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작았지만 의외로 알찼다. 마음껏 즐기고 공유하고 싶어하는 사람들만 모인 듯했다. 대규모 모터쇼와 비교해선 허전했지만 아쉬움은 없었다. 어딘가 모르게 활기가 돌았고 관람객들의 자세도 어느때보다 적극적이었다.
삼성동 코엑스 전시홀에 두건을 두르고 쫄티를 입은 아저씨들이 무리를 지어 등장했다. 헬멧을 옆구리에 끼고 당차게 걸어오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10년만에 재개막한 모터사이클쇼를 관람하기 위해 모터사이클 인구가 모여든 것이다. 할리데이비슨 부스 앞엔 누가봐도 '할리데이비슨의 매니아'처럼 차려입은 중년 남성들이 밀집해 있었고, 스즈키 부스 근처엔 젊은 청년들이 전시된 모터사이클에 앉아 포즈를 취했다. 대부분 건장한 체격의 성인 남성들이었는데 눈빛만은 장난감 가게에 들린 어린아이 같았다.
물론 모터사이클쇼에도 자리를 빛내주는 레이싱 모델이 빠지지 않았다. 하지만 혼다 부스에선 그보다 눈에 띄는 여성들이 있었는데 바로 '큐레이터'들이다. 실제 모터사이클을 즐기는 라이더들이 모여 관람객에게 제품 설명을 해주고 자세를 잡을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했다. 모터사이클을 탄 지 벌써 7년차라는 김정빈 씨는 "어렸을 때부터 스쿠터부터 차근히 타는 법을 배웠다"며 "키가 작은 여성도 얼마든지 본인의 몸집보다 큰 모터사이클을 안전하게 탈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직업이 의사인 이보람 씨도 모터사이클의 안전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녀는 "자동차와 달리 교통 정체를 느낄 일이 거의 없고 스피드를 즐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며 "온 계절을 몸으로 맞으며 국도를 달리면 자연과 하나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터사이클을 타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안전 의식이 몸에 배어 있다"며 "일부 몰지각한 라이더 때문에 모터사이클이 위험하다고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일반인들의 인식 변화를 요청했다.
그동안 모터사이클 라이더들이 함께 문화를 공유할 만한 만남의 장이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모터사이클쇼는 개막만으로 의미가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다만 국내 이륜차 제조 1위 업체인 대림자동차의 불참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모터쇼에 비유하자면 현대기아자동차가 빠진 것과 같아서다. 많은 수입차 업체와 부품용품들이 자리를 채우긴 했지만 국내 이륜차 산업을 엿보기에는 부족함이 남았다. 물론 기업 매각과 같은 이슈가 있긴 하지만 리딩 기업으로서의 책임감을 발휘했다면 좋았을 것이란 판단이다. 다음 2회 모터사이클쇼에선 라이더들의 성숙한 문화뿐 아니라 국내 이륜차 시장의 미래이자 성장동력을 확인할 수 있길 기대한다.
사진=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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