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라이즈’, ‘이상용의 영화독서’ 성황리 개최…심도 있는 탐구

입력 2016-03-30 00:00  


[bnt뉴스 김희경 기자] ‘하이-라이즈’의 ‘이상용의 영화독서’ 톡이 성황리 개최돼 관객들과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
 
3월28일 영화 ‘하이-라이즈’(감독 벤 웨틀리)는 CGV 아트하우스를 통해 관객들과 ‘이상용의 영화독서’가 성황리 개최됐다.
 
이번 ‘이상용의 영화독서’ 톡은 원작 소설과 영화의 연결고리부터 원작자의 작품세계, 영화에 대한 다양하고 풍부한 해석들로 꾸며졌으며 장장 두 시간 넘게 관객들의 폭발적인 질문 세례가 쏟아져 영화에 대한 높은 만족감을 확인케 했다.
이날 자리한 이상용 영화평론가는 “책을 통해서 영화라는 기반들이 확장되고 책과 영화가 연결된 고리를 통해 영화를 읽는 작업이 좀 더 풍부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며 본격적인 관객과의 대화를 시작했다.
 
이어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의 ‘크래쉬’,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태양의 제국’이 전부일 정도로 J.G.발라드의 세계를 영화로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영화를 보고 ‘벤 웨틀리 감독이 ‘하이-라이즈’를 야심 차게 만들었구나’고 느꼈다”며 감독 특유의 독창적인 연출력을 호평했고 “한정된 공간에서 밀착되어 전달되는 스토리 중반부에 다다를 때쯤 ‘이 카오스가 뭐지’하는 혼란과 함께 인물들이 툭툭 등장한다. 특히 남자 캐릭터는 누가 누구인지 쉽게 눈에 띄지 않는데 이러한 혼란에 감독의 의도가 있다고 본다. 대단히 질서 잡힌 고층건물이 어떻게 붕괴되어 가는가를 보여주는 것이 ‘하이-라이즈’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물들이 약간씩 헷갈리게 보이도록 의도를 갖고 촬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영화에서 이미지로만 등장하지만 원작에서는 또렷하게 등장하는 장면이 있다. 입주민들의 주차장 사용 관련해 상층은 입구에서 가까운 곳을, 하층은 입구에서 먼 곳을 이용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이러한 논리적 차별이 공간의 상상력과 연결되어 있다.”라며 영화 속 장면들을 원작과 비교해 자세하게 설명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엔딩 부분에서 ‘하이라이즈’라는 공간을 살아 있는 유기체인 것처럼 방점을 찍고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언급했으며 이와 함께 영화 속 패러다임이 변하는 지점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이어갔다. “원작에는 없는 토비 내레이션 부분을 벤 웨틀리 감독이 굉장히 힘주어 촬영했다고 생각한다. ‘자본주의는 망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것이 J.G. 발라드의 상상력이었는데 벤 웨틀리 감독은 이 장면을 통해 원작자의 상상력과 자신이 생각하는 자본주의 네트워킹의 변화에 대한 암시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며 현대 사회에 대한 감독의 입장에 대해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이상용 평론가는 “‘하이라이즈’는 왜 무너졌는가”라고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며 “철학자 존 그레이는 ‘근세기에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인류에게 부여한 위력이 인류 자신을 공격하는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는데 사용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철도, 통신, 독가스 등이 없었다면 홀로코스터도 없었을 것이다. 테크놀로지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기술의 진보가 해결할 수 없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라고 이야기했다.”는 다방면으로 풍부한 해석을 더해 관객의 이해를 도왔다. 이 밖에도 ‘하이-라이즈’를 향한 관객들의 심도 있는 질문과 흥미로운 해설, 날카로운 분석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갔다.
 
한편 ‘하이-라이즈’는 30일 개봉된다. (사진출처: 영화 ‘하이-라이즈’ 포스터, 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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