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사무엘, 경계를 허물고

입력 2016-02-23 08:00  


[bnt뉴스 김예나 기자] 지난 2013년 첫 번째 EP 앨범 ‘웰컴 투 마이 존(Welcome To My Zone)’으로 데뷔한 가수 서사무엘. 그는 이후 ‘바이브(Vibe)’ ‘오션 오브 유(Ocean Of You)’ ‘뉴 드레스 걸(New Dress Girl)’ 등의 싱글 앨범을 발표하며 자신만의 음악적 스타일을 구축해갔다. 그리고 지난해 발표한 첫 정규 앨범 ‘프레임웍스(FRAMEWORKS)’를 통해 뮤지션으로서의 역량 이상의 아티스트적인 면모를 과시하며 많은 음악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최근 새 싱글 ‘카프카(Kafka)’를 발표한 서사무엘이 bnt뉴스와의 인터뷰를 가졌다. 이날 만난 서사무엘은 거침없으면서도 조심스러웠고, 자유분방한 가운데 뚜렷한 원칙을 지니고 있었다. 그의 얼굴은 순간순간의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었고, 이는 그가 얼마나 복잡다단한 사람인가를 증명하는 대목이기도 했다.

신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전에 서사무엘은 이번 곡에 피처링으로 참여한 래퍼 버벌진트를 향한 열렬한 마음부터 드러내기에 바빴다. 서사무엘은 그에게 “파워레인저”이자 “영웅”인 버벌진트에 대해 “어렸을 때부터 동경의 대상이자 여러모로 부러운 존재였다. 저도 언제쯤 그 분처럼 될 수 있을까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곡이 완성되고 피처링 부분을 고민할 때였어요. 사장님과 제가 가장 염두에 뒀던 부분은 이 곡을 정말 제대로 해석해 줄 수 있느냐 였죠. 그 부분을 생각했을 때 버벌진트 형님이 제일 먼저 떠올랐고요. 정말 만날 수나 있을까 했던 분과 함께 작업하게 돼 영광이었습니다.”

“버벌진트 형님이 제 곡에 참여하게 될 줄은 정말 상상도 못 할 일이었어요. 스튜디오에서 처음 만났을 때는 마치 영접하는 느낌이었어요. 그 정도로 너무 벅차서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었죠. 그때 두 시간 밖에 같이 못 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너무 짧아서 아쉬워요. 그 시간이 지난 10년의 음악 하던 시간 중 가장 의미 있었던 순간인 것 같아요.”


마음을 잠시 진정하고 신곡 ‘카프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프란츠카프카의 소설 ‘변신’을 읽은 후 보다 직관적으로 책 자체에 대한 생각을 품게 된 서사무엘. 그는 책의 내용이 주는 영감보다는 그 책을 읽고 있는 스스로에 대한 만족감에서 이번 곡이 탄생됐음을 털어놨다.

“‘변신’이라는 소설의 내용에 대해 구구절절 담지 않았어요. 그냥 저는 그 책을 본 거니까요. 더 쉽게 설명하면 그저 단순하게 그 책을 읽고 있는 제 모습이 좋았던 거죠. 그게 너무 좋아서 이 책이 그 어떠한 존재로 변하더라도 괜찮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랫동안 한 땀 한 땀 만들어진 인연이라면 상대가 어떻게 변하든 문제되지 않을 거라 생각해요. 그와 저 사이에 쌓인 관계의 믿음 때문일 수도 있고 상대가 갖고 있는 오랜 내공 때문일 수도 있겠죠. 그게 사람이든 물건이든 어떤 존재든 간에 변하더라도 본질은 변하지 않기 마련이고요. 그러한 제 생각을 담은 곡입니다.”


곡 작업 역시 단순하게 풀어냈다. 책을 읽었을 때 느꼈던 투박함을 토대로 최대한 곡을 러프하게 만들고자 노력했다. 강하고 투박한 드럼 비트나 정신없이 흐르는 베이스 라인 등이 이를 뒷받침했다. 특히 그는 곡의 도입부를 강조하며 “동화 같은 느낌이 들었으면 했다. 편곡 과정에서 제일 잘 살린 부분인 것 같다. 그 부분이 제일 좋다”고 만족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그는 거듭해서 단순함을 강조했지만 결코 단순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치밀하거나 계산적인 것도 아니었다. 알 듯 모를 듯 조금은 어려운 그에게 음악 작업에 있어서 결과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이에 대해 서사무엘은 “곡만 생각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운을 뗐다.

“곡 자체는 결과적으로 큰 덩어리 중 하나의 요소에 불과하다고 생각해요. 딱 곡 하나만 놓고 본다면 전체적인 아우라가 나오지 않을 거예요. 곡과 더불어 이미지나 영상 등 기타 모든 것들이 어우러졌을 때 하나의 큰 덩어리로서 서사무엘만의 음악이 탄생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는 곡 작업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였다. 절대적으로 독자적으로 이뤄지는 결과는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

서사무엘은 “모든 작업들이 혼자만의 힘으로 나오지 않는다. 곡 작업도 주위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제가 잘나서 나오는 곡들이 아니다. 예전에는 저 혼자서만 이뤄내는 결과물에 대한 욕심이 강했는데, 이제는 제 부족함이 채워졌을 때 얼마나 더 아름다운 결과물이 나오는 것을 아니까 욕심이 없어졌다”고 밝혔다.


현재 내달 말 목표로 새 미니 앨범 준비 중이라는 서사무엘. 그는 본인에 대한 어떠한 기대감도 갖지 않기를 바랐다. 오히려 기대치 못한 부분에 대한 발견, 그 “의외성”에 대한 욕심을 내비쳤다.

“저는 무엇보다 의외성이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제게 기대해 달라고 바라지 않아요. 왜냐하면 제가 잘 하면 좋아해 주는 분들은 자연스럽게 좋아할 테니까요. 그보다 전혀 뜻밖의 부분에서 저의 가치가 드러나길 바라요. 우연히 알게 되는 것들이겠죠. 그 부분은 보장할 수 있습니다.”

“올해는 자주 서사무엘의 음악을 많은 분들이 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기회만 닿으면 여러 가지 경험들도 많이 하고 싶어요. 지금보다 더 자리를 잡아야 하니까요. 그 후에는 제 색깔을 보다 짙게 만드는 과정을 통해서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스스로 확인해 보고 싶습니다.”

조곤조곤 제 소신을 똑똑히 밝히는 그를 보며 기대감을 갖지 않기란 쉽지만은 않을 터. 허나 그 기대조차도 일종의 편견이자 색안경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를 위해서라도) 내려놓기로 했다. 리스너의 입장으로서도 그가 그저 있는 그대로 제 기량을 맘껏 펼치길 바라기 때문. 꼭 지금껏 보여줬던 서사무엘 다울 필요는 없다. 발라드도 좋고 트로트면 어떠하리. 그가 보여줄 활약에 무한 응원의 박수를 보내본다.(사진제공: 크래프트앤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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