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기자] SBS 예능 ‘런닝맨’을 통해 깨알 같은 재미를 선사하며 ‘왕코형님’으로 활약하고 있는 개그맨 겸 MC 지석진. 최근에는 중국을 넘나들며 한류 스타로 거듭난 예능인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그와 bnt가 만났다.
촬영 내내 시종일관 밝은 모습을 보여주던 그는 인터뷰가 시작되고 몇 차례 질문이 오가자 이내 바쁜 일정 때문에 소홀했던 가족들에 대해 미안함을 감추지 못하며 얘기를 전해왔다. 더불어 ‘런닝맨’에서 ‘좋은 멤버’들과 함께하는 그 시간을 떠올리며 미소를 짓기도.
꾸며진 모습이 아닌 보여지는 것 이상으로 유쾌하고 솔직한 매력을 가진 이 남자, 지석진과의 인터뷰를 공개한다.
Q. 화보 소감
사실 오랜만에 멋있는 척하고 촬영했는데 의상도 마음에 들었고 편안했다. 나는 내가 아닌 줄 알았다(웃음).
Q.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컨셉은.
공사장 앞에서 촬영한 컨셉이 머릿속에 남을 정도로 너무 마음이 들더라. 그런데 아무래도 길거리에서 촬영하다보니 사람들이 쳐다봐서 조금 부끄러웠다.
Q. 일단 SBS 예능 ‘런닝맨’ 멤버이자 맏형으로서 6년 동안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유지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이렇게 오기까지 한 두 명의 힘으로는 올 수가 없다. 큰 사고 없이 바른 생활을 하고 있는 착한 멤버들과 많은 노력과 고민을 하고 있는 제작진 덕분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다 큰 어른들이 어린아이 같은 게임을 하면서 장난기 있고 철없는 모습들이 동심을 보여주며 대중들이 마음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방송이기 때문에 좋아해주지 않나 생각이 든다. 한 가지 이유로는 설명이 되지 않은 것 같다.
Q. SBS 예능 ‘런닝맨’, 초창기 시청률이 저조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은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까지 많은 인기를 받고 있는데 잘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는지.
말 그대로 초창기 1년 동안 시청률 때문에 정말 힘들었다. 하지만 확신은 있었다. 주위에서 재미있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고 언젠가는 반응이 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거짓말처럼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더라. 그리고 이름표를 뜯는 것 자체가 ‘런닝맨’에서 신선한 매력이 있었다. 그렇게 결국 시청자분들이 반응해 주셔서 오래 유지해 왔는데 요즘에는 새로운 것들을 시도해보려고 제작진 분들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Q. 방송 생활 24년 차 지석진, 야외에서 하는 예능 적응하기 힘들었다고.
나는 사실 지금까지 방송을 하면서 쉬어 본 적도 없고 어떤 위기를 대면한 적도 없었다. 무명일 때도 케이블 방송이 생기면서 일은 되게 많았다. 사람들은 모르는데 내가 방송하면서 가장 힘들었을 때가 ‘런닝맨’ 초창기 때가 아니었나 싶다. 내가 해왔던 방송 컨셉은 스튜디오 위주였고 ‘런닝맨’은 전부 야외였기 때문에 환경의 변화가 가장 적응하기 힘들었다.
Q. 당시 어떤 고민들을 했는지.
‘내가 어떤 모습을 보여야 좋을까’라는 고민부터 하게 되더라. 몸이 힘든 것이 아니라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Q. SBS 예능 ‘런닝맨’, 언제부터 적응했는지.
그게 사실 내가 ‘런닝맨’을 촬영할 때 나의 약한 체력을 받아들일 때부터 마음이 편하더라. 당시 내 스스로 받아들이지 못해 우기다가, 인정하고 받아들이니 요즘에는 마음이 너무 편하다. 오히려 녹화하러 가는 날이 즐겁다(웃음). 난 개인적으로 인생은 운칠기삼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는 것에 대해 너무 고맙고 난 정말 운이 좋은 것 같다.
Q. SBS 예능 ‘런닝맨’ 게스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게스트는.
일단 어렸을 때 우상이었던 성룡 씨를 잊을 수가 없다. 정말 꿈같은 일이다. 그날 딱 세 시간 촬영했는데 너무 친절하게 해줬고 즐겁게 촬영하고 가시더라. 그리고 빅뱅 멤버 지드래곤도 기억에 남는데 논두렁에서 물을 받아놓고 고무줄로 댕겨서 앞으로 가는 게임이다. 팽팽한 고무줄을 배에다 묶고 앞으로 가다가 그 탄력으로 다시 뒤로 가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그 흙탕물에서 고약한 냄새가 나더라. 지드래곤하면 최고의 스타인데 너무 미안했고 본인도 어이가 없는지 웃더라. 그래도 정말 열심히 해줬다.
마지막으로 최근에 촬영했던 배우 이제훈 씨, 난 원래 드라마를 잘 안 보는 편인데 어느 날 우연히 tvN 드라마 ‘시그널’을 봤는데 너무 재미있더라. 그래서 이제훈 씨 이미지가 아직 남아 있는 상태에서 만나게 되었는데 제훈 씨가 정말 즐거워하면서 촬영에 임했고 사람이 겸손하더라.
Q. ‘런닝맨’은 지석진에게 어떤 프로그램.
이런 생각을 많이 해보지 못했는데 지금 딱 드는 생각은 ‘또 다른 삶’을 살게 해준 프로그램이 아닐까. ‘런닝맨’ 이전의 삶과 이후의 삶이 많이 달라졌다. 그전에는 그냥 MC, 그냥 진행하는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패션이나 헤어스타일 그리고 마인드가 많이 젊어졌다. 그리고 해외에서 ‘런닝맨’ 공연을 하게 되었고 많은 관객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게 되었다. 그래서 난 내 인생에 늘 고마운 프로그램이다. 한마디로 인생 작품이다.
Q. 한류 스타로 거듭난 지석진, 실감이 가는지.
솔직히 한국에 있으면 많이 느끼진 못한다. 평소에 친구들과 만나도 커피숍에서 만나고 차에서 나오고 들어가니깐 모르는데 SNS을 할 때 많이 느낀다. 반응이 빨리 오기도 하고 특히 공항에 가면 많은 기자들이 나와 주더라. 그리고 한국에 관광하러 온 중국인들과 마주치고 알아봤을 때 많이 느낀다.
Q. 가족 반응은 어떤지.
일단 아내는 나를 스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남편 지석진일 뿐이다. 무명시절부터 아내와 알아서 연예인인가 싶기도 하고 아내가 본인은 내가 스타라고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하더라(웃음). 그런데 내가 가족들을 대만에 데려간 적이 있었다. 공항에 내릴 때부터 기자들이 수 십 명이 있었는데 그때 많이 놀랐다고 했다. 그러나 평소에는 그냥 한 가정의 가장 그리고 남편이고 아빠일 뿐이다.
Q. 중국 스케줄을 소화하다 보면 가족과 떨어져 있는 시간이 많을 텐데.
얼마 전에 일주일 동안 집에 옷 한번 갈아입고 집에 못 들어간 적이 있었다. 그런데 아내가 살짝 떨어져 있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하더라(웃음). 우리 아내는 일 때문에 집 비우고 자리에 비우는 것을 이해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가고 싶어 하는 곳을 편하게 가지 못하는 것이 가장 미안하다. 놀이공원이나 워터파크, 수영장, 해외여행 한번 마음 편하게 가지 못해 많이 아쉽고 미안한 마음뿐이다.
Q. 국민MC 유재석과 절친한 사이, 무명시절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데뷔 후 무명 때 김용만, 김수용 등 우리들이 나이트클럽을 많이 다녔다. 당시 차가 있던 친구가 수용이 혼자였고 다들 차살 돈이 없었다. 그렇게 나이트클럽을 가기 위해 6명이 모였는데 자리가 하나 모자라더라. 결국 고민 끝에 재석이가 트렁크 안에 타고 갔는데 그때 흰 티를 입은 바람에 타이어 자국이 나버렸다(웃음). 그거 입고 그대로 나이트클럽을 가서 놀고 나올 때까지 아무 말도 안했던 기억이 난다.
Q. 음반계획.
내가 데뷔를 가수로 했기 때문에 가수에 대한 꿈이 막연하게 있다. 그래서 아직 구체적인 것은 아니지만 6월 말에 중국에서 음반 녹음을 할 계획이다.
Q. 앞으로 목표.
내 마지막 목표는 후배양성을 하고 싶다. 음반제작, 콘서트제작, 배우양성 등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기회가 되면 꼭 하고 싶다. 연예인으로 시작해서 연예활동을 하고 이 길로 가는 것이 어떻게 보면 성공적인 삶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늦게까지 방송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그렇다고 여길 떠나는 것은 더욱 싫다. 연예 분야를 내가 너무 사랑하다 보니 오히려 내가 하지 못하는 것을 후배들을 보면서 흐뭇해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내가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이 되었을 때 꼭 이룰 생각이다.
Q.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
먼저 ‘런닝맨’을 사랑해주시는 많은 분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리고 오늘 인터뷰를 하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새삼 마음을 다시 잡게 되는 것 같다.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드리던 간에 항상 최선을 다하는 지석진으로 거듭되도록 노력하겠다.
Q. 중국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有些话一直想对中国粉丝们说,但一直没有机会说出口,这是我的想法,也是《Running Man》所有成员的想法。在这里由衷地向中国粉丝表示感谢,给了我如此多的关爱与关心。在我们去中国公演的时候,舞台下的你们总是对我们说:“我们很幸福,真的很感谢你们”,一直给予我们爱护与鼓励,还给我们加油,真的很感谢你们。你们的恩情我一辈子也不忘记。
(이야기할 기회가 없어서 못했는데 중국 팬들에게 진짜 전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 이건 내 생각이기도 하고 ‘런닝맨’ 멤버들의 생각이기도 하다. 중국 팬들에게 늘 고마워하고 있다. 중국을 겨냥한 것도 아니고 단지 내 일을 했을 뿐인데 너무나도 많은 사랑과 관심을 줘서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중국으로 해외 공연을 갈 때 무대 밑에서 ‘우리 너무 행복하지 않냐, 정말 감사하지 않냐’라고 이야기한 뒤 무대 위에 선다. 항상 사랑해주고 걱정해주고 그리고 응원도 함께 보내줘서 정말 감사하다. 이 은혜는 평생 잊지 못할 거다.)
기획 진행: 김민수
포토: bnt포토그래퍼 차케이
영상 촬영, 편집: 조영래 PD
의상: 울프(wolp), 반하트 디 알바자, 비욘드클로젯
슈즈: 로버스
시계: 가가밀라노
선글라스: 리에티
헤어: 크로체나인 지윤 실장
메이크업: 크로체나인 오희진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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