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t뉴스 김예나 기자] “저희 음악을 들으시는 모든 분들, 그리고 인디 씬을 지키는 뮤지션 분들 그 외 많은 관계자분들까지 매일 밤 모두 안녕하시길 바랍니다.”(나무)
최근 밴드 안녕바다(나무, 우명제, 우선제)가 4집 정규 앨범 ‘밤새, 안녕히’를 발매했다. 지난 2013년 3집 정규 ‘난 그대와 바다를 가르네’ 이후 무려 3년 만. 반가운 신보는 그들만의 감성은 보다 짙게 담았고, 결성 10주년을 맞은 만큼 그 내공은 더욱 단단해졌다. 더욱 더 깊이감 있는 음악으로 돌아온 안녕바다를 bnt뉴스가 직접 만나봤다.
타이틀곡 ‘그 곳에 있어줘’와 선공개곡 ‘왈칵’을 포함 모두 11트랙으로 꽉 채워진 이번 새 앨범 ‘밤새, 안녕히’는 안녕바다의 다양한 음악적 색깔을 만나볼 수 있다. 특유의 중독성 강한 멜로디가 돋보이는 트랙은 물론 안녕바다표 감성이 절절하게 녹아든 트랙까지 다채로운 색깔의 음악들은 그들의 오랜 공백기를 무색케 느끼기에 충분하다.
오랜만에 대중 앞에 새 앨범을 들고 나서는 안녕바다 멤버들은 “저희를 잊지 않고 기다려주신 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뿐이다. 3년 만에 나오는 만큼 남다른 애정이 느껴지는 앨범이다”고 발매 소감을 밝혔다.
“개인적으로는 여행도 다니고, 강아지 산책도 시키면서 알차게 보낸 3년이었어요. 밴드적으로는 신곡 작업과 합주를 열심히 했고요. 또 1년 정도 녹음도 하면서 바쁘게 보냈던 시간이었습니다.”(우선제)
“저 역시 작업하고 여행도 다니고 부모님과 시간도 많이 보내면서 알찬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보컬 나무가 공익근무 활동을 해야 하니까 낮 시간에 합주를 못 하잖아요. 그래서 밤에만 합주를 하니까 생활 패턴이 많이 달라졌죠. 멤버들끼리 더욱 돈독해질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우명제)
지난 1월 공익 근무요원에서 소집 해제된 보컬 나무는 지난 앨범 작업 기간이 유독 남달랐다고. 그는 “아침에 출근해서 퇴근한 후에야 멤버들과 만나서 합주 연습을 했다. 항상 그 시간이 기다려졌다. 그동안 살아왔던 삶과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되니까 왠지 나 같지 않다 여겨졌는데, 그랬기에 더 소중한 마음으로 작업에 임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를 듣던 우명제는 “사실 쉽지 않았을 일이다.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버티기 힘든 시간이었을 텐데 나무도 저희 두 사람도 서로 의지하면서 잘 버텨냈던 게 이번 앨범을 만들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 한다”고 말했다.
“어떻게 보면 시간적으로 쫓기는 부분도 있고, 합주나 여러 가지 부분에 있어서 제약도 많이 생겼던 거잖아요. 그래서인지 셋이서 함께 할 수 있는 시간들이 소중하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그래서 결과적으로 더욱 더 좋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우명제)
이번 앨범 ‘밤새, 안녕히’는 바로 이들에게 소중하고 특별했던, 지난밤 그 시간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선제는 “저희가 합주하던 수많은 밤들의 이야기다. 개인적으로 힘들 때면 멤버들끼리 서로 보듬어주기도 했고, 사회적인 아픔이나 문제가 생길 때면 대화하며 깊이 나눴다”고 설명했다.
“저희도 그렇지만 많은 분들이 밤이 되면 유난히 외롭고 쓸쓸한 기분이 들곤 하잖아요. 그러한 밤들을 위로하는 음악을 만들고 싶었어요. 동시에 저희 스스로도 견딜 수 있는 음악이기도 하고요. 녹음하고, 합주하는 과정에서 저희 스스로도 많은 치유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나무)
안녕바다는 이번 앨범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미니멀한 사운드 구현에 힘썼다. 가상 악기를 배제하고 리얼 악기를 사용, 최대한 인위적인 사운드를 비워내기에 노력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진솔한 음악”을 하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많은 분들이 저희 음악을 들으면서 각자의 상처와 아픔들이 치유 받고 위로되길 바랐어요. 저희 역시도 다른 음악을 들으면서 그렇게 혜택을 받았으니까요.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컸기 때문에 더욱 진솔한 음악을 만들고 싶었습니다.”(우명제)
사실 이들이 추구한 미니멀한 사운드 구현은 지난 3집 앨범의 연장선상에서 있다. 당시 덧입혀진 색을 지우고, 밴드 그대로의 사운드로 돌아갔던 안녕바다. 멤버들은 3년 전을 회상하며 “그때는 너무 비워내기만 급급했던 것 같다. 여백의 미가 아니라 그냥 여백이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3집 앨범을 들어보면 분명 정규 앨범인데 소품집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어요. 지나치게 소박함을 추구하다보니까 이것저것 곡 수집을 서툴게 하지는 않았나 싶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앨범은 그때 생겼던 여백을 사운드적으로 풍성하게 하려는 노력을 기울였습니다.”(나무)
기계적이고 인위적인 것들에서 벗어나 최대한 리얼 사운드 그대로를 구현해내기 위한 멤버들의 노력은 작업 기간 내내 거듭됐다. 멤버들은 단순히 테크니컬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보다 심층적인 음악적 이해를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연구하는 노력 역시 게을리 하지 않았고, 이러한 노력 끝에 한 단계 진보된 음악적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멤버들은 그 결과물에 대해 만족스러워했다. 여러 시도와 도전이 녹아든 이번 앨범이야말로 가장 안녕바다스럽지 않나 하는 생각이었다. 물론 이번 앨범 작업이 다는 아니었다. 그들은 “앞으로도 저희는 여러 가지 음악적 시도를 할 계획이다. 벌써 다음 앨범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중요한 것은 안녕바다만의 색깔을 잃지 않는다는 것. 멤버들은 “많은 분들이 저희에게 ‘안녕바다는 밝음 속에 슬픔이 존재하는 팀이다’라고 말씀하시더라. 저희도 그렇게 생각 한다”며 그들의 음악적 색깔에 대한 이야기들을 이어갔다.
“사람마다 제각각 다르듯 밴드들도 각자의 색깔이 다르잖아요. 안녕바다도 정말 많은 음악적 시도를 노력 하고 있는데 그 안에 외로운 정서를 항상 깔고 가는 것 같아요. 설령 메탈 장르를 한다고 해도요. 그 과정에서 리스너 분들에게는 위로의 메시지 전달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어떤 상황에서라도 솔직 하려고 합니다. 그게 가장 안녕바다스러운 색깔이 아닐까 생각해요.”(안녕바다)
솔직한 음악. 그 가운데 일어나는 공감 혹은 교감. 안녕바다가 추구하는 바였다. 무엇보다 잊지 말아야할 것은 가장 진솔해야한다는 것. 인터뷰 내내 진지한 모습으로 대답을 이어가는 멤버들의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 비단 음악적 결과물뿐만 아니라 음악을 대하는 태도, 음악에 대한 소신까지도 진솔함이 묻어나는 안녕바다의 음악에 더 큰 믿음이 가는 이유가 생긴 시간이었다.
“저희가 만든 음악이 다른 사람들과 소통되고 공감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은 결국 저희 스스로가 먼저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다는 말인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앨범에 담긴 곡들이 그 과정을 보다 선명하게 드러낸 것 같아서 멤버들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감사함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정말 솔직한 음악 만들어가겠습니다.”(우명제) (사진제공: 플럭서스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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