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완성차업체들이 자동차 소비에 영향을 미치는 여심(女心) 잡기에 이어 최근에는 가족 내 자동차를 좋아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동심(童心)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 미래 잠재 소비자인 데다 ‘교육’이라는 명분으로 시선을 끌 경우 부모 세대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어 기업마다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내달 초등학교 6학년을 대상으로 열리는 '대한민국 자동차과학캠프'를 후원한다. '과학'이라는 주제에 '자동차'를 접목시켜 호기심을 충족해주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자동차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는 점에 착안, 교육적 효과 외에 부모들에게도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는 차원이다. 올해는 12번째로 그간 캠프를 거친 아이들만 1,500명에 달하고, 이들 가운데 일부는 이미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 실질 구매자가 됐다는 설명이다. 쉐보레 관계자는 "사회공헌이고, 교육적 차원의 후원이지만 잠재적으로 미래 고객을 발굴한다는 의미도 있다"며 "아이들 외에 이미 자동차를 보유 중인 부모들의 관심도 높다"고 말한다.
기아차는 아이들이 자동차에 친근해질 수 있도록 '엔지'라는 캐릭터를 만들어 적극 활용 중이다. 내달 21일까지 유아 및 초등학교 저학년 대상으로 '체험형 교통안전교육 엔지데이'를 운영한다. 2005년부터 진행해 온 '최고 스쿨존 만들기 슬로우 캠페인'의 일환으로, 올해는 쏘울 전동차로 체험 기회를 늘린다. 목적은 교육과 사회공헌이지만 마찬가지로 미래 잠재 소비자로 성장할 아이들에게 어릴 때부터 '기아차 이미지’를 제고하는 차원이다.
BMW는 국내에 미래재단을 설립해 교육 및 자원봉사, 한국의 미래 리더 양성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희망나눔 등을 통해 사회공헌에 적극적이다. 이 가운데 BMW 주니어 캠퍼스는 초등학생 대상의 창의교육 프로그램으로 인기가 높다. 자동차 속에 포함된 기초과학원리를 습득하면서 자연스럽게 BMW 브랜드를 접하게 된다.
이처럼 기업들이 동심 잡기에 나선 이유는 최근 인구 감소에 따라 자녀수는 줄되 아이들의 만족도를 높여주려는 부모 세대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다시 말해 미래 소비자 숫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어 어렸을 때부터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 훗날을 대비하고, 교육에 관심 높은 부모들은 실질 구매층으로 연결해 판매를 늘릴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지금 당장이 아니라 앞으로 10년 후 시장에서 점유율을 지키거나 늘리려면 아이들을 주목할 수밖에 없다"며 "주요 소비자가 줄어든다는 관점에서 보면 교육적 사회공헌은 시장을 미리 선점하는 효과"라고 설명한다.
한편, 동심 잡기는 완성차 뿐 아니라 부품기업도 적극적이다. 현대모비스는 안전을 위해 투명우산 캠페인을 벌이면서 미래 인재들이 부품기업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미래 인재에게 부품 기업의 존재감을 알려 미래에 좋은 인재가 영입되도록 하려는 점도 있다"고 말한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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