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임 후 2년동안 매우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현재는 입지를 굳건히 하고 좋은 기업으로 성장했다. 르노삼성과 함께한 5년간의 성과는 내 기대보다 훨씬 뛰어났다"
프랑수아 프로보 르노삼성자동차 사장이 4년7개월의 임기를 마치고 한국을 떠난다. 프로보 사장은 오는 1일부터 르노그룹의 신임 경영위원회 멤버로 르노차이나 총괄 및 둥펑르노자동차 사장으로 일하게 된다. 프로보 사장의 후임은 박동훈 전 영업본부장(부사장)이 맡는다. 르노삼성은 25일 CEO 이·취임 기념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프로보 사장의 소회와 당부, 박동훈 사장 내정자의 포부 등을 들었다. 다음은 두 사람과의 일문일답.
-한국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후임 CEO에 대한 당부와 기대치는.
"(프로보 사장)한국 부임 후 2년간은 매우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현재 르노삼성은 이미 굳건한 입지를 구축하고 좋은 기업으로 성장했다. 한국인 CEO를 선임하면서 로컬팀을 구성한 건 르노삼성이 '좋은 기업'에서 '훌륭한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최상의 해결책이라 생각한다"
-외국인 CEO로서 5년간 일했다. 한국에서 경영자로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국내 자동차업체들의 장·단점은.
"(프로보 사장)외국인 CEO로서 한국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먼저 주변 사람들의 말을 경청해야 한다. 직원들을 믿고 권한을 위임해야 한다. 르노삼성 5년의 성과는 내 기대보다 훨씬 뛰어났다. 경쟁사에 대한 언급은 어렵다. 다만 한국은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 먼저 한국 소비자가 굉장히 까다롭다. 혁신을 요구하고 트렌드 리더로서 훌륭하다. 한국에서 성공하면 글로벌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 생산기지로 봐도 한국은 경쟁이 치열한 곳이다. 세계 5위 자동차생산국인 한국에서 경쟁력을 갖는다는 건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에게도 굉장한 자산이다"
-중국 부임 후 경영전략은.
"(프로보 사장)중국시장 목표는 점유율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 중국에서 르노의 입지는 좁은 편이다"
-부산공장에 대한 입장은.
"(프로보 사장)르노-닛산 얼라이언스 내에 부산공장의 경쟁자가 많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부산공장은 장기적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경쟁력있는 공장이다. 물론 공급사와의 협력관계, 노사관계 완화 등을 수반해야 한다. 노조와의 빅딜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경험이 있다. 부산공장의 성장에 100%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이유다"
-지속적인 경쟁력을 어떻게 만들지 신임 사장에게 묻고 싶다. 또 생산전략은.
"(박동훈 사장 내정자)지속 가능한 생산과 성장의 문제는 단순히 공장의 재무적 측면만 봐선 안된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는 생산기지를 최적화하는 여러 방법을 알고 있다. 지금까지 부산공장은 뼈를 깎는 노력으로 많은 성과를 이뤄 왔다. 이미 부산공장의 경쟁력은 일본 내 공장보다 떨어질 게 없을 정도가 됐다. 앞으로도 부산공장을 얼라이언스 내에서 가장 효율적인 공장으로 만드는 게 지속 성장으로 가는 길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 신임 사장 체제에서 조직역량을 어떻게 강화할 계획인지.
"(프로보 사장)르노삼성의 최대 시장은 국내 시장, 즉 내수다. 내수에서 성과를 내야 지속 가능한 밝은 미래도 확보할 수 있다. 이런 면에서 박동훈 신임 사장이 장기적인 발전을 이룰 최적임자라 생각한다"
"(박 사장 내정자)영업본부장 시절에 강조했던 게 사람들의 의식이다. 부임 직후에 직원들을 상대로 한 공식적인 첫 마디가 "쫄지마"였다. 이런 분위기가 영업과 마케팅에선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고 생각한다. 두려움을 모르는 조직으로 차츰 변해 가고 있다. 한국인 CEO로서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다고 공언할 수 있는 건 직원들의 의식구조를 좀더 긍정적이고 두려움없게 바꿔 나갈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 제가 생산의 전문가가 되기는 쉽지 않고, 엔지니어링의 전문가가 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저를 CEO로 지명한 가장 큰 이유는 팀워크 덕분이라고 본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제대로 뛸 수 있게끔 도와주는 게 제 역할이다. 그렇게 자기의 역량을 최대로 발휘하게 된다면 르노삼성은 지금보다 더 큰 조직이 될 것이다"
-박 사장 내정자는 대외적으로 현대자동차와의 비교를 많이 한다. 또 자동차시장에서 우리만의 '놀이터'를 만들겠다는 얘기도 지속적으로 해왔다. 어떤 의미인지.
"(박 사장 내정자)현대차를 따라잡겠다기보다 당당히 경쟁해보겠다는 뜻이다. 한국의 자동차시장은 현대·기아차가 주인 노릇을 하고 있다. 우리는 그들이 놓치는 부분, 즉 세그먼트나 트렌드 등에서 새로운 제안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QM3는 한국에 없던 세그먼트를 들여온 것이고, (QM3의 성공에 힘입어) 이제 한국에서 이 세그먼트는 보편화됐다"
-앞으로 르노그룹의 신차를 적극적으로 한국시장에 도입할 계획인지.
"(박 사장 내정자)국내 생산확보를 위해 그 동안 르노 차를 적극 들여오지 못했다. 우리가 만든 차를 판매해야 국내 생산을 담보하기 때문이다. SM6의 성공적인 출시는 '국내 생산 - 국내 판매' 상승효과의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SM6 덕분에 부산공장의 생산물량 확보 문제를 해결했다. 하반기에 QM5 후속을 출시하면 공장가동률은 100%까지 오를 전망이다"
-지난해 소형 전기차 ‘트위지’ 도입을 시도했는데 정부 규제로 운행할 수 없게 됐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프로보 사장)트위지는 마이크로 모빌리티로 굉장히 유용한 수단이기 때문에 정부 규제도 완화되리라 확신한다. 자동차산업은 경쟁이 워낙 치열하고 변화도 빨리 일어난다. 한국뿐 아니라 각국이 자국 자동차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규제를 강화하려 할 것이다. 그래서 부산공장은 물론 부산시 등 지역의 도움이 필요하다"
"(박 사장 내정자)정부에선 나름대로 해야 할 일을 하다 보니 조금 늦어지는 것 같다. 그 것이 누군가의 책임이라고 보진 않는다. 다만 정부가 속도를 조금 더 빨리 내줬으면 좋겠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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