼 수 없던 새로운 매력을 공개했다. 해맑은 웃음으로 촬영장에 들어선 그는 악랄보다는 순진이라는 단어가 어울렸다.

다양한 포즈를 취하며 엽기 발랄한 모습을 보여준 진예솔은 현장 분위기를 마음껏 주도하며 즐거운 촬영을 이어갔다. 카메라 앞에서는 한없이 해맑았던 그는 이어진 인터뷰에서 500만 원 사기, 유령회사 등 힘들었던 과거 이야기를 덤덤하게 풀어나갔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는 말처럼 수없이 많은 좌절과 실패를 딛고 성공에 도달한 배우 진예솔의 솔직 담백한 스토리를 들어보자.

Q. 화보 촬영 소감.

시작 전에 정말 많은 걱정이 들었다. 화장품이나 뷰티 화보는 많이 찍었지만 전신이 나오는 촬영은 경험이 별로 없다. ‘잘 할 수 있을까’ 괜스레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었는데 막상 카메라 앞에 서니 즐거웠다. 평소 즐겁게 놀듯이 촬영에 임했고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아 만족스럽다.

Q. 실제 성격이 궁금하다.

매우 활발한 편이다. 하지만 낯을 많이 가려서 처음 만난 분들에게는 내 성격 그대로를 못 보여준다. 친한 친구들은 장난기 많고 발랄한 나를 진초딩이라고 부른다.

Q. 연예인이라는 직업 특성상 낯을 가리면 여러모로 힘들 것 같은데.

그래서 성격을 고치려고 많이 노력 중이다. 20대 시절보다는 32살인 지금 낯을 덜 가린다. 과거에는 내 주위에 두꺼운 막이 하나 쳐져 있는 것처럼 사람들과 새로운 관계 형성이 힘들었지만 지금은 괜찮다.

Q. 가장 인상 깊은 콘셉트는 무엇인가.

사실 마지막 복고 스타일은 촬영 전까지만 해도 가장 당황스럽게 느껴졌던 콘셉트다. 메이크업 받을 때는 모두가 한마음으로 나를 놀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촬영이 끝나고 보니 복고풍이 가장 즐겁고 기억에 남는 콘셉트다. 특이하고 진한 메이크업이 은은한 화장보다 나를 더 예쁘게 꾸며준 것 같다. 특히 평상시에는 도전하기 어려운 패션&뷰티 스타일을 해볼 수 있다는 점이 화보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Q. 평소 패션 스타일이 궁금하다.

블랙 톤 의상을 즐겨 입는다. 부모님이 자주 화이트 의상을 사줘도 잘 입지 않는 편. 치마도 좋아하지만 에이라인과 플레어스커트는 피해 입는다. 다리가 긴 편이 아니라서 높은 힐에 미니스커트를 입으며 힐은 기본 10cm 이상이 돼야 한다.


Q. 피부 관리 비법

꼼꼼한 클렌징이 깨끗한 피부를 유지하는데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하루에 3번 클렌징으로 메이크업 잔여물을 제거한다. 그리고 이틀에 한 번씩 팩을 하면서 간편하게 피부 관리를 한다.

Q. 클렌징을 얼마나 오래 하는가.

하루에 40분씩 한다. 오랜 시간을 씻어내기 때문에 가끔 씻기 귀찮은 생각이 든다(웃음). 마지막 콘셉트에서 진한 복고 메이크업을 받을 때 ‘이 화장은 언제 지우지’ 생각이 계속 들었다(웃음).

Q. 44사이즈 유지 비결이 궁금하다.

1일 1식처럼 다양한 다이어트 방법이 알려져 있지만 나는 식단 조절을 하지 않는다. 늦은 아침과 이른 저녁에 끼니를 챙겨 먹고 그 외 시간에는 물과 주스, 탄산 등 음료수를 많이 마신다. 무엇이든 자주 마시다 보면 식욕이 줄어들고 살이 덜 찌는 것 같다.

Q. 술은 잘 마시는지 궁금하다.

술은 잘 못 마시는 편이었다. 하지만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위대한 조강지처’를 촬영하다 보니 술이 늘었다.

Q. 주량이 늘어난 이유가 무엇인가.

함께 촬영한 안재모, 강성연 선배님이 술을 좋아해서 함께 술자리를 자주 가졌다. 드라마 종영 후 강성연 선배님이 임신을 해서 현재는 함께 술을 못 마신다(웃음). 그리고 ‘위대한 조강지처’에서 맡은 조수정 배역이 너무 힘들어서 자연스럽게 술을 마시게 된 것 같다.
 
Q. ‘위대한 조강지처’ 조수정이 힘들었던 이유.

겪어보지 못한 불륜을 연기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힘들기도 했지만 조수정이 이 정도로 악녀인 줄 모르고 드라마 촬영을 시작했다. 캐스팅될 때까지만 해도 드라마에 비친 것처럼 악랄하진 않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조수정은 나쁜 역할로 변했고 드라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져 부담감이 생겼다.

Q. ‘위대한 조강지처’ 드라마 속 가장 악렬했던 행동은.

극 중 장인어른에게 “할아버지가 뭔데 남의 사랑에 신경 쓰냐. 신경 쓰지 마라!”고 소리친 장면이 있다. 이 장면이 가장 악렬한 행동이다. 어른에게 예의를 갖추지 못한 그 부분이 가장 악녀 같았다.

Q. 실제 진예솔은 예의를 중시하는가.

나는 정말 예의 있는 아이라고 자부한다. 집안 환경이 보수적인 편이기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예의 교육을 철저하게 받았다.

Q. 보수적인 가정환경, 연예인을 꿈으로 갖는데 반대가 있었나.

아버지보다 어머니가 더 보수적인 편이지만 부모님은 내 꿈을 항상 응원해주신다. 단 통금이 있어서 밤 11시 정도가 되면 집에서 연락이 온다(웃음).


Q. 우여곡절이 많았던 연습생 시절.

학창 시절 길거리 캐스팅으로 한 회사의 연습생이 됐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어떤 것도 나에게 해주지 않았고 회사를 그만두려면 결심했다. 나에게 어떤 돈도 투자하지 않은 곳이었지만 회사를 그만두기 위해서는 500만 원을 지불하라고 해서 돈을 주고 회사를 관뒀다. 그리고 그 회사는 내가 관두자마자 사라져버렸다.

Q. 아픔을 극복하고 도전한 두 번째 회사는 괜찮았는가.

길거리 캐스팅에 속은 뒤 또 다른 회사에 들어갔고 비슷한 일을 되풀이 당했다. 2번 비슷한 아픔을 겪고 나니 ‘학교나 열심히 다니자’는 생각만 들었다. 그러던 중 SBS 공채 탤런트에 합격해 2년간 활동했다. 공채 계약이 만료된 뒤 한 회사를 소개받아 들어갔는데 또다시 돈 문제가 발생했다.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학교만 열심히 다녔고 sbs 공채에 25살에 됐다. 공채 기간 2년 끝나고 회사에 들어갔는데 문제가 생겼다.

Q. 또 회사가 돈을 요구했나.

돈을 요구하지 않았지만 내가 일한 만큼 돈을 지급해주지 않았다. 그래서 매니저와 회사를 벗어나 둘이서 일했다.

Q. 매니저와 헤쳐나간 연예계 생활은 순탄했는지.
매니저랑 둘이서 일을 하던 시기에 슬럼프를 겪었다. 일이 성사될 듯하다가 엎어진 경우가 많다. 대본 리딩을 가는 길에 “캐릭터 바뀌었으니 올 필요 없다”는 통보를 받은 적도 있고 작가와 감독이 서로 싸워서 촬영이 엎어진 적도 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차 안에서 펑펑 울었다. 여러 번 캐릭터가 변경되고 촬영이 무산되는 일을 겪다 보니 ‘배우는 내 일이 아닌가’ 싶었다.

Q. 힘든 시절 작업한 드라마는.

MBC 아침드라마 ‘사랑했나봐’에서 부잣집 막내딸을 연기했다. 그리고 촬영이 막바지에 들어갈 때쯤 후속작으로 정해진 드라마가 있었다. 일을 끊임없이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 설레고 기뻤는데 갑자기 후속작이 무산됐고 의욕도 사라졌다.

Q. 슬럼프를 겪었을 것 같은데.

안 좋은 일들을 연달아 겪고 나니 오디션을 보러 가도 의욕이 안 생기더라. 아무것도 하기 싫었고 매니저와 트러블도 생기면서 내 앞날이 어둡게 느껴졌다. 그렇게 슬럼프를 2013년도에 겪었다.

Q. 슬럼프는 어떻게 극복했는가.

책을 읽었다. 독서를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책방에 드나들며 책 구경하는 것을 좋아한다. 우연히 현재 내 우울한 심정을 토닥여줄 책을 접하게 됐고 책이 전해주는 메시지를 통해 슬럼프를 극복했다. 메시지는 “생을 마감할 바에야 무엇이든 해보는 게 낫다” 였다.
 
Q. 2016년도 활동 계획.

좋은 드라마로 찾아뵙기 위해 고심 중이다. 아직 출연하는 드라마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더욱 탄탄한 연기력과 멋진 모습으로 찾아뵙겠다.

Q. 대중에게 보여주고 싶은 진예솔의 매력.

지인들만 알고 있는 ‘진초딩’ 진예솔을 보여주고 싶다. 새침하고 까다로운 여자가 아닌 중성적인 캐릭터 혹은 지나질 만큼 발랄한 배역으로 색다른 모습을 선보이고 싶다.


Q. 가장 하고 싶은 장르가 있다면.

시트콤. 정말 자신 있다. 실제 내 모습으로 연기를 한다면 시트콤에 매우 잘 어우러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액션 드라마도 하고 싶다. 총싸움도 좋고 주먹싸움도 좋다.

Q. 가장 출연하고 싶은 예능 프로그램은.

MBC ‘진짜 사나이’에 꼭 출연하고 싶다. 독거미 부대도 자신 있다. 헤어스타일 규정이 짧은 단발이어도 상관없다.

Q. 10년 후 어떤 배우로 남고 싶은가.

10년 후 42살 진예솔은 단란한 가정을 꾸리며 오순도순 살면서 배우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배우로서의 삶은 할머니가 되는 날까지 계속 살아갈 것이다.

Q. 배우 진예솔에 대한 선입견이 있다면.

대중은 배우 진예솔을 차갑고 얄미운 깍쟁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이미지를 굳이 깨고 싶지는 않다. 깍쟁이, 불륜녀 캐릭터로 또 한번 캐스팅이 들어와도 나는 최선을 다해 연기할 것이다. 하지만 배우 진예솔에게 이 외의 색다른 모습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

Q. 모든 드라마에 조연으로 출연했다. 주연 욕심이 있는지 궁금하다.

주연을 할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 슬럼프를 겪기 전까지만 해도 내 꿈은 주연 배우였다. 지금은 주연에 대한 욕심을 많이 내려놨다. 배우로서 살아가면서 주연을 갈망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지금은 나에게 주어진 역할에 미안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면서 멋진 조연이 되고 싶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역할이 있다면

‘위대한 조강지처’ 불륜녀 조수정이 가장 인상 깊다. 진실된 사랑을 찾아 모든 것을 다 포기하고 남자에게 집착하는 조수정은 정말 대단한 여자다. 닮고 싶은 캐릭터지만 사랑 때문에 가족과 친구를 버리고 싶지 않다. 조수정처럼 살아가는 것은 드라마로 만족한다.

Q. 진예솔에게 배우란.

꿈. 현재 배우이긴 하지만 앞으로 이루고 싶은 일이 무궁무진하게 많은 꿈이다.

기획 진행: 최우진, 임미애
포토: bnt포토그래퍼 권해근
의상: 레미떼 , 조프레시
슈즈: 라니아로즈 , 아키클래식
주얼리: 미드나잇잉크
아이웨어: 룩옵티컬
시계: 마르벤
헤어: 에이컨셉 공민 부원장
메이크업: 에이컨셉 박미경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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