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치열한 경쟁이 가져온 할인의 일상

입력 2016-03-30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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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차가 쏟아지고 있다. 1분기에만 벌써 국내 시장에 15종에 가까운 신차가 등장했다. 전통적으로 신차 구입 성수기인 3~5월을 놓치지 않기 위해 많은 신차가 나오지만 올해는 유독 1분기에 집중되고 있다. 심지어 하반기 수입 예정인 신차도 해외에 등장하자마자 국내로 가져와 속속 투입하는 모양새다.






 이유는 단 하나, 개별소비세 인하 기간을 활용하기 위해서다. 어차피 6월이 지나면 구매 절벽 상황이 올 수밖에 없어 이른바 신차 효과를 누리기 위해선 3월 이전에 내놔야 하다는 절박함이 신차 봇물을 이뤄내고 있다.

 국내 완성차 시장이 격전지로 변한 지는 꽤 오래됐다. 국내 완성차 5사는 물론 수입 브랜드만 28개에 달하고, 판매 리스트에 올라 있는 제품만 450가지가 넘는다. 이들이 연간 165만대, 승용차의 경우 143만대 정도를 놓고 싸운다. 작은 시장에 경쟁자가 많으니 할인과 무이자, 중고차 보장 등은 이제 판촉으로도 여기지 않는다. 오히려 당연한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해지고 있다.

 물론 치열한 경쟁은 소비자에게 득(得)이다. 그만큼 판매 조건이 좋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때로는 독(毒)이 되기도 한다. 신차 판매에서 줄어든 이익이 서비스 비용에 전가되기 때문이다. 신차 구매자에겐 경쟁이 '득'이지만 구입 이후 서비스에선 얼마든지 독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의미다. 수입차 서비스 비용이 좀처럼 쉽게 떨어지지 않는 것도 바로 '이익 보전의 법칙(?)'이 작용한다는 점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다. 판매에서 줄어든 수익을 어떻게든 서비스에서 메우려는 시도가 끊이지 않는 배경이다. 최근 3년 지난 중고 수입차의 부품 직접 구매가 늘어난 것도 결국은 비싼 서비스 비용이 가져온 결과로 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신차 가격 전쟁(?)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지키려는 국산차와 박리다매(薄利多賣)로 전략을 바꾼 수입차의 격전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게다가 어떻게든 부품 값을 낮추려는 수입사의 노력도 적지 않다. 지금보다 점유율을 높여 가는 것에 모든 초점을 맞춘 만큼 할인은 연중행사다. 그러니 할인받지 못하는 사람은 바보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그래서 '할인'은 이제 특별함이 아닌 일상이다. 신차도 나오자마자 할인되는 세상이니 할인이 할인같지 않은 시대다. 

 권용주 편집장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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