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단단한 나무처럼 흔들리지 않는 배우 정일우

입력 2016-05-31 09:37  


[박승현 기자] 거칠지만 아이같이 웃음 짓는 모습이 그저 사랑스러웠던 반항아 고등학생. 마냥 학생 같은 풋풋함을 가지고 있을 것만 같던 그 배우가 이제는 가슴이 저린 사랑 연기, 마음이 따뜻해지는 수 많은 배역들을 통해 10년 차 진짜 배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배우 정일우. 그를 알게 된 후로 이토록 오랜 시간이 흘렀는지 의아할 정도로 그는 언제나 우리에게 새로운 정일우의 모습으로 마주 서있었다.

연이은 촬영과 쉼 없는 스케줄에도 여전히 배우이기에 행복하다는 정일우. 10년이라는 세월이 무색할 만큼 여전히 싱그러운 그의 미소는 그가 ‘만약 배우가 되지 않았더라면’ 이라는 가정을 상상하고 싶지 않게 만드는 ‘마성’을 보여줬다는 사실.

단단한 나무처럼 이제는 흔들리지 않고 배우의 길을 걸어갈 정일우와 bnt가 함께 나눈 이야기를 지금 바로 만나보자.

Q. 오랜만의 화보 작업이었던 것 같아요. 어땠나요.

그렇잖아도 제가 발리에서 bnt와 함께 화보 작업을 했었잖아요. 그 직전에 mbc 드라마 ‘야경꾼 일지’로 최우수상을 받고 갔었기 때문에 쭉 기억에 남아 있었는데 오늘도 작업 마치고 ‘2016 아시아 모델 어워즈’에 특별상을 수상하러 가게 되었어요. bnt만 만나면 좋은 일이 있는 것 같아서 더욱 즐겁게 촬영한 것 같아요(웃음).

Q. 어느덧 데뷔 10주년이 되었네요. 이제는 어엿한 경력의 연기자가 되었는데 어떤가요. 첫 데뷔 순간과 지금을 떠올리면 많은 것이 변했을 것 같아요.

그렇죠. 말로 형언 할 수 없을 정도로 저의 삶 자제가 많이 바뀌었죠. 이제는 배우 정일우의 삶이 아닌 삶은 생각하기 힘들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어요. 너무 익숙해져서 어떤 것이 변화가 있는지 헷갈릴 정도에요(웃음).

인생의 반이라는 시간을 배우를 준비하고 데뷔해서 살아왔기 때문에 한 길만 바라보고 달려온 것이 대견하기도 하고 아직 갈 길이 멀고 배울 것이 많지만 그래도 배우가 되어서 행복한 것 같아요. 여전히 일하거나 연기하는 것들이 항상 힘들다고 느끼기도 하고 또 이렇게 긴 시간을 해왔다고 해도 모르는 것들이 많은 순간들이 있는데 그래도 이제는 좀 더 여유가 생겼다고 해야 하나 그런 마음이 많이 들죠.

제가 10년 차에 딱 서른이 되었잖아요. 서른이 되니까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이 좀 바뀌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요.

Q. 일우씨가 그간 어떻게 지냈는지도 궁금하네요.

드라마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를 열심히 촬영하며 지냈죠. 사전 제작 드라마라서 줄곧 촬영을 해왔고 올해 하반기 즈음에 방송을 할 예정이 될 것 같아요. 청춘 로맨스 물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재미있게 보시지 않을까 생각이 돼요. 일단 나오는 남자 배우들의 비주얼이 굉장히 좋기 때문에 여성분들이 좋아할 거란 생각이 듭니다 하하.

Q. 그 비주얼 중 하나가 정일우이기도 하고요?

저는 그냥 숟가락만 얹는 거에요(웃음).
사실 오래 쉬지는 않았어요. 굉장히 바쁘게 지냈는데. 대학교 졸업하고 대학원도 들어가고 그리고 중국에서 영화 한 편 찍고 드라마 한 편 찍으면서 바쁘게 보냈죠. 한국에서도 웹 드라마 ‘고품격 짝사랑’이라는 작품도 찍었고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도 찍고 있죠. 1년 동안 쉰 적이 없는 것 같아요.

Q. 아무래도 최근에는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었겠네요.

드라마 촬영 한 지 4개월 가량 지났는데 이제 마지막까지 열흘 정도 남았어요. 그래서 집중해서 마무리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Q. 배우 정일우가 이렇게 바쁘고 또 힘들 때에 가장 힘이 되어 주는 것은 무엇일까요.

작품적으로 슬럼프가 오거나 연기적으로 고민이 많을 때 그리고 주위에 사람들이 확 붙었다가 확 떨어져 나갈 시기들이 많았거든요. 그럴 때에 제 주위를 둘러보면 제 주위에 남아있는 사람들은 팬들 밖에 없더라고요. 빈말이 아니라 힘들 때 팬들 덕분에 버틸 수 있고 더 성장하고 올라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마음을 먹었던 것 같아요.

제가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배우를 하며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팬 분들의 사랑과 힘이 크지 않았나 싶어요. 이제는 좀 더 단단한 나무처럼 잘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고요. 팬들이랑도 10년을 넘게 봐오다 보니까 가족 같기도 친구 같기도 해요. 그 누구보다 저의 모든 것을 아는 분들이잖아요. 팬 분들이 촬영 현장에 놀러 오시면 얘기를 많이 나누는 편이에요. 팬들의 이야기도 많이 들으려고 하고 팬들도 제 얘기를 많이 들어주고.

그런 부분들이 삶의 일 부분이 되어가는 것 같아요. 팬들이랑 얘기하면 저도 스트레스가 풀리고 힐링도 받고 요즘에는 많이 그래요. 제가 여유가 생겼다는 것이 그런 것 같아요. 예전에는 팬 분들이 사랑해 주시는 것에 마냥 감사한 마음만 가지고 있었어요. 제 팬 분들 중에 대부분이 여성분이기 때문에 감싸주고 싶고 배려해주고 싶고 그런 마음들도 생기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요.

처음에는 어떻게 해야 할 지 잘 몰랐어요. 팬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고. 이제는 저만의 스타일이 생긴 것 같아요.


Q. 팬들과 단짝처럼 지내는 모습이 보기 좋네요. 그래도 데뷔 10년차가 되었으니 팬들의 눈치를 볼 시기는 아닐 것 같은데(웃음).

눈치 보이죠. 잔소리 엄청 해요(웃음).

Q. 팬들의 눈치를 살짝 보면서 밝히는 정일우의 솔직한 이상형은 어떨까요.

정말로 솔직하게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집안 교육이에요. 지내다 보면 보이는 것 같아요. 집안이 잘 살고 못 살고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화목한 가정에서 자랐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또 요즘에는 사람의 됨됨이를 많이 보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그런 분에게 더 끌리는 것 같고요. 자기 일을 열심히 하고 현명하고 똑똑한 사람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Q. 상대방의 현명함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단번에 알긴 어려울 테죠?

상대방이 현명한 사람인지는 얘기를 나누다 보면 알게 되는 것 같아요. 배우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까 사람을 관찰할 일이 많이 생기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얘기를 오랜 시간 나누지 않아도 조금은 알게 되는 그런 것이 있죠.

Q. 이제 서른에 접어들면서 연애 혹은 결혼에 대한 생각들도 궁금한데

제 중학교 친구들 중에 벌써 아이를 키우고 있는 친구들이 굉장히 많아요. 제 주변에 정말 친한 친구들이 모두 중학교 친구들인데 60%가 결혼한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제가 확 아저씨가 된 것 같은 기분도 들고 하하.

근데 저는 아직 결혼 생각이 전혀 없어요. 오히려 결혼을 왜 해야 하나 의문을 가지고 있기도 하죠. 더 많이 책임져야 할 것 들이 생기잖아요. 저는 아직 제가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제가 좀 더 안정이 되고 마음이 생겼을 때에 결혼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어요. 사실은 마흔 전 까지는 결혼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요.

Q. 마흔이라면 아직도 멀었네요.

인생이 긴데 즐기면서 살아야죠(웃음).

Q. ‘무한도전’이나 ‘런닝맨’ 등 예능에 한번 출연하면 활약이 대단해요. 예능 욕심도 있는 것 같은데

예능 욕심이라기 보다는 제가 굉장히 승부욕이 있어요. 승부욕이 심해서 남에게 지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하다 보니 그런 곳에 나가면 촬영이란 사실을 신경 안 쓰고 그거에만 집중을 하니까 열심히 한다고 느껴지는 것 같아요.

예능은 참 어려운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저는 좀 더 자연스럽고 동적인 것들이 잘 맞는 것 같아서 ‘런닝맨’이 참 잘 맞았거든요.

Q. 그렇다면 출연하고 싶은 예능은 뭐가 있을까요.

출연하고 싶은 것은 ‘삼시세끼’에요. 제가 요리하는 것을 너무 좋아하고 또 적응력이 굉장히 빠르거든요. 그래서 ‘삼시세끼’에 출연하면 굉장히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웃음).

Q. 그렇다면 예능에서 보여주는 승부욕이 연기에서도 발동 되겠네요.

네. 그런데 오히려 안 좋더라고요. 연기 할 때에는 마음 비우고 제 연기에 집중해야 좋은 것 같아요. 승부욕을 내고 욕심을 부리고 할수록 더 연기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안 그러려고 노력 하고 있습니다.

Q. ‘we2’라는 브랜드도 론칭했을 정도로 패션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평소 정일우의 패션 스타일이나 패션 철학이 궁금한데

워낙 옷을 좋아해요. 작품 할 때에도 아이디어를 많이 내는 편이고 또 제 옷도 많이 입고 그렇죠. 옷을 사는 데 돈을 너무 많이 써서 고치려고 노력하는 중이고 많이 고쳐졌어요 하하.
꼭 비싼 옷 좋은 옷을 안 입더라도 자신에게 어울리는 것을 입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저는 늘 기본을 지키려고 항상 노력합니다.

Q. 오늘 화보 촬영 현장에도 기본대로 입고 오신건지 궁금한데요?

오늘은 아니에요 하하.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왔으니까 (웃음).
현장에 올 때는 편하게 입으려고 하는 편이에요. 촬영을 할 때는 워낙 꾸며서 입잖아요.


Q. 본의 아니게 자꾸 나이 이야기를 하게 되어서 미안하네요(웃음). 서른 살이 된 정일우라니 감회가 남 다를 것 같아요.

제 이십 대를 돌아보면서 후회되는 것 중 하나는 더 공격적으로 혹은 적극적으로 일을 할 걸이란 후회가 남는 거에요. 당시에는 너무 걱정이 앞서고 안 해도 될 걱정들을 사서 했거든요. 그런 것들에 시간을 낭비했고. 근데 사실 이십 대 때는 그걸 모르는 것 같아요. 서른이 돼보니까 아쉬운 것도 많고 그렇죠. 하지만 그런 것들이 저를 지탱해주는 원동력이 되어있지 않을까 생각도 들어요.

미리 미리 많이 배운 것이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이십 대 친구들을 보면 진짜 다양한 일을 해보는 것이 재산인 것 같아요. 다양한 경험이나 뭐라도 해보는 것이 정말 좋은 것 같단 생각이 들죠. 요즘 현장의 스텝들이 거의 다 저랑 동갑이거나 동생들이에요. 다들 열심히 사는 것을 보면 내가 저 나이 때에 저렇게 열심히 했을까 생각도 들고 많이 배우고 생각하죠.

Q. 생각이 참 많아지는 시기인 것 같아요.

맞아요. 앞자리 바뀌는 것이 정말 크더라고요 하하. 서른 별거 있겠어 했는데 확 달라지는 것 같더라고요.

Q. 연기자가 되지 않았더라면 지금 서른 살의 정일우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요.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웃음). 이만한 직업이 없고 정말 행복하고. 10년동안 배우가 된 것을 한번도 후회해 본 적이 없어요.

Q. 데뷔 10년을 맞이 했잖아요. 정일우의 앞으로의 10년은 또 어떨지도 궁금하네요.

아직 제가 삼십 대의 플랜을 짤 만큼 여유가 없었던 것 같아요. 정말 쉬지 않고 일 했기 때문에 조금 더 여유가 생기면 생각을 해보고 싶죠.

예전에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일을 많이 하고 그런 것들이 중요하다 생각했는데 지금은 내면을 채우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어요. 삼십 대의 초 중반은 혼자만의 시간을 좀 가지려고 노력을 할 것 같아요. 제가 촬영하고 그러면 책을 잘 못 읽어요. 그래서 책도 좀 많이 읽으면서 좀 더 다양한 간접 경험들을 쌓아야지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10년을 꾸준히 사랑해 준 팬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마디 전해 볼까요.

항상 이십 대의 초반에는 왜 나를 좋아하고 사랑해주시지 라는 생각을 했는데 이제는 정말 단짝 같은 존재가 되었어요. 제가 더 배려하고 챙겨드리려고 노력하고 있고 팬들의 사랑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지금처럼만 사랑을 보내 주시면 너무 감사할 것 같아요. 저도 배우로서 늘 좋은 연기와 좋은 작품 보여드리고 또 인간 정일우로서도 여러분들과 삶을 공유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기획 진행: 박승현, 우지안
포토: bnt포토그래퍼 김연중
영상 촬영, 편집: 박승민, 이미리
의상: 랑방, 발렌티노, 더 스튜디오 케이, 넘버 투애니원, 톰 브라운, 프라다
슈즈: 컨버스, 리비에라스, 생 로랑
헤어: 드엔 보리 디자이너
메이크업: 드엔 전미연 대표원장
스타일리스트: 조아름
장소: bnt 식물원



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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