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운 기자] 타고나기로 예쁜 얼굴과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은 듯 한 인형 몸매를 자랑하는 타히티 지수는 천상 연예인을 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 같았다.
차갑고 말이 없을 것 같은 세련된 이미지와는 달리 인터뷰 내내 솔직하고 털털한 모습으로 반전매력을 보인 그는 민감하고 조심스러운 질문에도 한 치의 꾸밈없이 자신의 생각을 차분히 이야기하는 모습에는 나이답지 않은 성숙함이 느껴지기까지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가수생활을 시작한지 벌써 5년차에 접어든 그였기에 아이돌다운 정형화된 대답이 아니라 자신만의 뚜렷한 주관과 진솔한 매력이 더해져 보다 깊이 있고 풍부한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오늘 촬영 중 마음에 드는 콘셉트랑 간단한 소감 좀 말해주세요.
제 취향에 가까웠던 콘셉트는 꽃무늬 원피스에 레드립이요. 색감이 많아서 좋았고요. 평소에는 레드립을 잘 안 바르는데 화면에 예쁘게 잘 나와서 마음에 들었어요.
도전해보고 싶은 콘셉트나 의상스타일이 있다면요.
스포티한 스타일이요. 핫팬츠에 민소매 입고 보드를 타는 건강미 넘치는 콘셉트요. 전체적으로 살짝 잔 근육이 드러나는 그런 느낌 있잖아요.
최근에 건강미가 대세긴 하죠. 지수씨 얼마 전에 드라마 ‘엽기적인 그녀’ 오디션을 보기도 했지만 본업은 가수이잖아요. 처음에 어떻게 가수를 시작하게 됐는지 궁금해요.
19살 때 가수로 데뷔를 했는데 그전부터 연기 쪽에 관심이 있었어요. 남들보다 좀 더 빨리 일을 시작하고 싶어서 적극적으로 이쪽 일에 뛰어들게 된 것 같아요. 지금 23살인데 벌써 5년차 가수가 됐네요. 사실 고향이 춘천이라 일을 시작할 때 한계가 있는 부분이 많았어요. 그래서 인터넷으로 오디션을 찾아보고 프로필 사진도 셀카 찍어서 보내고 그랬어요.
결국 노력 끝에 가수가 됐는데 가수로 활동하면서 기억에 남는 노래가 있다면요.
저희 타히티 노래 중에 유일하게 발라드 곡이 하나 있는데 ‘Prety Face’라고 가사가 너무 힐링되고 마음에 와 닿아서 무대에서 다 같이 부를 때가 뭔가 찡한 것 같아요.
평소 즐겨 듣는 음악장르는요?
아예 상반된 일렉이나 잠잘 때 들어도 될 정도의 잔잔한 힐링곡을 즐겨들어요. 혼자서 돌아다닐 때는 신나는 일렉 음악을 듣고 집에서는 조용한 곡을 듣곤 해요.
콜라보 해보고 싶은 가수가 있을까요? 요즘 힙합 가수들이랑 콜라보 많이 하잖아요.
제가 핫한 힙합 가수 분들과 작업하기엔 너무 스웨그가 없고 부족한 부분이 많아서 ‘트러블 메이커’처럼 대중적이고 쉬운 댄스곡을 콜라보해보고 싶어요.
친한 가수나 연예인 분들이 있나요?
크레용팝, 에이핑크 손나은, 천이슬 언니, 신수지 언니 두루두루 친하게 지내요.
아까 5년차라고 말했는데 가수생활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저희가 한국에서도 활동하지만 일본에서도 자주 활동을 해요. 소규모로 단독 콘서트를 많이 하는데 두 달 동안 50회 공연을 한 적이 있어요. 그때 타히티 3주년 이벤트와 맞물려서 일본 팬 분들이 깜짝 이벤트를 해주셨던 게 기억에 남아요. 그리고 최근에 제가 드라마 ‘엽기적인 그녀’ 주인공 공개오디션에서 최종 10위 안에 들어서 국민투표를 한 적이 있는데, 팬 분들께 눈물날 정도로 감사한 거예요. 팬 분들의 힘을 다시 한 번 느낀 계기였어요.
기분이 안 좋았던 에피소드도 있을 것 같아요.
솔직히 저도 사람이니까 그 날 기분이 안 좋을 때가 있잖아요. 대부분의 연예인들이 그러하겠지만 특히 아이돌들은 카메라가 따라붙는 일이 굉장히 많은 것 같아요. 차안에서 차에서 내릴 때, 대기실 등등 쉴틈 없이 카메라가 붙는 게 좀 힘들었어요.
조심스러운 질문이지만 타히티 지수씨 하면 스폰서에 대한 이야기를 가장 먼저 떠올리기도 하고 실제로 굉장히 화제가 됐잖아요. 용기 있는 행동이었다는 말도 있었지만 일각에선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말도 있었는데 이런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사실 그런 말 뿐 아니라 더 힘 있는 스폰이 있다는 말까지 있더라고요. 그런데 맹세코 노이즈 마케팅 절대 아니고요. 회사 허락도 없이 올린 거였어요. 그때도 일본에 있었거든요. 자기 전에 멤버들한테 말하고 올렸는데 그게 다음날 기사화되면서 일이 커졌고 다음날 공항에서 죄인처럼 쫓기고 그랬어요. 그런데 정말 여러분이 알고 계신 게 전부에요.
그 사건 이후로 회사에서는 별 말 없었나요?
우선은 상처받지 말라하고 회사 측에서 대응을 하겠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원래 성격이 직설적이고 솔직한 편 인거죠?
숨기는 걸 별로 안 좋아해요. 내숭도 별로 없는 것 같고. 그래서 처음 만난 친구한테도 제가 어떻게 사는지 사적인 부분을 말할 정도로 솔직한 편이에요. 연예인이라서 숨겨야지, 어떻게 보이고 싶다는 마인드는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솔직히 제가 이렇게 폭로를 한 건 그 사람 보라고 올린 거였어요. 계속 성가시게 하니까요. 만약 제가 개인적으로 연락하게 되면 오해의 소지가 있으니 아예 그 사람과는 말을 섞지 않으려고 취한 방법이었어요.
과감하고 현명한 방법이었네요. 궁금했던 점에 대해 충분히 솔직하게 잘 말해준 것 같아요. 그럼 이 얘기는 여기까지 하고 평소 멤버들 간의 갈등은 없나요?
그간 멤버교체도 많았고 초반에는 걸그룹이 겪어야할 갈등들을 많이 겪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오히려 지금은 숙소생활도 안하고 그래서 멤버들끼리 더 잘 뭉치고 그래요. 스케줄 없어도 만나서 술도 마시고 저희는 약간 보이그룹같이 다들 솔직하고 내숭이 별로 없어요.
회사에서도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관리가 거의 없는 편인가 봐요.
관리를 해도 바뀔 저희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가 봐요.
다른 멤버들과 비교했을 때 자신만의 매력 포인트가 있다면요.
무대 위에서 표정이요. 멤버들 중에는 귀여운 사람은 귀엽고 섹시한 사람은 섹시한데, 나쁘게 말하면 저는 이도저도 아니지만 좋게 말하면 모두 다 소화가 가능한 거죠.
외모적인 강점은요?
다이어트를 하지 않아도 되는 몸매를 갖고 태어난 것에 감사해요. 저 아까 대기하면서 피자 3조각이나 먹었잖아요. 굶고 일을 하면 화가 나서 일에 집중을 못하겠더라고요.
역으로 콤플렉스가 있다면요.
여자라면 모두들 S라인을 갖고 싶어 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골격도 얇고 체구도 작다 보니 대문자 S가 아니라는 게 좀 아쉽네요.
생각하기 따라 장점이 곧 단점이 될 수도 있겠네요. 평소 스트레스 해소법은 뭐에요?
활동적인 성격이라 운동을 즐기는 펀이에요. 헬스도 하고 볼링이나 골프도 치고 자전거도 자주 타고 그래요. 운동 이외에는 영화도 즐겨보고 참으면 병이 생기니까 혼자서 울기도 해요. 우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인 것 같아요.
아무래도 운동신경이 좋으면 운동을 더 즐기게 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운동 이외에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자주 찾는 장소 있어요?
한강이요. 한강이 운동을 할 수 있으면서도 심적으로 힐링이 되요.
평소에 운동을 즐겨하니까 자연스럽게 몸매관리나 체력관리가 되겠네요.
최근에는 자주 가지 못하지만 틈이 나면 헬스장에 가서 무산소 운동을 해요. 무산소 운동은 하면 할수록 몸매변화가 눈에 띄게 보여서 뿌듯해요.
좋아하는 음식이나 싫어하는 음식은요?
소고기랑 면 좋아해요. 견과류는 싫어하는 음식이라기보다 딱히 선호하지 않아요.
인터뷰하는 동안 느낀 거지만 보기와 달리 성격이 굉장히 털털한 거 같아요.
제가 위에 오빠가 있어서 활동적이고 외향적인 스타일이에요. 그래서 친한 오빠들한테 형이라고 부를 정도에요. 밖에 나가서 노는 거 좋아하고 게임도 즐겨하고 승부욕도 강해요. 하지만 은근히 소심한 면도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저를 처음 봤을 땐 O형이라고 착각하기도 하는데 진짜 친한 사람들은 A형으로 알아보더라고요.
진부한 질문이지만 운동 이외에 다른 취미 있어요?
특이한 취미가 있어요. 집을 안구해도 되는데 부동산 시세에 관심이 많아서 자주 찾아보고 제가 살고 싶은 집의 구조를 그려보기도 해요. 인테리어는 의외로 관심이 없고요.
쉬는 날엔 주로 뭐해요?
잠이 많아서 오전을 잠으로 보내요. 그리고 오후 늦게 나와서 사람들 만나고 맛있는 거 먹고 영화보고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보내요. 가수를 시작하면서 공식적인 활동을 쉬는 동안에도 여러 가지 스케줄이 많아서 며칠을 연달아 쉰 적이 거의 없었거든요.
그나저나 최근에 드라마 ‘엽기적인 그녀’ 주인공 오디션에서 아쉽게 탈락했는데 솔직하게 기분이 어때요?
탑3에 못 들어서 많이 아쉽긴 한데 그래도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이슈가 됐고 다른 감독님들도 눈 여겨 보셨을 거고 이게 끝이 아니니까 다른 좋은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너무 교과서적인 얘기이지만 결과적으로 팬 분들한테 너무 감사했고 제 곁에서 저를 응원해주는 소중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어요.
화보나 연기 등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요.
송중기 선배님이요. 저는 사실 ‘태양의 후예’를 보고 좋아하게 된 게 아니라 중학교 때부터 송중기 선배님을 좋아했거든요. 요즘 너무 다들 좋아하시는데 제 입장에선 억울해요. 한 분 더 말하자면 서강준씨요. 평소 하얗고 곱상한 이미지를 좋아해요. 근데 하는 행동이 곱상하진 않잖아요. 그게 반전매력인거죠. 남자다운데 생긴 거는 부드러운 느낌이요.
그렇다면 이상형에 대한 질문이 빠질 수 없겠죠.
저랑 떨어져 있어도 기댈 수 있는 믿음직스러운 남자요. 일을 하다보면 어리지만 힘든 부분이 많아서 기대고 싶어요. 그 외에 다른 부분을 하나하나 따지자면 못 만날 것 같아요.
좋아하는 여배우 있어요?
손예진씨랑 한효주씨요. 두 분 다 청순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데 성격은 털털한 반전 매력이 있잖아요. 그간 해왔던 역할도 너무 탐나고 내가 남자여도 반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런데 사실 가수를 하다가 연기자로 전향하는 케이스가 많지만 아직도 아이돌 출신 가수에 대한 편견이 있잖아요. 이런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연기자가 가수처럼 노래하면 연기자가 노래까지 잘한다는 반응지만 가수가 연기를 하면 부정적인 시선이 많은 것 같아요. 사실 연기를 못하면 질타를 받는 게 당연하지만 다른 일반 연기자 못지않게 잘 해낸다면 크게 신경 쓰이는 부분은 아닌 것 같아요.
따로 연기 연습을 하고 있나요?
따로 트레이닝을 받고 있진 않고 대본을 보고 저 스스로 캐릭터에 대한 연구를 해서 연습을 하고 있어요. 한편으로 욕심나는 부분도 있는데 연기수업을 받지 못하는 입장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면 연기 트레이닝을 받게 되면 정형화되는 부분도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물론 미흡한 부분이 많지만 국한되지 않은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해보고 싶은 연기나 캐릭터 있어요?
운동을 좋아해서 하지원 선배님처럼 액션연기에 욕심이 나네요.
향후 활동계획이 있다면요.
타히티가 최근에 컴백을 했기 때문에 음악방송하고 7월은 일본에 공연하러 갈 것 같아요. 또 올 하반기에 한 번 더 컴백해서 다른 이미지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고, 중간 중간에 연기 오디션도 보고 그러면서 조만간 드라마를 통해서 만나 뵐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기획 진행: 김희운, 이주신
포토: bnt포토그래퍼 서영호
영상 촬영, 편집: 조영래, 남우림
의상: 모조에스핀, 레미떼, 보그핏
액세서리: 스와로브스키
시계: 클라쎄 14
선글라스: 스페쿨룸
백: 로사케이
슈즈: 바바라, 지니킴, 아키클래식
헤어: 에스휴 뷰티살롱 졸리 부원장
메이크업: 에스휴 뷰티살롱 홍명연 원장
장소: 스튜디오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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