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t뉴스 김희경 기자] 평범함에서 특별함으로 가기 위해선 찰나의 선택들이 겹쳐져 만들어진다. 그 선택들은 아주 고통스러울 수 있고, 원치 않는 선택지에 발을 내딛을 수밖에 없을 수 있다. 편견이라는 장벽에 조이는 도전이라는 계란을 들고 무한한 도전을 시작한다.
영화 ‘조이’(감독 데이빗 O. 러셀)는 두 아이를 키우며 살아가는 싱글맘 조이 망가노(제니퍼 로렌스)가 미국 홈쇼핑 역사상 최대 히트 상품을 발명하며 수십억 불 대의 기업가로 성장하는 실화를 담은 작품.
1960년대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조이는 꿈과 재능이 많던 특별한 소녀로 자란다. 손재주가 뛰어났던 그는 종이로 만든 자신의 성에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그가 만든 성에는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조건들이 들어있다. 그때 조이의 이복자매 트루디(이사벨리 로셀리니)는 “성에 왕자가 없다”며 왕자를 만들 것을 제안한다. 하지만 조이는 단호하게 말한다. “내 성에 왕자님은 필요 없어. 이건 아주 특별한 능력이야”라고, 그렇게 조이는 왕자가 없는 성을 추구하는 삶을 살게 된다.
물론 그 삶이 꼭 행복하진 않다. 아버지는 일찍이 어머니와 이혼했고, 어머니는 현실을 잊고 매일 같이 안방에 틀어박혀 TV 속 드라마에 푹 빠져서 생활했다. 한 순간의 낭만으로 결혼까지 하게 된 가수 지망생 토니(에드가 라미레즈)에겐 초반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리라는 확신을 가졌다. 하지만 음악에 젖어 현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토니의 모습에 조이는 결국 그와 이혼을 통해 헤어지게 된다. 자신의 부모님처럼 되고 싶지 않다며 악착같이 일하는 조이는 그저 평범한 아줌마의 모습으로 인생을 보낸다. 허나 자신의 적성과 맞지 않는 곳에서 조이는 “이름만큼 손님을 행복하게 해주지 못한다”는 컴플레인을 들으며 우울한 삶을 보낸다.
자신의 인생에 왕자님을 찾지 않는 조이는 함부로 남에게 손을 내밀지 않는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스스로 개척하고 발명했다. 유리조각이 가득한 걸레를 손으로 짜던 중 조이는 문득 생각한다. ‘만약 손으로 짜지 않아도 되는 걸레가 생긴다면?’
1980년대의 미국 사회는 애가 딸린 돌싱녀 조이에게 그다지 친절한 모습은 아니다. 그중 이복 언니는 조이의 ‘여자 같지 않은 모습’에 대해 반감을 드러내며 그의 도전에 힐난을 퍼부으며 그의 의지를 꺾기도 한다. 하지만 조이는 자신이 개발한 자동 밀대걸레에 희망을 놓지 않는 강인한 마음가짐으로 유명 홈쇼핑의 문을 두드린다.
시간이 지날수록 현대인들에게는 목소리를 외칠 수 있는 권한과 기회가 많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그 목소리들을 수용할 수 있는 포용력은 부족한 현실. 그 사이에 등장한 ‘조이’라는 영화는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영화 속 조이는 열 번의 실패 끝에 한 번의 성공을 맛보는 아주 간절한 발명가로서 비춰진다. 조이는 우리에게 현실은 이겨야 할 것이 아닌 버텨내야 하는 것임을 알려주고 있다.
조이를 연기한 제니퍼 로렌스는 특유의 털털하면서도 강인한 이미지와 맞물려 또 다른 신여성의 모습을 구축했다. 남자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힘 있는 목소리와 눈빛은 과연 헐리웃과 오스카가 주목하는 여배우로서 손색이 없다.
앞서 영화가 개봉되기 전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아메리칸 허슬’로 만났던 제니퍼 로렌스, 브래들리 쿠퍼, 데이빗 O. 러셀은 관객들로 하여금 식상한 조합을 이뤄내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던 것도 사실. 하지만 그들의 조합은 실로 의미 있었다. 단순히 케미가 잘 맞는 것을 넘어 영화에 꼭 필요하다는 것을 연기로서, 연출로서 증명한 셈.
한편 ‘조이’는 3월10일 개봉 예정. (사진출처: 영화 ‘조이’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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