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로지 연기밖에 모르는 문외한, 최규환

입력 2016-03-08 15:21   수정 2016-03-08 15:22


[배계현 기자] 자신의 이름 세 글자로 인정받기보다 누군가의 아들 또는 딸로 먼저 관심을 받는 이들이 있다. 부모님의 이름이 항상 따라다니는 연예인 2세는 좋든 싫든 자신의 이름과 부모님의 존재가 겹쳐진다.

배우 최주봉의 아들 최규환도 다르지 않다. 빼 닮은 외모도 분명 한 몫 할 수 있지만 워낙 많은 사랑을 받았던 아버지이기에 그의 배우 데뷔도 대중으로부터 쏟아지는 많은 관심을 피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우려와 관심을 뒤로한 그의 배우 인생은 ‘부모 덕’이 아닌 ‘실력’으로 인정받는 배우로 자리 잡았다.

다작의 연극, 드라마, 영화에 출연하며 자신만의 연기력과 색깔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는 그가 새로운 전환을 맞았다. 소속사를 옮김과 동시에 또 다른 배우 인생을 기대하고 있는 최규환을 만나 진중하고 솔직한 이야기를 나눴다.  

Q. 화보 촬영 소감 한 마디.

오랜만에 재미있게 촬영을 했다. 집에서 거울 보듯 편하게 촬영했다. 예전에는 촬영할 때 꼼꼼하게 모니터링을 했는데 어느 순간 그게 좀 방해된다는 생각에 이번 촬영은 모니터링을 안 했다. 그래서 더 편했던 것 같다.

Q. 최근 근황.

얼마 전까지 ‘그 여자 사람 잡네’ 공연을 했다. 작년에 찍은 ‘귀신의 향기’ 영화가 올해 여름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Q. 소속사를 옮겼다. 어떤 변화가 있을까.

얼반웍스이엔티로 옮겼는데 규모가 큰 편이다. ‘나쁜 녀석들’의 제작사이기도 하고 방송 제작사이기 때문에 기회가 더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Q. 2001년 데뷔. 연기 경력이 오래됐다. 연극 연출 경력까지 있는데 또 계획이 있나.

연출에 대한 욕심은 많이 없어졌다. 개인적으로 다큐멘터리를 좋아하는데 얼마 전 아버지 칠순 기념으로 다큐를 만들어 친인척들과 지인이 모인 자리에서 상영을 했다. 살아오신 여정을 훑었는데 이렇듯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소재와 주제를 찾고 있다.

Q. 아버지가 정말 좋아하셨겠다.

공연하시는 모습, 무대 뒷모습 등을 담았다. 영화제 등에 공개를 하기 위해 막판 작업 중이다.

Q. 2011년 SBS ‘기적의 오디션’ 출연으로 화제가 됐다. 그 이후로 변화가 있다면.

심적인 변화가 컸다. 전과 후를 구분하자면 철이 들었달까. 환상과 현실을 구분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포기하고 버려야할 것을 깨닫고 현실감이 생겼다. 대중이 날 어떻게 느끼는지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됐다. 출연 이후로 마음을 추스르는 데 3년이 걸렸다.

Q. 조연, 단역들을 많이 했다. 힘들 때면 포기하고 싶은 적도 있지 않나.

지치고 힘들고 지겨울 때는 있지만 단 한 번도 연기를 포기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사실 다른 건 할 줄을 모른다. 연기밖에 모르는 문외한이다.

Q. 시대극을 많이 한 것 같은데.

출연한 작품 수에 비해 알려진 게 시대극이라 그렇게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얼굴 자체가 시대극과 잘 어울리는 부분이 있나보다.

Q. 선호하는 장르나 역할이 있나.   

예전에는 역할을 가리기도 했는데 지금은 많이 내려놓았다. 아직도 찾고 있는 중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코미디를 좋아한다. 어떤 작품에도 코믹한 캐릭터는 필요한데 그런 역할이 좋다. 나는 첫인상에 비해 의외성이 많은 사람이다. 그런 모습을 가장 잘 끌어내준 게 하정우 감독의 ‘롤러코스터’다. 나에 대해서 잘 알기 때문에 소위 말해 ‘골 때리는’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었다.

Q. ‘롤러코스터’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겠다.

고민이 많고 심각한 성격이다. 필요 이상으로 진지하고 깊게 생각을 하는 성격이다 보니 조금만 의외성을 보여도 코믹하게 볼 수 있는 것 같다. 그런 내 모습을 가장 잘 보여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후 2015년에 다작을 했는데 상당수의 감독들이 롤러코스터를 보고 캐스팅했다고 들었다. 하지만 객관적인 평가는 조금 아쉽다.

Q. 그렇게 많은 작품을 해도 해소가 안 되는 부분이 있을 텐데.

늘 잘하고 싶었다. 연기를 잘하는 사람을 좋아했고. 그렇기 때문에 늘 불만족스럽다. 예전에는 알파치노, 로버트 드니로, 덴젤 워싱턴 등 성격파 배우를 좋아했다. 지금은 일상인지 연기인지 구분이 안 되는 자연스러운 연기를 하는 사람들이 좋다.  

Q. 드라마, 영화 등 종류를 가리지는 않나.

특별히 가리지는 않는다. 다만 내 비주얼은 조명을 많이 써야 하는 편이다. 영화 촬영장의 공들여진 세트에서 촬영을 하면 내 본모습이 더 잘 드러나는 것 같다.

Q. 사실 아버지와 같은 길을 걷고 싶지 않아하는 사람도 있는데.

어렸을 때부터 연기자, 배우의 삶이 낯선 환경이 아니었다. 배우는 특별한 사람이 갖는 직업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부모님도 묵묵히 지원해 주셨고. 아버지를 통해 배우의 성공과 내리막길, 막 뒤의 모습도 다 볼 수 있었다. 아버지를 보면서 현실감을 느꼈고 가치관을 잡을 수 있었다.

Q. 연예인 2세. 그 빛과 그림자에 대해서.

데뷔 이후로 그런 질문들을 항상 들어왔다. 사실 초등학생 때부터 관심을 받았는데 배우가 되면서 그 궁금증은 더 커졌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이 궁금해할만한 특별한 삶이 아니다. 아버지로 인해 불편함을 겪는 게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림자겠지만 그건 일을 덜 사랑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주목을 받아서 불편한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거다. 하지만 즐거운 일일 수도 있다. 인정까지 받는다면 더욱 좋고.

Q. 먼 훗날 지금을 되돌아본다면.

연말이나 연초면 매년 유서를 쓴다. 첫 계기는 고3때 기흉 때문에 전신마취 수술을 할 때였다. 그 이후로 쓰기 시작했는데 항상 언급하는 멘트가 있다. 내가 죽어도 슬퍼할 수는 있으나 너무 슬퍼하지는 말라. 한 순간도 후회할 만한 선택을 한 적이 없는 인생이었다. 충분히 만족할만한 삶을 살았으니 안타깝지만 너무 슬퍼하지는 말라고 적는다. 유서를 쓴다는 것은 고마운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올릴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된다.


Q. 결혼에 대한 생각은.

시기가 지나긴 했지만 독신주의자는 아니다. 숙제랄까. 결혼하고 싶은 사람은 있었다. 하지만 내 자신이 타인에 대한 이해심과 배려심이 부족했던 것 같다.

Q. 어떤 배우자를 만나고 싶은지.

밤새도록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 더 정확히 말하면 이야기하다 보니 어느새 밤이 새워진 사람. 대화하는 즐거움이 통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Q. 취미 생활이 있다면.

등산 좋아한다. 남산을 자주 간다. 낚시도 좋아하고 한강 뛰는 것도 좋아한다. 최근 오키나와에 갔는데 날씨가 쌀쌀해서 물에는 못 들어갔지만 투명한 바다 속 열대어들이 보여 호기심이 생겼다. 수영도 좋아해서 프리 다이빙에 도전해야겠다고 다짐하고 수영장에서 잠영을 연습 중이다.

Q. 굉장히 활동적인가 보다.

공 가지고 하는 운동은 안 좋아한다. 필라테스를 배운 적이 있는데 집에서 배운 것을 활용하고 있다.

Q. 배우로 산다는 것은.

기쁨과 창피함. 나를 드러냈을 때 얻는 기쁨과 즐거움이 있다면 나를 드러낸다는 것은 늘 부끄러운 일이다. 

Q. 2016년 꼭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다큐멘터리 제작을 시작하고 싶다. 소재와 주제는 더 고민을 해야겠지만 일단 시작을 해보고 싶다. 그리고 조금 전 말했던 이야기하다보니 밤을 새울 수 있는 그런 여자를 만나고 싶다. 무엇보다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중요하고.

Q. 배우에 대한 목표.

내가 내 연기를 보면서 즐겼던 적이 없다. 늘 창피하고 불편했다. 내가 나를 보면서 즐길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 

기획 진행: 배계현
포토: bnt포토그래퍼 오우훈
의상: 지오바이송지오, 울프, 슈퍼스타아이
시계: 잉거솔
아이웨어: 룩옵티컬
슈즈: 로크 by 젠틀커브, 브레산 by 젠틀커브
헤어: 더제이 레드점 지호 디자이너
메이크업: 더제이 레드점 최현정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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