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아영 기자] 좀비는 상상 속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묘사가 구체적이며 현실과 동떨어져 있지 않다. 이는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좀비의 모습이 비슷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감염의 경로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좀비에게 신체를 물리면 좀비로 변하게 된다. 왜 어디서 어떻게 이런 현상이 일어나게 되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없어도 우리는 좀비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우리가 떠올리는 좀비의 이미지는 B급 영화, 또는 게임에 등장하는 느리고 공격받아 훼손되어도 그저 앞만 보고 걸어가는 단순무식한 좀비들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꽤 위협적인 존재로 진화해 가고 있다. 영화 ‘부산행’의 흥행에 힘입어 재조명되고 있는 과거의 좀비 영화를 복습해 보자.
28일 후 (28 Days Later..., 2002)
대니 보일 감독의 영화 ‘28일 후’는 좀비 영화의 바이블이라 불린다. 분노 바이러스에 걸린 침팬치들의 공격 후 28일이 지나고 영문도 모른 채 깨어난 주인공은 가족을 찾으러 갔다가 좀비가 된 가족의 공격을 받고 비로소 뭔가 잘못되었음을 깨닫는다.
또 다른 생존자들과 좀비를 피해 안전한 곳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현실적이고 감동적이며 보는 내내 긴장감을 선사해 몰입도를 높인다. 첫 좀비 영화를 찾고 있다면 ‘28일 후’를 추천한다. 영화를 보고 난 후 여운을 느낄 새도 없이 좀비 영화의 매력에 푹 빠지게 만들어 줄 것이다. 2007년에 나온 후속편 ‘28주 후’도 함께 감상해보길.
새벽의 저주 (Dawn Of The Dead, 2004)
‘28일 후’와 함께 좀비물의 양대산맥으로 손꼽히는 ‘새벽의 저주’는 좀비 영화의 거장으로 불리는 조지 로메로의 살아있는 시체 시리즈 중 두 번째 작품 ‘살아있는 시체들의 새벽 (1978)’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간호사인 주인공운 어느 날 새벽 옆집 소녀에게 공격 당해 죽은 남편이 되살아나 자신을 공격하는 끔찍한 일을 겪게 된다. 쇼핑몰로 피신한 주인공은 함께 살아남은 다른 사람들과의 갈등과 이기심, 끝없이 공격해오는 한때의 가족이자 친구였던 좀비들을 피해 밀폐된 공간을 탈출하려 한다.
빠르고 공격적인 좀비들과 생존자가 좀비와 사투를 벌이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화려한 액션은 두 눈을 사로잡고 영화를 보는 내내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월드워z (World War Z, 2013)
엄청난 스케일을 자랑하는 좀비 영화도 있다. 브래드 피트 주연의 영화 ‘월드워z’는 전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는 이상 기류와 정체를 알 수 없는 의문의 좀비들의 습격에 대항하는 인간의 사투를 그린 영화다.
베스트셀러인 맥스 브룩스의 ‘세계대전z’가 원작으로 이미 증명된 탄탄한 스토리와 2억 달러의 제작비가 들어간 초대형 블록버스터다. 인류의 위기 앞에 최후의 적임자로 분한 믿고 보는 브래드 피트의 연기와 군더더기 없는 스토리 전개로 호평을 받은 작품.
부산행 (TRAIN TO BUSAN, 2016)
올여름 화제작인 ‘부산행’이 빠질 수 없다. 전에 없던 한국형 좀비 영화의 탄생은 좀비물 마니아에게도 일반인에게도 반가운 등장이었다. 칸 영화제 초청되어 호평을 받고 국내 개봉 후에도 잇따라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흥행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영화는 좁고 밀폐된 공간인 달리는 열차 안에서 좀비에 대적하는 주인공과 주변인들의 모습을 비춘다. 각 캐릭터들은 우리 사회에 살고 있는 다양한 인간상을 반영하고 있어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애니메이션 영화 ‘돼지의 왕’ 사이비’ 등을 통해 그간 인간 본연의 내면 문제를 다뤄 온 연상호 감독의 첫 실사영화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8월 18일 ‘부산행’ 프리퀄인 애니메이션 영화 ‘서울역’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사진출처: 영화 ‘월드워z’ ‘28일 후’ ‘새벽의 저주’ ‘부산행’ 공식 포스터와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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