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운 기자] 올해로 데뷔 7년차인 배우 한다은은 영화, 드라마,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영역으로 스펙트럼을 넓혀가며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보통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짐작해볼 수 있는데 한다은은 연기라는 영역 안에서 거침없이 도전하는 배우인 듯 했다. 일례로 이번에 진행된 화보 역시 정돈된 여배우의 모습보다는 자연스럽고 건강한 느낌의 운동복 콘셉트였음에도 불구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촬영에 임하는 모습에서 기자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오늘 진행된 두 가지 콘셉트 중에 어떤 게 마음에 들었나요?
첫 번째 콘셉트가 마음에 들었어요. 아무래도 촬영장소가 필라테스 센터이니만큼 장소와 잘 어울리는 의상으로 좀 더 건강해 보이는 콘셉트여서 즐거웠어요.
평소 도전해보고 싶은 화보 콘셉트가 있다면요.
저는 예전부터 뷰티화보를 해보고 싶었어요. 눈이나 입술, 헤어에 포인트를 주는 거요.
평소 즐겨 입는 의상 스타일은 어때요?
캐주얼한 느낌을 좋아하고 여성스러운 스타일은 별로 안 좋아해요. 블랙 앤 화이트 계열의 의상이나 청바지에 캐주얼한 블라우스, 흰 티를 즐겨 입어요.
이번 화보촬영을 위해 따로 준비하신 부분이 있나요?
필라테스를 꾸준히 하고 있는데 화보촬영을 위해 좀 더 타이트하게 운동했어요.
필라테스 이외에 좋아하는 운동 있어요?
요즘 같은 여름철에는 수영도 자주하고 평소에는 등산하는 거 좋아해요. 최근에는 승마도 즐겨하고 조만간 클라이밍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다른 인터뷰 보니까 육상선수로 활동했다고 하던데 운동신경이 좋으신가 봐요.
네, 반에서 여자애들끼리 피구할 때 공으로 다 맞추는 스타일이었거든요. 운동을 굉장히 즐겨 해요. 부모님도 육상을 하셔서 저도 어릴 때부터 뛰어노는 것을 좋아하고 그랬어요.
그럼 왜 육상으로 진로를 정하지 않았어요?
육상으로 상도 몇 번 탔었고 유명한 육상부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왔어요. 그래서 그 육상부에 구경삼아 한 번 가봤는데 육상 하는 선배들이 모두 커트머리에 까만 피부인거에요. 그 당시엔 그게 너무 싫었어요. 긴 머리를 포기할 수 없었거든요.
단순하지만 굉장히 설득력있는 말이네요. 그나저나 아까 화보촬영하면서 현대무용을 했다고 했는데 육상을 포기하면서 자연스럽게 무용을 하게 된 건가요?
무용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원래 연극영화과를 지망해서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특기준비로 현대무용을 준비했는데 하다보니까 몸 쓰는 게 재밌고 무용을 배우면서도 충분히 연기가 나오기 때문에 제가 느끼는 대로 움직이는 게 너무 즐거워서 푹 빠지게 됐죠. 무용을 하는 것도 좋고 연기도 포기할 수 없어서 고민을 하게 됐는데 일단 학생신분으로는 무용에 집중하고 스무 살에 연기를 배워보자고 결정하게 됐어요. 고등학교 때까지는 그냥 즐기고 있는 것을 마음껏 즐겨보자고 마음먹었거든요. 사실 부모님께선 전공을 살리지 못할 것 같아 반대도 많이 하시고 그랬는데 결국 무용으로 대학교 전공을 선택하게 됐고 이후에 대학을 다니면서 아카데미도 다니고 개인레슨으로 연기를 차근차근 배우기 시작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육상, 무용 등 꾸준히 운동을 해왔고 운동이라 하면 건강이라는 단어를 빼놓을 수 없는데, 본인이 생각하는 건강함이란 무엇인 것 같아요?
너무 빤한 대답일 것 같은데 정신적인 즐거움이요. 저는 고등학교 때 무용이 즐겁지 않았으면 포기했을 거예요. 외적이든 내적이든 건강함을 유지하려면 정신적으로 즐거워야지 표현이 된다고 생각해요. 운동을 즐겁게 하지 않고 억지로 하면 스트레스가 쌓이잖아요.
자신만의 건강이나 뷰티 관련 팁 있어요?
일상생활에서 바른 자세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바른 자세가 정말 중요하다고 느낀 게 나이가 들면서 몸이 달라지는 게 아니라 기본자세가 틀어져서 몸이 달라져요. 제가 무용을 할 때는 탄력이 있었는데 대학을 졸업하고 연기에 집중하면서 취미로 무용을 하다 보니 조금씩 기본자세가 무너지더라고요. 아무래도 무용을 하는 사람들은 몸에 예민해서 그런지 몸이 달라지는 게 더 잘 느껴졌어요. 일상생활에서 매사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건 당연히 힘들기 때문에 하루는 허리를 꼿꼿이 세운다던가 하루는 허벅지 안쪽근육에 힘을 준다던지 그렇게 해요. 한 번에 자세를 모두 교정하려면 너무 힘들고 오래 못가거든요.
화보나 연기 등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배우나 롤모델이 있다면요.
연기 쪽에 롤모델은 황정민 선배님이요. 모든 색깔을 다 갖고 계신 게 존경스러워요. 역할에 대한 집중도나 에너지가 제일 존경하는 부분이에요. 요즘은 사실 조금 바뀔 거 같은 게 최근에 광고를 보고 반하게 된 김혜수 선배님이요. 김혜수 선배님의 기존 이미지보다는 자기관리가 굉장히 존경스러웠어요. 그 짧은 시간 안에 자신감, 에너지 등이 전부 다 느껴지면서 너무 멋있는 거예요. 저렇게 자신감이 있으려면 자기 자신에 대한 관리가 철저해야 진정한 자신감이 우러나온다는 걸 보고 멋진 여성이라고 느꼈어요.
본격적으로 배우라는 꿈을 꾸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중 3때 성당을 다녔는데 연말축제 때 연극부에 들어가게 됐어요. 그때 처음 무대에서 연극을 해봤어요. 같이 어울려 다니던 언니 중 한 명이 빅뱅의 GD와 서울국악예고 음악연극과 동기였거든요. 그래서 언니가 학교에서 준비하던 연극대본도 가져다주고 연습도 시켜줬어요. 그때부터 자연스럽게 배우라는 꿈을 갖게 된 것 같아요.
배우를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 것 같아요?
배우를 제외하고는 그저 작은 관심정도로만 생각했지 크게 다른 꿈을 꿔본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굳이 2순위의 꿈을 생각해보면 아마도 법조계에 있지 않았을까 싶어요. 학교에서 성적은 나름 좋은 편이었거든요. 물론 무용을 중심으로 돌아가던 학창시절이었지만 성적에도 소홀히 하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법학과를 지망하는 친구들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성적이지만 모의고사에서도 수능에서도 법과 사회 과목은 늘 1등급이었던 걸 보면 나름 재능이 있지 않았나 싶어요.
운동 이외에 취미나 특기는요.
정적인 취미는 집에서 할 수 있는 십자수나 취미용 그림 그리기, 독서를 좋아해요. 책을 읽을 땐 장르 구분 없이 골고루 보는 편이에요. 십자수는 작품 만드는 걸 워낙 좋아해서 친구나 가족들한테 선물하기도 해요. 사실 만드는 과정을 좋아하지 모으는 취미는 없어서요. 그림 그리기는 최근에 시작한 취미인데 제 방 벽에 한 작품 걸어놨어요. 이밖에도 새롭게 시작하고 배우는 걸 워낙 좋아해서 꽃꽂이나 바이올린도 배우고 싶어요. 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너무 많아요. 특기는 노래와 액션이요. 항상 언제쯤 액션연기를 해보나 했는데, 이번 MBC 주말드라마 옥중화에서 짧게나마 진세연(옥녀)씨와 멋진 감옥신을 연기했어요. 물론 대역 분들이 많이 도와주셨지만 제 액션연기에 다들 놀라시더라고요. 이때다 싶어 실컷 액션 신을 연기했는데 기회가 된다면 본격적인 액션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평소 연기 연습은 어떻게 하고, 연기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뭐에요?
집에서 연습할 때 휴대폰으로 제 오디션 장면을 찍어보면서 연습해요. 굉장히 재밌어요. 어떤 작품의 어떤 배역, 오디션 날짜를 잡아놓고 그 오디션에 맞는 독백을 찾고요. 준비가 되면 집이 오디션 장으로 변해요. 오디션이 시작 되는 거죠. 가끔 친구한테 감독님 역할을 시켜보기도 하는데 친구들도 처음엔 민망해하고 웃었는데 지금은 감독님 다 됐어요. 연기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상대배우와의 교감이요. 대부분의 배우들은 프로라서 개인독백은 무리 없이 잘 소화해내는 것 같아요. 문제는 상대배우와 함께 연기할 때죠. 사전에 상대배우와 장면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그때 각자의 감정 전달이 잘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방송, 무대는 연습이 아니니까요. 결과물이 잘 전달돼야하기 때문에 철저히 준비해야 최상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요즘은 상대 배우와의 케미도 작품 흥행에 한 몫 하잖아요. 그만큼 상대의 호흡과 감정을 알고 또 그걸 받는 방법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일상생활에서 할 수 있는 연습은 친구의 말이나 고민 잘 들어주기, 다른 사람 설득하기, 이해시키기 같은 것들이 아닐까 생각해요.
드라마 vs 영화 vs 연극 vs 뮤지컬을 비교해서 말해주세요.
넷 중에 뭐가 제일 재미있느냐고 물어본다면 사실 뭐가 훨씬 재밌다고 느껴진 적은 없어요. 드라마를 할 때는 요즘 대중들이 좋아하는 세련된 캐릭터가 되는 게 재밌고, 영화를 할 때는 좀 더 제 자신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고, 연극이나 뮤지컬은 관객들과 실시간으로 액션과 리액션을 주고받는, 함께하는 생방송 같은 묘미가 있어요. 관객들의 반응에 크게 좌지우지 되지는 않지만 제 감정을 배우 못지않게 몰입해서 받아주시는 관객들을 만나게 되는 날이면 공연 후에도 함께 교감한 그 따뜻함이 오래가요. 그래서 장르마다 느끼는 즐거움이 달라요. 뭐가 더 재밌다고 비교할 수가 없어요. 왜 사랑도 여러 가지가 있잖아요. 부모님에 대한 사랑, 친구와의 사랑, 추억에 대한 사랑, 연인간의 사랑 등등. 제게 힘이 되고 생활의 에너지가 되는 부분이 다를 뿐 그 크기의 정도가 다르지는 않아요. 나이에 따라서도 또 다른 사랑들이 생겨나듯 활동을 하면 할수록 새로운 즐거움이 항상 기대돼요.
대표작이라고 할 만한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나요?
사실 저는 아직 대표작이라고 할 만한 작품이 없어요. 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저만의 대표작은 영화 몬스터에요. 아역 나리(안서현)의 친언니인 연희라는 역할을 맡았는데, 처음 오디션이 들어왔을 때 심한 구타 장면과 노출신이 있다고 했어요. 여배우에겐 민감한 신이기에 무작정 도전하면 안 되겠다 생각하고 시나리오를 계속 보면서 준비했어요. 촬영 당일 감독님께서 노출 신을 생략시키기로 해서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속상하기도 하더라고요. 제가 가장 고민했던 부분이기도 했고 제 연기에서 또 다른 첫 도전이기도 했으니까요.
배우 생활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면 들려주세요.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지만 저는 늘 처음이라는 것에 의미를 많이 두는 것 같아요. 첫 작품인 녹색마차에서 난희라는 역할을 연기할 때가 가장 기억이 남아요. 회사가 없을 때 함께하게 된 작품이라 당시 다니던 학원에서 단체로 본 오디션에 엉겁결에 캐스팅됐어요. 그래서 현장이라든지 카메라라든지 이런 것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거든요. 현장이 아시다시피 엄청 바쁘고 정신없잖아요. 제게는 첫 현장이라 나름 눈치껏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놓치는 것들이 정말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작은 역할의 신인배우에게 관심 가져주시고 챙겨주신 여러 스텝 분들께 너무 감사하고 그래서 더욱 기억에 남네요.
친하게 지내는 배우가 있나요?
같은 소속사 배우 선배님이자 지금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에서 기태로 출연 중인 김기두 오빠요. 주변에 친한 배우들이 거의 없는 편인데 기두 오빠와는 종종 안부 연락도 하고 함께 무대 작품도 같이 가기도 해요.
배우로서 자신만의 경쟁력이나 매력 포인트가 있다면요.
배우가 되겠다는 마음을 갖고 현장에 뛰어든 지 7년차가 됐어요. 물론 중간에 작품 활동을 쉬기도 했지만 스스로 연기의 끈을 놓은 적은 한 번도 없어요. 꾸준히 크고 작은 다양한 장르를 경험해서인지 늘 연기적으로는 자신이 있었어요. 이밖에 제 매력 포인트는 한 살 한 살 나이가 먹으면서 표정이나 감정에 따라 때로는 해맑아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못된 애처럼 보이기도 하고, 다양한 느낌과 분위기가 생긴 것 같아요. 저의 이런 매력 포인트를 좋은 작품을 통해 빠른 시일 내에 보여드리고 싶네요.
제가 인터뷰하면서 느낀 바에 의하면 다은씨는 밝고 긍적적인 성격을 갖고 있는 것 같은데 스트레스를 받을 땐 어떻게 해소해요?
성격 자체가 워낙 스트레스를 키우지 않는 성향이라 사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는 않은 편이에요. 그래도 머리가 복잡하거나 털어놓고 싶을 때는 교회에 가요. 제가 후천성 크리스천이거든요. 교회는 제게 심리 상담소이자 주치의가 계시는 장소에요. 그리고 늦은 밤 밖에 나갈 수 없을 때는 신나는 음악을 틀어놓고 매트 위에서 춤을 춰요. 운동도 되고 땀도 나고 스트레스 풀기에는 최고에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찬물로 머리감기요.
본인의 실제 성격은 어떤 것 같아요?
의견 갈등이나 다툼을 싫어해서 되도록 상대방에게 맞추는 편이에요. 그러다보니 긍정적인 성격이 됐어요. 원래도 타인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었던 것 같아요. 이해가 되지 않는 경우에도 저 사람이 저러는 이유가 있겠지, 사정이 있겠지 하는 성격이었어요. 하지만 제가 그렇게 이해해야하는 사람들과 가까이 지내지는 않아요. 나름 고집이 있거든요. 그런데 살아가다보면 저랑 맞는 사람들하고만 살아갈 순 없잖아요. 그래서 역지사지를 하게 됐어요. 다른 사람도 저를 봤을 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느낄 수 있겠다고 생각하면서 사회성이 많이 늘었어요. 그렇다고 가식적이지는 않아요. 그냥 털털하게, 솔직하게 제 의견을 말하는 게 편해요. 그래서인지 여러 사람이 모이는 자리에서는 주도하는 성격인 것 같아요.
쉬는 날엔 주로 무엇을 하면서 보내요?
최근 옥중화에서 체탐인 선화 역을 마치고 액션에 더 신경 쓰기 시작했어요. 다음에 또 비슷한 역할을 할 때 대역 분들 못지않은 실력을 발휘하기 위해 액션을 제대로 배워보려 노력하고 있어요. 그리고 중국어 공부도 꾸준히 하고 있어요.
이상형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해주세요.
외모로는 남자다운 외모를 좋아해요. 국내 배우로 보자면 차승원 선배님이요. 나이는 연상으로 10살 정도, 연하로는 3살까지가 괜찮을 것 같은데 연하보다는 연상이 더 좋아요. 성격은 제가 애교가 많아서 그런지 애교 많은 남자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그리고 또 책임감과 추진력 있는 남자였으면 좋겠네요.
향후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나요?
멀리까지 내다본다면 배우를 지망하는 후배들이나 현역 배우들에게 있어서 누군가의 롤모델이 되고 싶어요. 연기력이나 마인드, 습관이 되도 상관없어요. 누군가의 롤모델이 된다는 건 자신의 분야에서 가장 큰 성공이 아닐까 싶어요. 물론 지금은 롤모델이 되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해야만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있어요.
기획 진행: 김희운
포토: bnt포토그래퍼 김연중
의상: 보그핏
헤어: 정샘물 이스트점 가희, 선주 디자이너
메이크업: 정샘물 이스트점 홍서윤 팀장
장소: 센트리얼 필라테스 선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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