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윤현민, 배우라는 이름으로

입력 2016-04-07 14:45  


[안예나 기자] 약 8개월 간 윤현민은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시청률 30%가 넘었던 작품 ‘내 딸, 금사월’에 어엿한 남자 주인공을 꿰차고, 배우라는 이름에 살을 채워 넣는 과정을 거쳤기 때문.

배우 윤현민은 “시청률 30퍼센트 넘는 작품을 내가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까”라고 말하며, 엄청난 파급력을 가진 작품에서 연기에 대한 책임감을 배웠다고 전했다.

이제 겨우 숨을 돌릴 수 있게 된 윤현민은, 그 어느 때보다 더욱 신중하게 차기작을 정하고 있었다. 여태껏 손목에 세월호 사건을 기억하기 위한 노란 고무 팔찌를 차고 다니는 것만 봐도, 그가 어떤 사람인지 여실히 알 수 있었다.


Q. 화보 촬영 소감은, 어느 콘셉트 촬영이 가장 흡족했는지

개인적으로 화보 촬영하는 것을 좋아한다. 드라마에서 보여줄 수 없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참 좋다. 오늘도 역시 즐거웠다. 특히 좋았던 콘셉트는 마지막. 평소 도전하기 힘든 헤어나 메이크업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Q. 야구 선수 출신, 연기에 대한 꿈

10년간 야구 선수 활동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내 진로를 야구로 쭉 가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이 많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던 때 우연히 뮤지컬을 봤는데 무대 위에서 연기를 하는 모습이 참 신선하게 다가오더라. 연기자 때문에 관객들이 울고, 웃는 모습이 참 매력적이더라. 야구 선수를 관두니 딱 그 뮤지컬, 그 배우가 생각이 나더라. 그 뮤지컬이 ‘김종욱 찾기’였는데 어떻게 인연이 또 닿아 2년 뒤, 내가 그 뮤지컬로 연기 활동을 시작할 수 있었다. 야구를 그만두고 연기를 시작한 것에 후회는 전혀 없다. 훨씬 나와 적성도 잘 맞는 것 같고, 지금 배우라는 직업이 참 좋은 것 같다. 오히려 조금 더 일찍 시작했으면 어땠을까 한다.

Q. 영화 ‘투혼’ 상태 역

야구 영화였다. 감독님께서 야구를 실제로 잘 할 수 있는 배우를 찾으셨는데 때마침 내가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처음 연기를 시작하는 때였기에 주혁이 형, 선아 누나, 박철민 선배님 등 많은 분들이 배움을 주셨다. 부산에서 3개월 동안 촬영했다. 촬영 끝나면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시곤 하셨다. 
 
Q. tvN ‘마녀의 연애’ 용수철 역

용수철과 같은 캐릭터는 ‘마녀의 연애’에서 처음 도전한 것이었다. 실제 성격도 그렇지는 않은데 까불고 개구진 캐릭터라 살짝 부담도 없지 않아 있었다. 더군다나 전 작품은 ‘감격시대’였기에. 많이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잘 해냈던 것 같고 그 모습에 ‘연애의 발견’ 도준호 역할도 맡을 수 있던 것 같다. 특히 극 중에서 서준이와의 케미가 좋아 다들 둘이 커플 하라고 할 정도였다.(웃음)

Q. KBS2 ‘연애의 발견’ 도준호 역

실질적으로 러브라인이 이어진 것은 ‘연애의 발견’이 처음이었다. 다행히 많은 분들이 우리 커플을 사랑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마지막 회 대본을 받았는데 문득 우리 커플이 정말 잘 이루어졌음을 예쁘게 보여드리고 싶더라. 집에서는 키스신 애드리브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현장에 오니 고민이 되더라. 슬기한테도 말을 해야 하나 고민도 되고. 하지만 즉흥적인 애드리브로 리얼한 느낌을 연출하고 싶었다. 그래서 감독님께만 말씀드리고 키스신을 찍게 됐다. 슬기한테 말하지 않아 더 좋은 리액션이 나왔던 것 같다. 사실 에릭 형은 내가 정말로 본받고 싶은 남성상이다. 내가 꼭 되고 싶은. 그래서인지 더 친하게 못 다가갔던 것이 조금은 아쉽다. 
 
Q. JTBC ‘순정에 반하다’ 이준희 역

경호 형이랑은 ‘무정도시’ 작품을 함께 한 후 굉장히 친해졌다. ‘순정에 반하다’에 같이 출연하게 된 것도 사실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 둘이 스페인으로 배낭여행을 가는 비행기 안에서 내가 ‘순정에 반하다’ 대본을 읽고 있었다. 읽는데 작품이 너무 재미있더라. 그래서 형한테 읽어보라고 했다. 그랬더니 형도 너무 재미있다고 했다. 둘이 같이 작품을 했으면 좋겠어서 스페인 도착하자마자 대표님께 전화 드렸다.(웃음) 그렇게 다시 작품을 함께 할 수 있었다. 정말 즐거웠다. 진구 형이랑은 촬영 끝나면 매일 순대국밥 집에서 아침까지 술을 함께 마시곤 했다.(웃음) 집이 근처고 둘 다 주량이 꽤 센 편이다. 마초 느낌이 강한, 남성적인 스타일이시다. 감사히도 진구 형이 나를 예뻐해 주셨다. 형의 분량이 적어 아쉬웠었다. 


Q. MBC ‘내 딸, 금사월’

지금 돌이켜보면 여태껏 해왔던 작품 중에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캐릭터 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던 것 같고. 가장 쉽지 않았다. 지금 작품이 끝나 사실 속 시원하다. 초반에 진희와 멜로를 시작할 때 좋은 느낌을 받았다. 호흡이 좋아 앞으로의 스토리가 기대됐고 시청자분들도 응원을 해주셨던 때가 있었다. 극 후반으로 갈수록 아쉬웠던 촬영이었다. 재미있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싶었는데 아쉬웠다. 유재석 선배님이 카메오 출연을 하셨을 때 처음 ‘내 딸, 금사월’에서 애드리브를 했다.(웃음) 메뚜기 춤을 따라하게끔 해주셨다. 진지하면서도 정말 재미있게, 진지하게 해주셨다. 유재석 선배님을 그 날 처음 뵈었는데, 처음에는 정말 신기하더라. 연예인 그 이상이시 않은가. 촬영장에서 먼저 인사해주시면서 두 손 꼭 잡아주시고 고생 많다고 해주셨다. 정말 따뜻한 분이신 것 같다.
 
Q. 도전하고 싶은 역할

로맨틱 코미디물을 하고 싶다. 사실 ‘내 딸, 금사월’에서 그런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그러질 못했다. 밝은 작품에서 멜로를 하고 싶다.

Q. 친한 연예인은

경호 형. 경호 형이랑은 여행을 재작년에는 스페인, 작년에는 뉴욕을 함께 갔다. 원래 이번 달 말에 아이슬란드를 가려고 했는데 내가 스케줄 때문에 못 가게 됐다. 아마 형은 어디론가 떠난 것으로 알고 있다.(웃음) 뉴욕 여행 때 물가가 비싸 숙소를 원 베드, 원 룸에서 묵었다. 그 때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한 침대에서 나체로 한 달간 있었는데 다들 어떻게 생각하셨을까.(웃음) 경호 형이랑 다시 작품 같이 하고 싶다.


Q. 대중들에게 각인되고 싶은 이미지, 앞으로의 목표

연기자로서 작품 속 캐릭터로 각인이 되어도 참 좋지만, 매 작품에서 건강하고 밝게 연기를 하는 배우 윤현민으로도 기억을 해주셨으면 좋겠다. 실제로도 정말 재미있게 매 작품마다 매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다. 앞으로도 그럴 것.

Q. 독자들에게 남기고 싶은 한마디

‘내 딸, 금사월’ 이라는 작품을 통해 책임감이라는 것을 배웠다. 내 인생에서 시청률 30퍼센트 넘는 작품을 또 언제 만날 수 있을지 모르지 않은가. 그 수치는 동 시간대 1500만 가구가 시청하는 것이라고 하더라. 그러한 엄청난 파급력을 가진 작품에서 연기를 함부로 하면 안 된다는 것, 더욱 신중하게 연기에 임해야 한 다는 것을 배웠다. 그래서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더욱 신중하게 차기작을 정하고 있다. 조만간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좋은 작품을 통해 찾아뵐 수 있도록 하겠다. 그 때 더욱 사랑을 해주셨으면 좋겠다.

기획 진행: 안예나, 이주원
포토: bnt포토그래퍼 이호정
영상 촬영, 편집: 박승민 PD 
의상: 울프(wolp), 에트로, 암위(AM.WE), 수피(SUPY)
슈즈: 아키클래식, 에트로, 로크
선글라스: 리에티
헤어: 보이드바이박철 이한 부원장
메이크업: 보이드바이박철 이난희 실장
장소: 바이수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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