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리 기자] 윤지민만큼 자신의 색(色)이 뚜렷한 배우를 찾기도 힘들다.
화려한 옷을 입고 당당한 워킹으로 런웨이를 누비던 옛 모습은 생각나지 않을 만큼 확실한 팜므파탈 여배우로 자리 잡은 그. 출산과 육아로 인해 2년 여 브라운관에서 떠나 있었지만 여전히 그의 존재감은 확고하게 남아 있다.
데뷔 초와 변함없는 완벽한 몸매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그와 bnt가 만났다. 그는 ‘한여름 밤의 꿈’을 콘셉트로 진행된 이번 화보에서 녹슬지 않은 모델로서의 포스를 맘껏 뽐냈다. 특히 그는 시원한 여름을 연상케 하는 파격적인 금발로 등장해 스태프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주었다.
그는 “모든 것을 흡수하겠다는 마음,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으로 헤어 컬러를 바꿨다”고 전했다. 실제로 변화를 두려워하는 편은 아니라는 그는 그래서 모델에서 배우로 변신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과거를 회상하기도 했다.
섹시 여배우 타이틀을 잠시 내려놓고 한 아이의 엄마로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그는 육아에 대한 질문에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들지만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기에 그 순간이 너무 감사하다”고 답했다. 그 중에도 배우의 본능을 숨길 수 없었는지 “육아를 하면서 여러 가지 감정이 들었는데 이 감정을 연기할 때 사용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자신만의 육아 팁으로는 ‘자연주의’라고 전했다. 아버지가 운영하는 과수원에서 아이가 자유롭게 누빌 수 있게 둔다고. 실제 성격도 작품 속의 도회적인 이미지와는 달리 자유분방하고 털털한 편이라는 그는 내추럴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편이라고 한다.
술, 담배를 하지 않고 커피도 잘 마시지 않으며 유기농 음식, 저염식을 즐긴다는 그. 아이와 함께 내추럴한 삶을 살고 있지만 가끔씩 외출할 때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쫙 빼입고 나간다고 한다. “가끔 빅토리아 베컴처럼 차려입고 나가면 그에서 오는 희열이 있죠”라고 웃는 모습에 비로소 우리가 아는 윤지민이 보였다.
내추럴함과 유니크의 조화를 추구하는 그. 그런 삶의 방식은 그의 환상적인 몸매에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모델로 데뷔했을 때와 출산을 한 지금 몸매의 차이가 없는 그에게 몸매 관리 비법에 대해 질문했다.
잘 쉬지 않고 많이 움직이는 편이라는 그는 제일 좋아하는 것을 ‘산책’이라 꼽았다. 그리고 달리는 것보다 효과적이라며 점핑보드를 강력 추천했다. 이어 “어릴 때부터 복숭아즙이나 민들레즙을 챙겨먹었는데 이제와 보니 그게 디톡스 주스랑 비슷하더라”라며 독소배출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그도 출산 후에 지금의 몸매를 다시 되찾기까지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기 낳으면 살이 다 빠질 줄 알았는데 절대 그렇지 않았다. 고작 2kg만 빠져서 너무 억울해서 울었다”며 “출산 후 다이어트에는 모유수유가 좋았다”고 자신의 비법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2년의 휴식기 동안 좋은 작품 출연 제의도 몇 번 있었지만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거절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움과 후에 대한 걱정은 남았다. 이런 그에게 친한 감독이 ‘너를 대체할 수 있는 배우는 별로 없으니 쉬고 나와라’라고 조언했고 그는 이 말에 많은 위안을 얻었다고 한다.
사실 그는 강하고 나쁜, 팜므파탈 캐릭터를 자주 연기했다. 그의 연기에 몰입한 아주머니들에게 욕설을 듣는 것도 다반사 심지어 어떤 때는 그의 친척도 ‘못됐다’고 할 정도였다고 한다. 이미지 변신을 하고 싶은 생각은 없냐는 질문에 그는 “그런 역할이 안 들어온다”며 웃음지었다. 내추럴한 역을 해보고 싶을 때도 있지만 팬들은 여전히 섹시한 모습으로 남기를 원한다며 “나 스스로도 쎈 역할을 할 때 재밌고 악역을 하면 희열을 느낀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의 워너비는 배우 이혜영이라 말했다. 굉장히 좋아하고 닮고 싶은 배우라며 그의 연극을 보러갈 계획이라 전하기도 했다. 재밌게 본 작품으로는 ‘태양의 후예’와 ‘응답하라1988’을 들며 다들 그렇듯이 박보검에서 송중기로 넘어갔다며 설레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로는 ‘좀비’를 꼽았다. “인간이 할 수 있는 배역 중 가장 독특한 좀비 역할을 해보고 싶다”며 해외 좀비 영화를 보고 그들의 동작 연기를 하나하나 분석했다고 하니 그의 말이 진정임을 알 수 있을 터.
‘배우는 어떤 연기를 보여준다기보다 어떤 작품을 만나느냐에 따라 옷을 잘 입어야한다’고 생각한다는 그. 그동안의 휴식기에서 배우란 직업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꼈다는 그는 이전보다 더 열심히 연기할 것 같다고 한다. 기존의 섹시한 팜므파탈도 좋고 섹시한 좀비도 좋다. 어서 빨리 윤지민을 작품에서 만나는 날을 기대한다.
기획 진행: 이유리
포토: bnt포토그래퍼 문진우
래쉬가드: 보그핏
헤어: 차홍 아르더 이은 디자이너
메이크업: 우현증메르시 유하 실장
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