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현 기자] 말 그대로 혜성 같이 우리 앞에 나타났던 신인 여배우가 있다. 배우 임수향은 독특한 문체와 작품 세계로 늘 화제의 중심에 있는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 ‘신기생뎐’의 단사란역으로 신인 여배우지만 독특한 아우라를 보여주며 대중의 관심을 샀다.
도회적이고 사연 많은 역의 이미지로 그간 브라운관에서 돋보이는 연기를 보여줬던 그가 드라마 ‘아이가 다섯’을 통해 철부지 사랑스러운 여인으로 이미지 변신을 톡톡히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
연기를 통해 늘 새로운 모습을 꿈꾸고 대중에게 믿음을 주는 배우를 꿈꾸는 임수향. 그와 함께한 밝고도 사랑스러웠던 이야기를 만나보자.
Q. 화보 촬영 소감은
재밌었어요. bnt화보 꼭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색다른 메이크업도 해보고 재밌었고 좋았어요.
Q. 기대되는 콘셉트가 있다면
세 번째 콘셉트가 제일 기대되요. 예민한 느낌의 콘셉트라고 하셔서 재밌었어요. 보통 화보는 밝고 몽환적인 콘셉트를 많이 하잖아요. 예민한 것을 하라고 하시니까 느낌 있었던 것 같아요.
Q. 2009년 영화 4교시 추리영역 데뷔, 그 후 신기생뎐으로 이름을 알렸는데
당시에 사전 제작으로 진행된 ‘파라다이스 목장’을 먼저 찍고 있었는데 두 방송이 비슷한 시기에 맞물려서 방송이 되었죠.
Q. 단역 후 바로 주연, 어떻게 일일드라마의 주연 꿰찰 수 있었는지
(더군다나 임성한 작가의 작품, 신인이라면 너무도 큰 기회였을텐데)
운이 좋았죠. 남들보다 빠르게 할 수 있었으니까 운이 너무 좋았던 것 같아요. 전략이라고 하면 저는 임성한 작가님의 오디션을 봤을 때 임성한 작가님이 쓰신 그 동안의 작품을 쭉 봤어요. 여자 주인공의 공통분모나 특징들을 좀 더 염두에 두고 공부를 했죠.
오디션 장에 들어갈 때부터 연기를 했던 것 같아요. 제가 원래 아주 여성스러운 스타일은 아니었는데 정말 조신하게 했어요. 수향씨는 원래 말이 없고 여성스러우시냐는 말을 들을 정도였으니까요. 한창 밝고 명랑할 때에 콘셉트를 잡고 들어간 거죠. 그게 작가님의 눈에 좋게 보였던 것 같아요. 연기라는 것도 결국에는 이미지 캐스팅이고 배역에 맞는 이미지로 들어가는 것이니까요(웃음).
Q. 연기자를 꿈꾼 계기가 궁금한데
중학교 1학년 때 연기를 한다고 했었는데 흔히 말하는 길거리 캐스팅에 제의를 받아서 미국 유학 가기 일주일 전에 연기 수업을 들으러 가봤어요. 가봤더니 너무 재미있는 거에요. 당시에 수업 들었던 친구들이 대부분 길거리 캐스팅 되어서 온 친구들이었는데 다들 쭈뼛거리는데 저는 신이 나서 소리 지르고 울고 그랬어요. 지금보다 더 대담했죠. 칭찬도 듣고.
사실 연기자라는 직업이 힘들고 잘 되기가 어렵잖아요. 근데 너무 힘들어도 한번도 연기자 말고 다른 것은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그 이후로 저한테 목표가 딱 하나였던 거에요.
당시에도 미국 유학 갔다가 1년만에 도망 왔어요. 연기하고 싶다고(웃음).
저는 비교적 빨리 꿈이 잡히고 목표가 생겼던 것 같아요. 중학교 때는 안양예고 가는 것이 목표였고 고등학교 때는 연영과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였어요. 저에게 늘 목표는 연기였던 것 같아요.
Q. 드라마 ‘아이가 다섯’, 내노라 하는 배우들이 함께 대거 출연하고 있는데 어떤지
막내에요 저는 거의(웃음). 극 중에서 나오는 20대들의 사랑이야기를 끌어가는 배우들이 그렇게 어리지 않아요. 대부분이 20대 중후반인데 그런데도 제일 막내에요. 꼬마같죠(웃음). 저희 팀이 선배님들, 선생님들이 많이 나오셔서 저희가 거의 아역 수준이에요. 다들 예뻐해주시고 귀여워해주시고 그러시고요.
안재욱 선배님 같은 경우는 극 중 역할이 형부랑 같이 살고 애착도 있고 그러니까 자주 합도 맞추고 그렇죠. 정말 좋으세요. 잘해주시고 약간 츤데레 같은 스타일이셔요. 무뚝뚝하신데 또 잘 챙겨주시고요(웃음).
저희 엄마로 나오시는 송옥순 선생님께서 연기 지도도 해주시고 그러셔요. 코믹극이다 보니까 제가 코미디에 욕심이 생기는 거에요. 그때마다 선생님께서 일부러 그러지 말고 진심으로 모든 신을 하면 상황이 웃기거나 그렇게 되는 것이니 늘 진심으로 하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을 듣고 내가 너무 작위적으로 웃음 코드를 만들려고 혹은 귀여워 보이려고 그러지 않았나 싶기도 했죠. 정말 배울 점이 많아 감사한 것 같아요. 신기생뎐 이후로 선생님들 많이 나오신 것은 처음이라 또 좋아요(웃음).
Q. 촬영하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있었는지
엄마, 아빠, 형부랑 같이 촬영을 하는데 저희 집이 너무 웃겨요. 엄마, 아빠 두 분 연기 합도 너무 좋으시고 내용이 너무 웃겨서 늘 웃으면서 촬영하고 있어요. 리딩 때도 웃느라고 바빠요.
제가 춤을 정말 못 추는데 춤추는 신을 찍었어요. 찍을 수 있는 시간이 2시간 밖에 안돼고 제 춤을 신경써서 딸 수 없는 상황이라 감독님이 너한테 달렸으니 빨리 잘 찍고 한번에 가야 다음 촬영 갈 수 있다 그러셔서 열심히 추려고 하는데 제가 워낙 몸치이기도 하고 또 혼자 추려니까 너무 민망한 거에요. 그래도 바로 오케이하셨는데 일주일 있다 오셔서 지나고 나니 편집할 때 쓸게 없다고 그러시더라고요(웃음).
그 장면은 너무 떨려서 편집실에서 먼저 보고 편집실 바닥에서 굴렀어요. 너무 창피해서(웃음). 저는 잘 춘다고 생각하는데 주변에서 못 춘다고 하시더라고요. 배우면 잘 할 수 있어요.
Q. 예능 출연도 이미지 변신에 한 몫을 하는 것 같은데 평소 성격은 어떤지
그게 거의 저의 모습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제 주변분들은 제가 드라마에서 하는 것을 보면 낯설다고 여기세요. 예능은 거의 100% 저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회사에서는 테크노 그만 추라고 하시지만(웃음).
제가 예능을 많이 하는 배우는 아니지만 가끔 나가는 이유가 작품에서 어둡거나 사연많은 역을 많이 맡아서 그런지 절 어둡거나 차갑다고 오해를 많이 하시는 거에요. 원래는 정말 그렇지 않은데. 그렇게 여기셔서 그러신지 그런 역을 잘 안주시더라고요. 제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알려드리면 저에 대한 이미지들이 희석되지 않을까 생각하는 거에요.
Q. 이번에 맡은 역할은 또 전혀 다른 이미지인데
이번 역할이 너무 밝아서 평소에도 늘 하이 되어 있어요. 말도 느린 편인데 말도 빠르게 하고. 저는 항상 작품을 하면 평소랑 이어지는 것 같아요. ‘신기생뎐’을 찍을 때에도 여성스러워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맥주 집에도 못 갔어요. 꽃꽂이 배우고 그랬어요. 단사란의 이미지 때문에. 그런데 또 그때 그런 작품을 많이 해서 그런지 오빠들 틈에 자라서 선머슴 같았는데 조금은 여성스럽게 바뀐 것도 같아요.
역할에 잘 동화가 되는 편이라 역할을 맡아서 하면 늘 힘들었어요. 우울하기도 하고 사연도 많았고. 이번처럼 엄마가 있었던 적이 처음이에요(웃음). 나중에 진짜 엄마를 찾거나 그랬지만 늘 마더 콤플렉스가 있었던 역할이 많았죠.
Q. 연기에 욕심도 많은 것 같은데
욕심 많아요. 욕심 많아서 제가 한 것을 많이 보고 계속 모니터링을 많이 해요. 남들보다 좀 더 예민하게 보는 것 같아요. 저는 한번도 스스로에게 만족을 한 적이 없는데 그런 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죠.
남들은 괜찮다고 해도 저는 아쉬운 거죠. 그렇지만 저는 냉정하게 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가끔은 너무 심한가 싶을 때도 있긴 해요. 장점도 찾고 단점도 찾아야 하는데 자꾸 단점만 찾는 거에요. 그래서 일할 때는 조금 예민해져 있는 것 같아요.
Q. 연예계 인맥
저는 가수분들이랑 만날 일이 많았던 것 같아요. 오히려 배우분들을 잘 모르는 경우도 있어요. 최근에 재중 오빠 면회를 다녀왔는데 더 멋있어졌어요. 남자다워지고.
Q. 중대 연극영화학 아직 재학 중인데 09학번 동기 김수현, 수영, 고아라 등 쟁쟁한 연기자들 多
아직 다니는 중이에요. 수영이 같은 경우는 이번에 졸업했지만 그 전에는 같이 시간표 맞춰서 다니고 그랬어요. 세경이 같은 경우는 가끔씩 만나서 연락하고 밥 먹고 그렇죠.
김수현 오빠는 시상식 때 보고 못 봤어요(웃음). 아직 2학년이에요. 어떻게든 꼭 졸업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아, 올해는 복학해서 다니고 있어요(웃음).
Q. 학교 생활에 대해
전에 너무 못해서 지금이라도 열심히 해야지 하고 뒤늦게 하는 거죠. 항상 후배들이랑 다니고 있는데 재밌어요. 학교에 가면 학교 만의 열정이 느껴져요.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소중함도 느끼고요. 연영과 친구들은 항상 오디션 보러 다니고 그러는데 그런 모습 보면 나도 저랬을 때가 있었지란 생각에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 같기도 해요. 내가 모든 것들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Q. 맡고 싶은 배역 있다면
맡고 싶은 배역이라기 보다는 제가 쭉 생각했던 것이 다시 ‘신기생뎐’, ‘아이리스’, ‘감격시대’를 하면 그때보다 조금 더 잘 할 수 있었을 텐데라는 생각을 해요. 비슷하지만 좀 더 성숙되게 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불가능하겠지만 다시 한 번 해보면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이 신을 이렇게 연기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런 생각들을 하게 된 것 같아요. 맡고 싶은 것은 어떤 역할이든 상관 없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어둡거나 사연 있는 것 하기 싫고 그랬는데 밝은 것을 하니까 전에 했던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 거에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마음이(웃음). 가리지 않고 잘 하고 싶어요. 그냥.
Q. 성숙해보이는 외모, 배우로서 오히려 콤플렉스가 됐던 적도 있는지
있었죠. 제 또래의 역할을 못했던 부분이 아쉬워요. 20대 초반에 나이가 있는 역할을 하다보니까. 제가 경쟁해야 할 다른 배우들이 제 나이 또래가 아닌 좀 더 선배님들이신거에요. 초반에는 한낮 신인이 주인공을 하니까 역할도 버거웠고요. 그래서 그런 콤플렉스가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또 지금 생각하면 장점인 것 같아요.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배우로서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오히려 그런 것들 때문에 좋게 작용하는 것도 있었어요. 연기할 때에 조금 더 깊이감을 표현할 수 있다던가 멜로 같은 것을 할 때에도 좀 더 수월할 수 있었던 점들이 있었죠.
Q. 임수향만이 가진 배우로서 매력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독특한 것이 있는 것 같아요. 조금은. 비주류일 수도 있지만 뭔가의 독특함이 있는 배우라는 것. 좋아하시는 분들이 호불호가 많이 갈려요. 그런 것들을 저만의 색깔로 바꾸고 싶어요.
예전에는 모둔 분들이 저를 좋아하길 바랬는데 지금은 그저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감사해요. 그렇게 저의 길의 가다 보면 언젠가는 나만의 색이 만들어 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제가 함부로 저의 매력은 이거에요 라고 하고 싶지 않아요. 보시는 분들마다 다르게 생각하실 테니 저는 저의 길을 가고 그러는 동안 저의 그런 부분을 알아봐 주시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최대한 솔직하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고요.
Q. 앞으로 어떤 연기자가 되고 싶은지
연기 잘 하는 배우가 되고 싶죠. 연기 좀 잘 했으면 좋겠어요(웃음). 제가 평생 저에게는 잘 했다고 하지 않겠죠. 늘 아쉽겠죠. 근데 그냥 연기 잘 한다는 소리를 들으면 좋을 것 같아요. 임수향, 그 배우 연기 잘하니까 재밌을거야 하고 믿고 보실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또 지금 당장은 재미를 찾으려고 하고 있어요. 연기하는 재미, 현장 가는 재미를 찾는 거에요. 일을 좀 더 즐기면서 하면 더 좋은 게 나올 수 있잖아요. 현장에서도 그렇고 장난을 정말 많이 치고 그런 것 같아요. 즐거운 분위기서 즐겁게 하면 시너지가 나는 것 같다고 느끼니까요.
저만의 길을 가고 싶어요. 늘 착하게 지내면서(웃음).
기획 진행: 박승현
포토: bnt포토그래퍼 문진우
영상 촬영, 편집: 조영래, 이미리
의상: 레미떼, 스타일난다, 르샵, 펠틱스
슈즈: 반스, 모노톡시 by 모노바비, 할리샵, 아키클래식
헤어: 아쥬레 김영주 원장, 보람 어시스턴트
메이크업: 아쥬레 조아 실장, 정민 어시스턴트
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
▶ 스타들의 공항패션, 오늘의 포인트는 무엇?
▶ [패션★시네마] 영화 ‘러브픽션’ 속 사랑스러운 공블리 스타일링 따라잡기
▶ 알파고도 놀라는 ‘바둑돌룩’, 블랙&화이트
▶ [패션★시네마] 영화 ‘조이’ 싱글맘의 화려한 귀환
▶ 같은 옷, 같은 가방 센스 있게 ‘멀티 스타일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