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배우 천이슬, 여름 장미의 강렬함을 입다

입력 2016-06-09 10:14  


[위효선 기자] 천이슬을 다시 만났다. 계절이 바뀌어 다시 만난 그는 변함없는 환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강아지를 품에 안고 등장한 천이슬은 포근한 느낌이 들기까지 했다.

천이슬은 겨울이 지나가고 봄과 여름이 다가오는 동안 주연을 맡아 영화 한편의 촬영을 끝냈고, JTBC골프 채널에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작년에 시작한 주얼리 브랜드 사업도 물 흐르듯이 순항 중이다. 부쩍 탄탄해진 바디라인은 배우로서, 운동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MC로서 그의 준비성을 보여준다.

천이슬은 더욱 활발한 활동을 꿈꾼다. 더위가 시작되는 여름 땡볕 아래에서 피어난 강렬한 넝쿨 장미처럼 여름의 초입에서 그는, 꽃폈다.


Q. 첫 주연을 맡은 영화 ‘그녀들의 사정’은 어떤 작품인가?
로맨틱 코미디 장르이고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원작보다 수위를 약간 낮춰서 15세 등급에 맞춰 스토리를 풀었다. 여자들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고 남자 주인공과의 러브 스토리도 들어있다.

Q. ‘그녀들의 사정’을 첫 주연작으로 선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첫 번째 이유는 시나리오의 힘이었다. 대본을 받아서 읽기 시작할 때부터 빵빵 터졌다. 아직 신인이라서 어떠한 작품이 들어와도 무조건 열심히 할 자신이 있지만, 캐릭터 자체가 정말 재미있었기 때문에 욕심이 더 났다. 캐릭터와 스토리를 파악하면서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이 들어서 참여하게 됐다.

Q. 영화 속에서 어떤 캐릭터를 맡았는지?
남자에 관해서 전혀 모르는 캐릭터인데, 주변에 남자를 정말 잘 아는 친구들을 두어서 코믹한 이야기를 풀어간다. 촬영할 때 일부러 더 웃기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순진한 모습이 강조된 캐릭터였는데, 작품을 이끌어가는 주연 캐릭터로서 재미있는 요소들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감독님과의 상의 하에 코믹한 요소를 많이 추가했다.

Q. 실제 모습과 비슷한 점이 많은 캐릭터였나?
비슷한 점이 많았다. 오디션 때부터 감독님께 캐릭터와 싱크로율이 높다는 말을 들었었다. 오디션 때 감독님과 대본 리딩을 하는데 이해가 잘 안되는 부분이 있어서 “감독님, 이게 무슨 말이에요?”라고 물었더니 그 모습을 보시고 “그렇게 묻는 모습이 딱 네 캐릭터”라고 하셨다. 바보 같은 면도 있으면서 푼수 같은 모습이 비슷한 것 같다.

Q. 첫 주연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나?
물론 있었다. 촬영 분량이 정말 많았는데, 93신 중에 80신 가량 출연했다. 매 신을 놓칠 수가 없었기 때문에 대본 분석을 정말 열심히 해갔고, 감독님도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 신마다 재미있는 연출을 하고 싶어서 아이디어를 준비해가느라 열심히 노력했다.

Q. 촬영을 끝내며 아쉬운 점은 없었는지?
정말 아쉽다. 이 작품이 특히 더 그렇다. 아무래도 처음 주연을 맡게 된 작품이라 애착이 크기 때문인 것 같다. 처음 만난 배우들과도 처음부터 어색한 시간 없이 지금처럼 편한 사이였더라면 더 즐거운 장면이 많이 나올 수 있었을 것 같다.


Q. 2015년 주얼리 브랜드 ‘이에스듀’를 런칭했다.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
액세서리를 워낙 좋아했던 것이 브랜드를 론칭하게 된 첫 번째 이유다. 그리고 O'live ‘셰어하우스’에 출연했을 때 김재웅 디자이너와 친하게 지내면서 더 흥미를 가지게 됐다. 김재웅 디자이너가 주얼리 디자인 사업을 하고 있는데 영향을 받게 됐다.

Q. 사업을 시작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
연예인 신분으로 일을 할 때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 시작됐다. 미팅을 한번 하더라도 브랜드의 책임자이자 디자이너로서 미팅을 이끌어가고 주재해야 하는 위치가 어렵기도 했다. 또한 다른 환경은 모두 제외하고 오로지 제품으로서 승부를 봐야한다는 것이 어려웠다. 런칭 첫 단계에는 내 취향을 담아서 주얼리를 만드는 오류를 범하기도 했다. 여전히 대중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노력은 계속하고 있다.

Q. 사업을 이끌어가면서 가장 뿌듯한 순간은 언제인가?
‘천이슬이 디자인한 주얼리’라고 처음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지만 관심이 구매로 이어지기까지는 제품의 품질이 가장 중요하다. 후기 올라올 때랑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가 됐다고 보고가 오면 가장 기쁘다. 온라인에는 ‘이에스듀’가 천이슬의 브랜드라는 것을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오프라인에서는 아니다. 디스플레이된 제품만을 보고 ‘예쁘다’를 넘어 구매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뿌듯하다. 고객들의 피드백이 느껴지는 순간의 기쁨이 가장 크다.

Q. 브랜드의 책임자로서 목표가 있나?
많은 사람들이 제가 만든 주얼리를 착용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최종적인 목표로는 앞으로 디자인 공부를 더 열심히 해서 다양한 제품군에 진출하고 싶다. 그렇게 해서 앞으로 디자이너로서 패션위크에 서보고 싶다.

Q. 5월 말, JTBC 골프 ‘신수지, 천이슬의 스윙스윙’이 새롭게 시작했다. 골프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이유는?
우연한 계기로 골프를 배우게 됐는데, 제의가 왔다. 운동을 원래 좋아하는데, 골프가 특히 더 잘 맞아서 출연을 결심했다. 프로그램이 초보 골퍼들을 위한 레슨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이제 막 골프를 시작한 사람으로서 프로그램에 딱 맞는 출연자라고 생각한다.

Q. 스포테이너 신수지와 함께 출연한다. 둘의 호흡은 어떤가?
케미스트리가 꽤 잘 맞는 것 같다. 수지는 여자인 내가 봐도 멋있는 사람이다. 골프를 치러 필드에 일주일에 네 번 나간다고 들었다. 수지가 목표를 정해두면 끝까지 밀고 나가는 성격이라 그 모습을 보면서 국가대표는 다르구나 싶었다. 워낙 성격이 좋아서 진행을 할 때 서로 잘 맞는다. 털털한 동생일 때도 있는데 언니 같은 면이 많다.


Q. 인스타그램에 운동하는 사진이 많다. 즐기는 운동이 따로 있는지?
요즘은 골프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평소에 웨이트 트레이닝과 필라테스는 꾸준히 하고 있다. 스킨스쿠버도 좋아해서 가끔 한다. 원래 활동적이라 어떤 운동이든지 좋아하는 편이다.

Q. 연기 외적으로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이 많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KBS ‘인간의 조건’. 일주일 동안 눈 뜰 때부터 잠들 때까지 여과없이 담았던 프로그램이다. 방송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됐을 때였고, 리얼리티 출연 경험도 거의 처음이라 신기하면서도 즐거웠던 기억이 많이 남는다. 외모에 가려져있었던 털털한 매력도 보여드린 것 같다.

Q. 다양한 포맷의 예능 프로그램이 있는데 자신의 모습이 가장 자연스럽게 나오는 포맷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말을 잘 못하는 스타일이라 토크 형식의 프로그램은 말을 자주 버벅거리곤 한다. 그런데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는 그런 모습 조차도 있는 그대로 좋아해주시기 때문에 부담이 덜하고 촬영하면서도 즐겁다.

Q. 앞으로 출연하고 싶은 예능 프로그램이 있다면?
tvN ‘꽃보다 청춘’ 같은 여행 프로그램과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하고 싶다. 두 프로그램이 리얼 예능이라 잘 맞을 것 같다. 여행 프로그램을 하게 된다면 재미있는 개그우먼 언니들이랑 같이 가고 싶다. 영희 언니나 숙 언니랑 가면 분명 재미있을 것이다.

Q. 배우로서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장르는 무엇인가?
액션물을 해보고 싶다.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격이라 활동적인 연기를 하면 즐겁게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액션 스쿨에 다니면 굉장히 피곤하고 힘들다고 들었는데, 몸 쓰는 건 운동이든 연기든 좋아하기 때문에 괜찮다.

Q. 도전하고 싶은 캐릭터
로맨틱 코미디 장르 중에 ‘엽기적인 그녀’ 속 전지현 선배님 같은 캐릭터를 하고 싶다. 이번 영화를 촬영하면서 감독님께서도 ‘너는 시트콤에 나올 법한 캐릭터가 잘 맞는 것 같다’고 하셨기 때문에 특히 욕심난다. 실제로도 ‘4차원이다’, ‘엽기적이다’라는 말을 들을 때도 있을 만큼 엉뚱한 성격을 가지고 있기도 해서 자신 있다.

Q. 롤모델
손예진 선배님을 롤모델로 생각하고 있다. 청순한 캐릭터는 물론이고, 영화 ‘무방비도시’나 ‘해적’에서는 팜므파탈 매력이나 카리스마 넘치는 역할도 훌륭하게 소화하셨다. 여러가지 캐릭터를 무한히 소화할 수 있는 연기력을 가지신 손예진 선배님이 롤모델이다.

Q. 배우 천이슬의 장점과 더 노력해야 할 점은?
노력파이고 독기가 있는 것이 장점인 것 같다. 이번 영화 ‘그녀들의 사정’도 정말 준비를 많이 했다. 장면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려서 감독님과 상의도 많이 했고, 준비한 것들을 현장에서 구현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부산 사투리 억양이 아직 남아있는 것은 앞으로도 고쳐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감정을 나타낼 때 사투리 억양이 좋지 않은데, 말투를 고쳐서 감정표현을 해야 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Q. 중국 활동 계획이 있나?
이번 영화가 중국에서 개봉을 할 예정이고 새롭게 들어가는 골프 프로그램이 중국 텐진 TV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텐진 TV가 중국 내 3대 채널로 손꼽히기 때문에 좋은 기회가 온 것 같다. 6월부터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Q. 천이슬의 버킷리스트
영화 ‘그녀들의 사정’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진출하는 것이 올해 버킷리스트다.

기획 진행: 위효선
포토: bnt포토그래퍼 서영호
의상: 보그핏, 아키클래식, 에이인, 메릴링 by 스페이스 눌, 마가린 핑거스
아이웨어: 블랙피하트 Black Pirate
주얼리: 이에스듀
슈즈: 아키클래식, 나무하나, 바바라, 포니
헤어: 티아라 봄 실장
메이크업: 티아라 조예원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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