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무대 위 화려한 연출가로 선 배우 이종혁

입력 2016-07-18 14:48  


[오아라 기자] 나이가 들어도, 아니 나이가 들수록 멋을 안고 가는 배우 이종혁.

올곧 연기만 하던 그가 다정다감한 아빠, 삼촌의 모습을 보여줬고 에이프릴을 두르고 요리를 하니 멋에 정감까지 더해졌다. ‘시카고’ 이후 오랜만에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로 무대에 선 이종혁을 만났다.

드라마, 영화, 뮤지컬, 예능까지 뭘 해도 되는 이종혁은 뭘 해도 멋있기만 하다.

Q 브라운관에서 볼 때도 그랬지만 오늘도 그래요. 누가 아이의 아빠로 보겠어요. 정말 멋있어요. 이런 말 많이 듣죠? 어때요?
기분은 좋죠. 진심인 거죠?(웃음) 좋죠.

Q 최근에 별명이 붙었잖아요. ‘프로대충러’, ‘아무말러’. 처음에 듣고 어땠는지.
좋았어요. 신선하기도 했고요. ‘어떻게 그런 말을 생각해 냈지?’.

Q ‘벽을 뚫는 남자’, ‘시카고’ 이후 세 번째 작품이에요. 카리스마 연출가 ‘줄리안 마쉬’. 역대 최연소라고 들었어요. 전작인 ‘시카고’와 비슷한 쇼 뮤지컬이기도 하고요.
그렇죠. 비슷해요. 이번에 제가 맡은 ‘줄리안 마쉬’는 주인공이에요. 코튼 콜 인사도 맨 마지막에 해요(웃음). 예전에 봤을 때는 ‘너무 올드하지 않나?’ 크게 다가오지는 않았던 게 솔직한 마음이에요. 20주년 기념이고 무대 세트도 더 화려해지고요. 제가 직접 올라와서 연기를 하니깐 또 다르더라고요. 하면 할수록 재미있고요. 그리고 앙상블들의 탭 댄스를 보면 저도 괜히 뿌듯해요. 진짜 연출자가 되어서 저 공연을 다 만든 것 같고요. 몰입도 잘 되고 좋아요.

Q 배우 이종혁에게 ‘줄리안 마쉬’라는 캐릭터는 어떤 의미인지.
연출자로서 극을, 단원들을 이끄는 역이잖아요. 뭐랄까 전에는 나 혼자 연기했을 때와는 다르게 전부를 다 보게 되는, 그리고 작품을 올리기 위해 신경 써야 하는 것 디테일 한 것을 봐야하는 연출가의 삶을 연기할 수 있다는 것이 연기만 했던 저에게는 또 다른 경험인거죠.

Q 연기를 하는 배우로서 연출가의 삶을 연기하는 것이 어땠는지도 궁금해요.
연출가라는 직업이 극만 잘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작품을 올리는데 많은 것을 신경을 써야 하잖아요. 마치 야구 감독처럼요. 공연만 올리는 것이 아니라 모든 걸 통틀어 보는 시야가 넓어져야 하니깐요. 할 일이 정말 많더라고요. 또 연출이라는 직책이 힘들다는 것을 알아가면서도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직접 연출도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완전 내 스타일대로요. 비록 망한다 하더라도(웃음).

Q 연기자 이종혁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했을 때가 박정자 선생님과 함께한 ‘19 그리고 80’을 했을 때라고 해요.
그때는 정말로 일주일에 매일매일 신문에 제 얼굴이 나왔어요. 물론 박정자 선생님 옆에 있긴 했지만요. 그래서 많은 분이 연극을 보러 오셨고 많은 사랑을 받았고 관계자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셨고요. 그렇게 하다가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까지 하게 된 거죠.


Q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했던 작품이 ‘풍선껌’의 ‘강석준’이에요. 결혼하고 아이가 있어도 배우 중에 그런 연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종혁 씨 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요. 아직도 여전히 역할이 들어오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지.
(웃음)글쎄요. 팬들과 작가분이 알 것 같은데. ‘저를 왜 캐스팅 하세요?’ 물어볼 수도 없는 거고. 하하하. 약간 그런 거 아닐까요? 중 저음의 목소리에 아련한 눈빛에...

Q 맞아요.
에이 뭘 맞아요. 본인이 맞대(웃음). 아우, 이런 걸 제 입으로 어떻게 얘기해요. 디테일 한 눈빛 연기며 여성들의 마음을 녹이는 꿀 보이스?

Q 집에서의 반응도 궁금해요.
뭐 별거 없어요(웃음).

Q ‘신사의 품격’ 때 김은숙 작가님과 함께했죠. 작가님은 남자 배우를 참 멋있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아요. 함께 작업한다면 어떤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은지.
김은숙 작가가 저를 주인공으로 안 쓰겠죠. 신사의 품격도 4명이 주인공이었고. 그리고 송중기에 이제는 공유 씨인데. 제가 거기에 어떻게. 참여만 하게 해주면 좋은 거죠. 에이 참.

Q ‘태양의 후예’ 카메오도 화제가 됐어요. 아직까지 회자가 되는 거 보면요.
김은숙 작가가 나중에 캐릭터 하나 준다고 했고 또 저밖에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했어요. 그런데 그렇게 빨리 죽을지 몰랐어요.

Q 진짜 잠깐이었는데 강렬했어요.
그랬다고 하더라고요.

Q 이종혁이 생각하는 좋은 연기란?
상대방이든 시청자든 연기를 보고 그게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질 때. 배우가 연기하면서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것 말고 일단 좋은 연기는 그 사람의 마음이 느껴지게 하는 것.

Q 많은 배우가 예능에 도전하고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기도 해요. ‘아빠, 어디가’ 출연 이후에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는 말이 많이 나왔고요. 인정해요?
그럼요. 대상도 받았잖아요. 연예대상.


Q 그런데 하기 전에 고민을 많이 했다고 들었어요. 지금도 예능을 하고 있지만 예능을 하기 전과 후 가장 달라진 점이 있다면?
하기 전에는 배우로서 ‘배우가 왜 그런 걸 해’라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아요. 물론 신비주의는 아니지만, 너무 일상적인 것까지 보여주는 건 배우가 연기하는 데 도움이 안 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아빠, 어디가’ 팀이 공연장에 계속 와서 같이 하자고 설득을 하기도 했지만 아이들과 함께 하는 거잖아요. 여행을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우선 좋았고 그걸 또 영상으로 남겨두면 좋을 것 같기도 했고. 그러고 나서 또 기분 좋게 방송이 잘 됐고 그 후로 많은 분들이 저를 편안한 이미지로 생각을 많이 해주셨어요. 이미지가 좀 더 좋아졌죠. 좋은 아빠, 좋은 삼촌. 생각해보면 제가 예능을 한다고 해서 배우생활을 못하는 건 아니니깐요. 그대신 연기를 더 열심히 해야 하고요. 상쇄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Q 육아 예능에 이어 요리에요. 프로그램을 통해 점차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아요. 요리를 정말 잘하실 줄 알았거든요. 둘 중 뭐가 더 힘든 것 같아요?
지금 많이 좋아졌어요(웃음). 둘 다 재미있는 것 같아요. 즐겁고요. 섭외 들어왔을 때 바로 한다고 했어요. 배우는 것도 좋고 요리하고 맛있게 먹고 또 가족들이 좋아하고요.

Q 집에서 자주 하세요?
그럼요. 잘해요. 할 수 있는 것도 많아요. 이제 웬만한 건 다 하는 것 같아요. 닭볶음탕이랑 떡볶이, 목살 스테이크, 감자전, 삶은 감자 샐러드 많아요.

Q 워낙 다정다감하니깐 집에서도 잘 해주실 것 같아요. 아이들한테는 어떤 아빠이고 싶은지?
친구같이 편안한 아빠? 그런데 저를 조금 존경을 해줬으면 하는 마음도 있어요. 요즘 너무 친구처럼 대하는 것 같아서. 하하하. 그래도 편안한 아빠가 좋은 것 같아요.

Q 라디오 DJ도 잠깐 하셨어요. 정식으로 제안이 들어온다면 어떨 것 같아요.
제안이 들어온다면 시간대를 봐야 할 것 같아요. 하하하.

Q 아침은요?
안돼요. 못 해요(웃음). 정오 지나고 오후는 괜찮을 것 같은데?

Q 마지막 질문이에요. 아직 ‘브로드웨이 42번가’ 뮤지컬 티켓팅을 아직 하지 않은, 망설이고 있는 분들에게 한 마디.
감히 말씀드리건대 ‘브로드웨이 42번가’가 지금까지 한국에서 공연을 많이 했는데 이번 공연이 최상인 것 같아요. 물론 다음 공연이 나아질 수도 있지만. 미국 뉴욕에 있는 분위기,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 뮤지컬을 본다는 느낌이 들 거에요. 놓치지 마세요. 2번 보라는 말씀은 안 드릴게요(웃음). 한 번씩은 꼭 보시면 후회는 안 하실 거예요.

기획 진행: 오아라
포토: bnt포토그래퍼 김연중
영상 촬영, 편집: 박승민 PD
의상: 더 스튜디오 케이, FRJ, 소윙바운더리스, 리버클래시
안경: 룩옵티컬
시계: 마르벤
백: 로사케이
슈즈: 아키클래식
헤어: 마끼에 득예 부원장
메이크업: 마끼에 전유휘 부원장
장소협찬: 호텔 카푸치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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