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하늘, 못할 것 없는 ‘청춘’

입력 2016-02-17 14:58   수정 2016-02-17 18:27


[bnt뉴스 이린 기자 / 사진 황지은 기자] 배우 강하늘이 그 끓어오르는 젊은 피를 ‘청춘’이라는 이름아래 오롯이 담아냈다. 누구보다 뜨거웠던 두 청춘, 시인 윤동주와 더불어 사랑할 수밖에 없는 한 남자 영화 ‘좋아해줘’의 이수호로 맞춤옷을 입은 강하늘은 영화 속 모습 그대로 진중함과 차분함이 몸에 배어 있었다.

최근 bnt뉴스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영화 ‘동주’(감독 이준익)와 ‘좋아해줘’(감독 박현진)의 주역 강하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동주’는 이름도, 언어도, 꿈도 허락되지 않았던 일제강점기, 평생의 친구이자 라이벌이었던 시인 윤동주와 독립운동가 송몽규(박정민)의 이야기를 담았다.


앞서 강하늘은 지난해 영화 ‘쎄시봉’(감독 김현석)에서 윤동주의 육촌동생 가수 윤형주 역을 맡았던 깊은 인연도 있었던 터. 하지만 지금껏 영상으로 다뤄지지 않았던 윤동주 시인의 이야기이자 타이틀롤 윤동주 시인 역을 맡은 그는 시작부터 끝까지 부담감을 안고 갈 수 밖에 없었다고 운을 뗐다.

“전부터 윤동주 시인님의 팬이기도 하고 윤동주 시인님을 다룬 영화를 만든다고 하니 흥분이 되더라고요. 치기 어리지만 선뜻 ‘내가 하고 싶다’는 마음이었어요. 하지만 선택이 되고 나서 미치는 줄 알았어요. 기대와 흥분감이 걱정과 중압감으로 누르기 시작했죠.”

“‘진짜 도망갈까, 잠수탈까’도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 영화가 끝날 때까지 ‘부담감을 떨쳐냈다’는 말을 안 썼어요. 아무리 미친 짓을 해도 부담감이 안 사라지더라고요. 그래서 가장 현명한 게 뭘까 생각했어요. 안고 가는 거였어요.”

‘동주’는 윤동주의 이야기를 다룸과 동시에 그와 떼려야 뗄 수 없었던 가족이자 친구, 라이벌이자 자극제였던 송몽규에게 초점을 맞추며 두 인물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보다 결과가 찬란했던 윤동주와 보다 과정이 찬란했던 송몽규의 이야기는 흑백 화면과 어우러져 강렬하지만 담담하게 흘러간다.


배우 박정민과 대부분의 호흡을 이끌어가야 했던 강하늘은 삭발부터 일본어 연기, 사투리까지 새로운 도전을 거듭했다. 그는 ‘동주’의 연출을 맡은 이준익 감독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자신에게 있는 윤동주와 닮은 모습을 끄집어내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다.

“원래 연기를 할 때 그 역할과 비슷한 제 안에 있는 부분을 찾으려고 노력해요. ‘동주’에서는 자아성찰, 부끄러움, 제 3자 입장에서 저를 보는 모습을 떠올렸어요. 접점을 찾은 부분도 그 부분이었어요. 시인님까진 아니지만 저도 평소에 돌이켜 생각해보고 멀리서 생각해보려고 하는 게 있어요.”

“감독님이 주셨던 배움 중 제일 좋았던 배움은 ‘의도를 넣으면 다른 의미의 폭력이다’는 말씀이었어요. 연기함에 있어서도 그런 거 같아요. 바라보는 우리가 윤동주 시인님을 독립투사, 저항 시인으로 정한 거라고 생각해요. 연기의 의도를 담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그 안에서 윤동주 시인님의 올곧음은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동주’는 약 6억의 제작비로 19회 차에 찍은 소위 말해 저예산영화다. 하지만 앞서 강하늘이 기자 간담회 당시 “500억의 가치가 있는 영화”라고 말한 것처럼 짧지만 굵게 공들인 작품이다. 그만큼 배우들과 제작진들은 더욱 집중하고 더욱 노력했다.

“어떠한 작품은 우리가 들였던 돈보다 예산은 맞지만 마음은 한없이 작은 것이 있을 거예요. 우리에게 몇 몇 분들은 ‘발목이 묶여있다’는 표현을 쓰셨지만 모든 스태프들, 배우들이 얼싸안고 있었어요. 물론 물리적인 예산은 저예산이었지만 우리의 애정 자체는 할리우드 수천억대 영화 이상이었어요. 너무너무 행복했어요.”

강하늘은 ‘동주’와 함께 ‘좋아해줘’로 관객들을 찾는다. ‘좋아해줘’에서 강하늘은 청각장애를 가진 천재 작곡가 이수호 역을 맡았다. 통통 튀는 에너지를 가진 청춘은 아니지만 애틋하고 아련한 첫사랑의 느낌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더불어 강하늘은 올해 하반기 편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100% 사전제작 드라마 ‘보보경심 : 려’(극본 조윤영, 연출 김규태)에 합류했다. 쉬지 않고 자신의 길을 따라 대중들을 찾는 그의 청춘이 빛난다. 그리고 그의 노력을 점차 인정받고 있는 청춘의 과정이 유독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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