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대박’, 전광렬-장근석-여진구, 야망남들의 첫 도약이 시작되다

입력 2016-04-19 00:58   수정 2016-04-19 00:59


[bnt뉴스 김희경 기자] 명석한 두뇌만큼 남다른 야망을 가진 세 남자들이 본격적으로 자신의 칼날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중 서로 간에 얽힌 출생의 비밀을 모르는 장근석과 여진구가 한 마음으로 전광렬을 몰아내기 위해 계략을 차근히 밟아가는 모습은 앞으로 ‘대박’의 전개에 더 큰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4월18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대박’(극본 권순규, 연출 남건)에서는 이인좌(전광렬)가 연잉군(여진구)과 백대길(장근석)의 계략에도 몇 수 앞서 모든 것을 간파해 빠져나가는 모습으로 만만치 않은 백면서생의 모습을 보였다. 또 본격적으로 정치에 대해 뼈아픈 실패를 경험한 연잉군과, 자신의 목숨을 바쳐가면서까지 하위권 사람들의 인생을 개선시키기 위해 몸소 실천에 임하는 대길의 모습도 그려지며 본격적으로 그들이 추구하는 방향성에 대해 전개됐다.

 
연잉군-이인좌, 이건 아마도 전쟁 같은 정치
 
이날 방송에서 가장 날 선 구도를 보인 이들이 있다면 바로 연잉군과 이인좌가 아닐까. 기방에서 왕을 끌어내리기 위한 작당 모임을 갖던 이인좌는 갑작스러운 연잉군의 등장에도 태연히 웃으며 “맹자의 왕도에 대해 논하던 중이었다”며 “우리를 감시라도 하시는 거냐”고 되묻는 대담함을 보였다. 그간 갖고 있던 망나니 모습에서 탈피한 연잉군은 이인좌의 죄를 묻기 위해 반란의 증좌를 찾기 위해 온 힘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투전판에서 대길과 함께 판을 벌이던 이인좌를 본 연잉군은 “모두 체포해라”고 외치며 불법 투전을 벌인 이인좌를 잡았다. 하지만 그는 “증좌가 아무리 많더라도 마음처럼 되지 않을 것”이라며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그의 비릿한 미소를 본 연잉군은 굳은 표정으로 “불법투전, 공물횡령, 매점매석 등 지금까지 읊은 죄명만 따져도 참형을 면치 못할 건데, 백대길 아비의 죽음까지 파헤쳐져야 속이 시원할 거냐”며 협박했다. 그러자 이인좌는 연잉군과 눈을 똑바로 응시한 채 “지금 칼로 당장 저를 베어야 할 거다. 저를 죽일 수 있는 것은 지금이 적기”라며 끝까지 그를 자극했다. 연잉군은 포청으로 이인좌를 포함한 모든 불법 투전자들을 모은 뒤 지엄한 국법으로 다스리리라 다짐하며 이를 갈았다.
 
허나 곤장을 맞고 있는 투전자들 사이에서 보이지 않는 이인좌에 의아함을 느낀 연잉군은 얼마 지나지 않아 의금부에서 풀려나는 것은 물론 투전자 전원이 풀려나게 나게 돼 분노를 참지 못한다. 그는 이인좌를 풀어낸 대사헌을 찾아가 “죄인과 어찌 술을 함께 먹고 있냐”며 따졌지만 “증좌도 없이 죄인이라고 잡아온 점, 임무와 상관없이 투전방을 들어간 점, 사사로이 포청을 움직인 월권행위 등은 편전이 꽤나 시끄러울 것”이라며 되려 연잉군을 나무랐다.
 
이후 연잉군은 이인좌를 오른팔로 쓰고 있는 경종(현우)를 찾아가 이인좌를 내치라고 청하지만 “그 자는 나의 벗이다. 내 그 이상 무엇을 알아야 하나”며 “그 자는 나의 오른팔이며, 나의 왼팔이며, 내 심장을 움켜쥔 자”라는 확고한 말로 이인좌에 대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이어 “금일 너의 잘못을 문제삼지는 않겠으니 이인좌 그 자가 무엇을 하던 모르는 척 넘어가라. 그게 나를 위한 일이며 조정을 위한 일이며 이 나라 조선을 위한 일이다”며 연잉군이 관여할 일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못 박았다.
 
이후 연잉군은 사람을 불러 이인좌의 자료를 쥐 잡듯 뒤지기 시작한다. 그는 “내가 사냥할 사냥감이 어떤 놈인지, 어디서 났는지, 아비는 누구고 처자식은 누군지 모든 걸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그 놈을 잡을 수 있다”며 이인좌를 잡기 위한 강인한 태도를 드러냈다.

 
숙빈 최씨, 대길의 존재 파악하다
 
한편 숙빈 최씨(윤진서)는 궁 밖을 돌아다니는 연잉군의 뒤를 쫓아다니는 수하를 불러 그의 근황을 물었다. 그는 “이 이야기는 모두 비밀리에 진행되는 것”이라고 말하는 최씨의 말에 “최근 투전방을 엄습헤 이인좌를 체포하는 것까지 성공했으나 결국 풀려나고 말았다”고 말했다.
 
이에 최씨는 “그래서 연잉군이 억울함과 분통함에 전하를 알현하고 울고 있는 것이냐”며 연잉군의 감정 상태의 이유에 대해 빠르게 파악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연잉군의 말로는 노름꾼 백만금(이문식)이라는 자가 이인좌의 손에 죽었다고 들었다”는 말에 조금은 쓸쓸한 표정을 지었다. 한때 자신의 지아비였던 자의 최후를 남에게 듣게 되는 것은 썩 즐거운 일은 아니었을 터.
 
이어 “백만금의 시신은 발견되지 못했지만 그 자의 자식이 복수를 하겠다며 사사건건 이인좌와 부딪히고 있다”는 말에 최씨는 그 사실에 대해 되묻곤 눈물을 글썽였다. 육삭둥이 아이를 차마 궐에 키울 수 없어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그에게 대길의 생존은 그야말로 한 줄기 빛 같은 것이었을 터. 숙빈 최씨는 “그 자의 이름이 대길이냐” “대길, 백대길”이라고 읊으며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새끼 범 백대길, 물불 가리지 않는 시원시원한 전략과 심금을 울리는 어록
 
백대길의 가장 큰 특징은 제멋대로이지만 정의롭고, 앞뒤를 따지지 않지만 따듯하다는 점이다. 대길은 과거 자신을 노예로 부렸던 아귀(김뢰하)의 집을 찾아가 계설임(김가은)을 비롯해 함께 고통 받았던 노예들을 전부 풀어냈다. 잠에서 깬 아귀는 “그렇지 않이도 너 때문에 맞은 곤장 때문에 이가 갈리는데, 제 발로 찾아왔다”며 그를 잡으려 했다. 이에 대길은 노예들을 전부 풀어준 뒤 온 몸으로 문을 막아 아귀가 노예를 쫓아가지 못하게 만들었다.
 
머지않아 아귀로 인해 반주검 상태가 된 대길. 그럼에도 그는 “네 따위가 뭔데 왜 사람을 짐승 취급하냐”며 그의 악랄함에 거세게 비판했다. 그때 대길을 구하기 위해 다시 쳐들어온 노예들은 각자의 손에 몽둥이, 낫, 도리깨 등을 무더기로 들고 와 세력을 반전시켰다. 대길은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하고, 생쥐도 굶주리면 고양이를 문다. 하물며 백성은 어떻겠나”며 백성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모습을 보였다.

 
김체건-백대길, 본격 사제 케미의 시작
 
앞서 연잉군과 이인좌가 날 선 대립을 유지시키고 있다면, 김체건(안길강)과 백대길은 마치 브로맨스 같은 사제 케미를 자랑하며 앞으로의 호흡에 대해 예고했다. 이인좌를 잡기 위해 진정한 타짜의 길을 선택한 대길은 산에서 고기를 뜯어먹고 있는 김체건을 찾아가 “앞으로 조선 제일의 타짜가 될 백대길이 오늘부터 당신을 스승으로 삼겠다”고 선전포고했다.
 
이에 김체건은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나 “나 오늘 죽는다. 하나 뿐인 제자가 지금 죽으러 가니 죽이든 살리든 사부 마음대로 하라”며 다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아귀의 집으로 향했다. 아귀의 집에 있는 노예들을 온 몸으로 구해내려는 대목이었다.
 
김체건은 “별 싱거운 놈 다 보겠다”며 대수롭지 않은 표정을 지었으나. 이내 백대길과 계설임에게 위험이 닥치자 짱돌로 아귀 일행을 단순히 제압한다. 당당히 정문으로 들어온 김체건은 “내가 좀 바쁘다. 한꺼번에 와라”는 터프한 면모를 보이며 달려드는 사람들을 모두 싹쓸이했다.
 
이후 김체건은 대길에게 “너 나 여기 오라고 일부러 우리 집에 온 거냐”며 대길의 속을 떠봤고, 본격적으로 대길을 훈련시키는 김체건의 모습에서는 은근한 츤데레가 느껴지기도 했다.
 
한편 ‘대박’은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사진출처: SBS ‘대박’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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