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t뉴스 조혜진 기자] 무대 아래에서 보낸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이하이는 어느새 10대에서 20대로 성장했다. 여전히 소녀다운 밝음을 지니고 있었지만 자신의 음악에 대한 마음은 결코 어리지 않았다. 한층 더 깊어진 음악적 성숙함으로 돌아온 딱 그만큼, 무대 아래 그의 시간엔 무거운 고민도 함께 따라왔다. 그리고, 다시 마이크를 잡은 그의 손에는 무거움이 빠져나가고, 성숙함만이 쥐어져 있는듯했다.
최근 서울 서교동 한 카페에서 하프앨범 ‘서울라이트(SEOULITE)’ 발매기념 bnt뉴스를 비롯한 여러 매체들과 공동 인터뷰를 진행한 가수 이하이는 밝고 아기자기한 소녀다운 모습과, 음악적으로 성숙한 숙녀의 모습을 동시에 띄고 있었다. 수년 전 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그저 팝송을 잘 부르던 여자아이가 어느새 훌쩍 자라 자신의 생각을 전하는 진지하고 소신 있는 아티스트로 성장해 있는 모습이 무척 반갑게 느껴질 정도로.
3년의 공백기를 지나면서 부쩍 어른이 된 이하이. 그는 “조금 더 자유롭고, 해보고 싶은 걸 잔뜩 할 수 있는, 후회 없는 20대”를 고대하며 눈을 빛냈다. 밝은 목소리로 “애니메이션 감상이 큰 낙”이라며 “색감이 예쁜 애니메이션을 틀어놓고 잠을 자면 예쁜 꿈을 꾼다”던 그에게서는 이제 막 숙녀의 세계의 발을 들인 소녀다움이 전해졌다.
“10대 때는 ‘20살에는 뭔가 달라질까’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다르지 않아 고민이에요. 저는 제가 20대가 되면 영화 속 커리어 우먼들처럼 멋지게 일을 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환상이 있었거든요. 그러고 보니 지금의 전 열심히 일을 하고 있으니 그 고민은 해결이 된 것 같네요(웃음).”
이제는 고민이 해결됐다며 싱긋 웃어 보였지만, 그의 미소에는 많은 것이 담겨 있었을 터. 지난 3년의 시간 동안 가장 큰 고민은 음악에 대한 부분이었다고 전한 이하이는 “대중들은 시간이 흐르는 동안 제가 성장했을 거라 생각하실 거고, 오래 기다린 만큼 기대를 많이 하실 텐데 그 기대를 어떻게 좋은 방향으로 채워낼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제가 집에 늦게 와도 어머니는 언제나 제 고민을 들어주셨어요. 한 번은 제가 ‘혹시 내가 3년 만에 돌아와서 노래를 했을 때, 사람들이 어색하게 생각하거나 좋지 않게 보면 어쩌지’라는 고민을 털어놨어요. 보통은 별말 없이 들어주시는데, 이날은 어머니가 ‘아직 널 기억하고 기다리는 팬 분들이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해주셨던 게 기억에 남아요.”
“공백기가 1년 반 정도 됐을 때 굉장히 힘들었어요. 앨범 준비가 생각보다 잘 안됐고, 너무 쉬다보니 회사에 서운한 마음도 있었어요. 외롭더라고요(웃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런 고민들이나 한숨 쉬었던 순간들이 좋은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저의 새로운 모습들을 보여드릴 수 있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고요. 그래도 3년은 조금 길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웃음).”
그렇게 3년, 새로운 곡으로 무대에 올랐을 때의 기분을 묻자 이하이는 “좋은 기억밖에 없었다”며 당시를 회상하듯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본인의 노래에 대한 걱정과 고민이 많이 담겼다는 이번 앨범은 그의 긴 한숨을 토해내듯 시원했다. “제가 혹시나 잊혀 지지 않았을까, 또 10대에서 20대로 넘어가는 경계에서 사람들이 절 안 좋아하면 어떡하나하는 고민들을 통해 성숙해진 것 같다”던 그는 무대에서 노래할 수 있는 지금이 너무 즐겁고 행복하다고.
“이번 앨범을 작업하면서 색다른 걸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팬분들이 좋아하는 걸 이어가야하는 부분도 있어 고민이 많았어요. 그래도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보자는 마음이 있었어요. 저는 계속 도전하고 싶고, 새로운 노래를 부르고 싶어요. 지금도 많이 도전하고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이번 앨범도 다양한 장르의 곡들로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항상 다양한 음악을 도전하려고 하는데, 제가 기대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랑을 주셔서 그 부분들도 좋게 들어주시는 것 같아 앞으로도 다양한 음악들로 채워가고 싶어요.”
안정적인 익숙함과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새로움 사이 고민했다는 이하이는 “저랑 안 맞는 곡이라서가 아니라, 많은 분들이 들으실 때 ‘공감할 수 있는 노래를 하자’가 제 기본적인 생각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조금 어렵게 들릴 수도 있는 곡들이 빠졌다”고 밝히기도. 덧붙여 그는 기회가 된다면 조금 더 딥한 음악도 수록해보고 싶다고 전해 또 다른 분위기의 이하이를 기대케 하기도 했다.
“쉬는 동안 작사, 작곡 공부 열심히 했고, 지금도 하고 있어요. 하프앨범 계획안에 제 자작곡이 있었는데, 아직 정확하지 않아서 지금은 잘 모르겠어요. 앞으로 제 앨범들이 계속 나온다면, 앨범에 제 노래를 넣을 수 있을 만큼 열심히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제가 경험해보지 않은 이야기들을 할 때도 있어서, 곡을 받아 노래를 부르다 보면 가끔 공감이 안 될 때가 있어요. 제가 곡을 쓴다면 스스로가 저를 잘 알기 때문에 제가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가사와 멜로디를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앞으로 그렇게 되려고 노력 할 거고, 그런 이야기 담고 싶어요.”
그는 “자신이 잘 할 수 있는걸 확실히 알고, 묵묵히 열심히 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며 자신만의 독특한 색을 지키면서도, 멜로디와 가사에 깊이 공감하기 위해 자작곡 공부를 하기도 했다. 끊임없이 발전을 위해 노력한 시간, 이하이는 같은 소속사 가수들의 콘서트 무대에 게스트로 서며 본인만의 공연에 대한 욕심이 생기기도 했다고. “아이콘 친구들과 위너 오빠들 콘서트의 큰 공연장에서 노래를 하면서 저도 공연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번에 하프앨범이 나온다면 작은 공연장에서라도 꼭 공연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소박하지만 간절한 마음을 내비쳤다.
“전 오래 활동하고 싶기 때문에 다음 하프앨범이 이어서 나오면 좋겠지만, 아직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어요. 녹음해놓은 노래들은 많이 있지만, 트랙이 정해지지 않아서 무대를 꾸밀 수 있는 콘셉트가 정해져야 정확한 시기기 나오지 않을까요. 제 생각에는 조만간 곧 나오지 않을까싶어요(웃음).” (사진제공: YG엔터테인먼트)
bnt뉴스 기사제보 star@bntnews.co.kr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