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시의 삶, 제시의 음악 그리고 제시의 꿈

입력 2016-05-09 10:25  


[배계현 기자] 약 12년의 활동 끝에 최고의 스타덤에 오른 제시. ‘걸크러시’라는 신조어는 그를 두고 하는 말에 틀림없다.

‘언프리티 랩스타’에서 워낙 강렬한 이미지를 남겼기에 대중은 그를 차갑고 강인한 이미지로만 생각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1분만 같이 있어보면 알 수 있다. 그가 얼마나 유쾌하고 기분 좋은 매력을 듬뿍 담고 있는지. 

얌전하고 여성스러운 여자 연예인들 사이에서 그의 통통 튀는 색깔은 단번에 그를 대세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가 지닌 솔직하고 당당한 자신감은 그를 더 아름답게 빛내고 있다.

그 누구도 아닌 제시만의 매력은 ‘제시’라는 이름 두 글자로 충분하다. 1%의 꾸밈도 없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가장 멋진 제시와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Q. 화보 촬영 소감 한 마디.

재미있었다.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모습을 다양하게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다.

Q. 요즘 정말 바쁘겠다.

잠을 거의 못 잔다. 잠잘 시간도 부족하고 집에 가면 바로 녹초가 돼서 모니터링을 못할 정도다.

Q. KBS2 예능 ‘언니들의 슬램덩크’를 통해 솔직한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반응이 어떤지.

매주 금요일 밤에 방송이 되는데 아직 한 번도 못 봤다. 주위에서는 굉장히 재미있게 봐주셔서 뿌듯하다. 솔직히 첫 고정 예능이라 많이 떨렸다. 다른 사람의 꿈을 도와주면서 많은 모습을 보여주는 거라 부담이 됐었지만 하다보니까 좋다.

Q. 함께 출연하는 김숙과 ‘앙숙케미’를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도 티격 거리나.

김숙 언니와는 같은 샵을 다녀서 전부터 많이 뵈었다. 성격이 정말 좋아서 실제 모습과 방송의 모습이 똑같다. 성격이 잘 맞아서 가식 없이 좋게 지낼 수 있는 것 같다.

Q. 김숙의 꿈인 버스 운전면허 취득에 함께 도전하고 있다. 생각해 놓은 제시의 꿈이 있나.

계속 생각 중이다. 첫 회에 김숙 언니 꿈이 너무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그렇게 어려운 꿈은 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은 했다.

Q. 언니들에게 예쁨을 많이 받겠다.

아직 언니들을 알게 되는 단계이기 때문에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 특히 라미란 언니의 경우 ‘응답하라 1988’을 못 봐서 언니에 대해 잘 몰랐다. 그런데 엄마 같이 너무 잘 챙겨주셔서 촬영하면서 많이 친해졌다. 촬영이 끝나고도 문자로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힘이 난다.

Q. ‘언니들의 슬램덩크’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 점은.

특별한 모습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예능에서 가식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다. 사실 김숙 언니랑 먼저 캐스팅을 받았을 때 ‘왜 나를 캐스팅했지’했던 의아함이 있었는데 지금은 출연하는 자체가 좋다. 열심히 해 볼 생각이다.


Q. ‘언프리티 랩스타’를 시작으로 다른 프로그램들에서 보여주었던 센 이미지가 굳혀진 게 사실이다.

사실 그 세 보인다는 의미를 잘 모르겠다. 센 것이 아니라 솔직한 것 아닐까. 보통의 사람들 이 보여주지 않는 솔직한 모습을 나는 그저 보여주는 것뿐이다. 눈물을 흘린다거나 짜증을 냈던 모습도 모두 나는 리얼이었다. 특히 언프리티 랩스타는 포맷이 없었던 내추럴한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줬던 것뿐이다.

Q. 사람들이 너무 강하게만 봐서 속상하지는 않는지.

사실 정말 강한 편이긴 하다. 오랫동안 활동을 견뎌오고 이겨내 온 게 강한 거라고 생각한다.  다만 다른 연예인들보다 이미지가 세 보이기도 하고 얌전하거나 조신한 성격이 아닐 뿐이다. 사실 사람들 머리에 너무 인식이 박혀있는 부분도 있다. 나에게 ‘센 언니’라는 단어는 인디펜던트(independent)의 의미에 더 가깝다. 대중들에게 보여지는 외모는 어쩔 수 없지만 성격 자체가 센 것은 아니라는 걸 알려주고 싶다.

Q. 데뷔 12년. 오랜 활동 끝에 스타덤에 올랐다.

힘들게 왔다. 운도 좋았지만 열심히 한만큼 이뤄진 것 같다. 언프리티 랩스타에서 부각이 됐지만 음악적으로는 항상 자신이 있었다. 어떤 직업이라도 열심히만 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제시에게 ‘언프리티 랩스타’의 의미는.

그 프로그램을 통해서 출연자들 모두 서로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아예 포맷이 없었던 프로그램이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는데 이제는 조금 벗어나서 내 음악을 하고 싶다.


Q. 정말 많은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섭외에 대부분 다 응해주는 편인지.

초반에는 그랬는데 지금은 행사를 비롯해 다른 일들이 많다. 사실 요즘에는 예능에 많이 출연하다보니 음악에 대한 정체성이 많이 없어진 것 같아 혼란스럽다. 그래서 이제는 좀 줄이고 음악에 대한 중심을 많이 두고 싶다. 노래하는 내 모습을 다시 찾고 싶다.

Q. 고정이 아니더라도 출연 욕심이 나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무한도전. 대부분의 프로그램에 출연을 했는데 무한도전에는 아직 못했다.

Q. 다른 사람들이 제시의 특정 멘트를 흉내낼 때 기분이 어떤가.

잘 보고 있다. 그런데 이제는 그만했으면 좋겠다. 솔직히 하나도 안 똑같다. 어떻게 보면 관심을 가져주고 인상 깊게 봐줘서 좋은데 너무 많이 해서 식상하지 않나. 

Q. 요즘 제시가 대세라는 걸 실감하는지.

대세는 한 순간 아닐까. 가수나 연기자가 한 번 떴다고 영원히 가는 것은 아니니까.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혼자 많은 생각을 하는 편인데 늘 내일은 더 잘하자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음악적으로 열심히 하고 싶다. 

Q. 강하고 섹시한 이미지. 다른 이미지를 원하지는 않나.

제시는 그냥 제시다. 나는 많은 모습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분위기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면 또 다른 모습을 떠올릴 수 있지 않을까. 사실 외모적인 이미지에 대해 관심이 없다. 어떻게 평가해 주시던 다 좋다. 나에겐 외모적인 부분보다 내적인 자신감이 더 중요하다.

Q. 강하게만 보이는 제시도 남자들의 대시가 있으면 받아줄까.

요즘은 안 받아 준다. 연애를 안 한지 1년이 훨씬 넘었다. 원래 연애할 때 오래 사귀는 편인데 지금은 일에 빠져 있어 솔직히 만날 시간도 없다. 사람들이 많이 갖는 오해가 남자도 많이 만나고 술도 많이 마실 거 같다고 하는데 전혀 아니다. 오히려 남자 만날 시간이 없어서 너무 슬플 지경이다.

Q. 그렇게 바쁜 생활임에도 지금이 재밌을 것 같다.

즐겨야하지 않을까. 사람이니까 잠도 못자고 힘들면 짜증도 나는데 사실 모든 직업이 다 힘들지 않나. 무대에 설 때가 가장 행복하다. 솔직히 말하면 예능같은 게 정말 힘들다. 내 행동으로 인한 대중의 시선을 무시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일이 있다는 게 행복해서 아무리 힘들어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Q. 오랫동안 가족과 떨어져서 지냈다고.

여기서 처음 말하는 것 같다. 부모님과 15살 때부터 떨어져 살았는데 부모님께 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 힘들어도 내색을 안 하는 게 죄송하다. 오빠 둘이 나를 강하게 키웠기 때문에 성격도 오빠들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

Q. 외로울 때가 많겠다. 그럴 때는 어떻게 해소하는지.

외로움은 해소가 어렵다. 다른 사람들은 친구들과 커피를 마시고 운동을 하면서 해소한다고 하는데 나는 운동도 안하고 그럴 시간도 없다. 그나마 쇼핑으로 해소하는데 그것도 한 순간일 뿐이라 외로움은 풀 수 없는 것 같다.

Q. 술은 안 마신다고 했는데 스케줄 없을 때 친구들을 만나면 주로 뭘 하나.

요즘에는 친구들도 잘 못 만나지만 커피도 마시고 마사지도 받는다. 몇 주 전에 클럽을 갔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 숨이 다 막히길래 바로 나왔다. 어렸을 때는 일이 없었기 때문에 클럽을 많이 다녔는데 이제는 클럽에 대한 흥미가 없어졌다. 주위에서 제발 남자도 만나고 술도 마시자고 하는데 밖에 잘 안 나간다.

Q. 유명해지면서 불편한 점이 생겼겠다.

밖에 잘 못 나간다는 점? 사실 평소에는 화장을 잘 안하고 다닌다. 화장을 안하고 나가면 못 알아볼 줄 알았는데 다 알아보더라. 이제는 나이 많으신 어른들도 다 알아보니까 너무 신기한 마음이 크다.

Q. 몸매관리는 어떻게 하나. 

많이들 물어 본다. 하지만 워낙 활동적이라 많이 먹어도 살이 안 찐다. 가족이 다 말라 유전인 것 같기도 하지만 이제부터는 체력 관리를 위해 운동을 할 생각이다. 3년 동안 운동을 안했는데 올해는 운동을 시작하는 게 목표다. 

Q. 제시의 전성기. 제시가 있을 수 있었던 이유는.

시대가 바뀐 게 크지 않을까. 예전에는 방송에서 막말을 해서도 안 되고 보수적인 성격이 강했는데 지금은 정말 많이 달라졌다. 여자들이 강해지고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시대라는 점에서 내가 또 다른 문화를 만들고 있는 것 같아 자랑스럽다. 그래서 랩퍼를 비롯해 멋있는 여자 가수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Q. 제시의 앨범은 언제 만날 수 있을까.

서두르고 싶지는 않다. 2005년 마지막 앨범 이후로 계속 싱글만 냈기 때문에 조금씩 내 색깔을 갈고 닦아 이번 년도 안에 꼭 앨범을 낼 생각이다.

Q. 제시에게 음악이란.

제시는 그냥 제시이듯 내 노래도 내 장르가 있다. 자기만의 음악 색깔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다른 누구와 비교할 수 없는 음악을 하고 싶다. 최고의 랩퍼, 최고의 싱어가 아닌 그냥 아티스트로서. 

기획 진행: 배계현
포토: bnt포토그래퍼 차케이
영상 촬영, 편집: 정도진, 남우림
의상: 르샵, 스타일난다, 엄브로, KKXX
슈즈: 할리샵, CXL by 크리스찬 라크르와, 아키클래식
시계: 에리스골드
주얼리: 케이트앤켈리, 블랙뮤즈
선글라스: 라피스 센시블레
백: 로사케이
헤어: 제니하우스 올리브점 종수 실장
메이크업: 제니하우스 올리브점 이정 디자이너
장소협찬: 마이스윗



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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