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거짓 없이 담백한 배우 한수아

입력 2016-08-02 10:27  


[우지안 기자] 아찔한 드레스 차림으로 레드카펫을 밟았던 ‘한수아’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많다. 하지만 그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오랜 시간 연기를 해왔고 쓰린 무명 시절을 겪었으며 비로소 고생 끝에 낙을 실감하는 요즘을 보내고 있다.

중학교 때부터 줄곧 연기자의 길만 걷던 그는 얼마 전 새 둥지를 찾으며 사전제작 드라마 ‘화랑’에 이어 다양한 작품에서 그간 쌓아온 내공을 쏟아 낼 예정이다.

자고로 연기자는 연기를 잘하면 되는 법. 한치의 망설임 없이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건 ‘연기’뿐이라고 답한 한수아. 조바심 내지 않고 흘러가는 그대로, 지금의 순간을 만끽하고 있는 그녀를 만났다.

Q. 촬영 소감이 궁금해요.
bnt와 함께 화보를 찍어보고 싶었어요(웃음). 개인적으로 모델들이 포즈 취하고 있는 사진이나 패션 관련 사진 보는 걸 좋아해요. 그런데 저는 모델이 아니다 보니 해볼 기회가 없었는데 오늘 하게 돼서 재밌었어요.

Q. 포즈면 포즈, 표정이면 표정, 너무 잘하시던데요?
그랬나요. 저의 끼인 것 같기도 하네요(웃음).

Q. 2003년 드라마 ‘찔레꽃’으로 데뷔했죠? 연기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정식 데뷔는 2009년도 ‘자명고’로 했어요. ‘찔레꽃’은 몇 회밖에 출연을 안 했거든요. 제가 쌍둥이인데 쌍둥이 동생이 어렸을 때부터 광고 모델 오디션도 많이 보러 다녔고 저는 언니니까 같이 따라다녔죠.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동생이 연기 학원을 다니겠다는 거예요. 부모님이 허락해주셨고 같이 가서 배워 보라 하셔서 중학교 때 학교 끝나고 여의도로 학원을 다녔어요. 현장 실습 겸 단역도 하고요. 그때부터 차근차근 시작하게 됐고 경험을 쌓게 된 거죠. 오히려 먼저 하고 싶다던 동생은 지금 일반 직장을 다니고 제가 이 길을 걷고 있네요.

Q. 우연히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된 거네요. 원래 꿈은요?
제 원래 꿈은 간호사 아니면 디자이너였어요. 옷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학원 다니고 나서부터는 계속 이쪽 길만 생각하게 됐어요. 선택에 대한 후회는 없고 지금은 너무 만족스러워요.

Q. 오래된 데뷔 년 수에 비해 활동작이 많지 않은 편이에요.
네 맞아요. 저는 소속사 없이 계속 혼자 했었어요. 지금 아무래도 그런 부분도 무시할 수 없겠죠?(웃음). 지금 처음으로 소속사가 생긴 거예요. 어렸을 때부터 계속 쉬지 않고 했었는데 보이는 건 많이 없었던 것 같아요. 저는 오히려 혼자서 한 거 치고는 잘한 것 같다고 생각해요.

Q. 오랜 무명 시절, 슬럼프는 없었나요.
당연히 있었죠. 지금은 그런 시기는 지난 것 같아요. 제 스스로 조금씩 나아지고 있고 발전되고 있으니까요. 전에는 다른 일을 해야 하나 고민도 많이 됐었어요. 그럴 때마다 가족들이 많이 도움을 줬죠. 지금 당장 스타가 되지 않아도 나이들어서 할 수 있는 배역도 있고 오래토록 할 수 있는 직업이라고요. 운동하면서도 슬럼프를 극복했어요.

Q. 어떤 운동했어요?
요가요. 요가도 장르가 다양하거든요. 플라잉, 빈야사, 힐링 등등 다양한데 거의 할 수 있어요. 플라잉 요가는 수료증도 있고요. 취미로 배우기 시작했는데 중독 아닌 중독이 된 거죠. 어렸을 때는 살을 빼려고 운동을 했는데 지금은 먹기 위해 운동해요(웃음). 체형상 건강해 보인다고들 하시니 유지도 해야 되고요.


Q. 연기하면서 힘들었던 때가 있다면요?
성격 자체가 밝고 까불기도 좋아하기 때문에 실제 성격과 맞는 엉뚱하거나 발랄한 캐릭터는 잘해요. ‘각시탈’ 출연했을 때는 총독 비서 배역을 맡았었는데 완전 사극은 아니었지만 연기가 어렵더라고요. 현장에서 감독님께 혼나기도 많이 혼났고요. 해보지 않았던 장르와 캐릭터였는데 준비도 제대로 안됐던거죠. 윤성식 감독님 작품이었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아요. 그때의 트라우마가 있어서 지금 촬영하고 있는 ‘화랑’은 더욱 긴장하고 하고 있어요. 그때처럼 실망시켜드리지 않으려고요. 다행히 저번 주에 첫 촬영하는 거 보시고는 수고했다 해주셔서 지난번 보다는 나아졌구나 생각하고 있어요. 

Q. 앞으로 출연 예정인 작품에 대해 알려주세요.
사전제작 드라마 ‘화랑’ 촬영하고 있어요. 공주를 지켜주는 호위무사 역할이고 비서처럼 옆에서 모든 걸 지켜봐 주는 캐릭터에요. 12월로 편성됐고 저는 11회부터 등장하기 때문에 내년쯤 브라운관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화랑’ 캐스팅되던 날 웹드라마 오디션도 봤는데 감사하게도 또 캐스팅이 돼서 9월에 제주도 가서 한 달 정도 촬영할 것 같아요.

Q. 웹드라마에서 맡은 캐릭터는 어떤 모습인가요?
되게 털털한 작가 역할이에요. ‘화랑’에서 맡은 캐릭터랑은 정반대의 캐릭터인데 너무 기대돼요. ‘화랑’ 촬영 스케줄 때문에 웹드라마 출연은 포기해야 하나 했었는데 다행히도 운이 좋게 스케줄이 겹치지 않게 돼서 두 작품 모두 출연할 수 있게 됐어요. 남녀의 로맨스를 그려낸 작품이고 조미료처럼 둘 사이를 이어주는 역할인데 아직 저만 캐스팅된 상태에요. 오디션 당일  대표님, 작가님, 감독님과 미팅을 했는데 제가 1순위로 캐스팅된 거라고 하셔서 너무 좋았어요.

Q. 여러 작품에서 캐스팅되고 이제 막 바빠지겠어요.
네 너무 좋아요. 배우는 현장에 있을 때가 제일 행복하니까요.

Q. 욕심나는 캐릭터가 있다면요?
공주 역할 해보고 싶어요(웃음). 지금 화랑에서 서예지 친구가 공주로 나오는데 너무 예뻐서 맨날 칭찬해요. 워낙 예쁘니까 저도 공주 역할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전혀 생각이 없었는데 예지 친구 보고 나서 해보고 싶더라고요.

Q. 시상식 노출 드레스로 주목을 받은 적이 있어요. ‘노출’이라는 키워드는 여배우에게는 득과 실 모두 있잖아요, 그런 점에 대해서는 어때요?
당시에 처음으로 참석했던 자리고 노출 목적 없이 드레스가 제 눈에 너무 예뻐서 입고 갔던 건데 그런 이미지로 비춰지더라고요. 저는 사실 제가 섹시하거나 노출하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줄 몰랐어요. 다녀와서 그런 이미지로 포커스를 받고 이 후에도 여러 수식어가 붙어서 오히려 제 이미지를 찾은 것 같아서 감사했어요. 어쨌든 이미지가 확고해졌으니까요. 또 막상 그런 이미지로 보셨다고 실제로 만나보고 반전의 이미지도 있으니까 달리 봐주시기도 하고요. 싫다 별로다 하는 건 없어요. 이런저런 이미지를 제가 다 가지고 있는 거니까요. 

Q. 다소 수위가 있는 작품에 많이 출연했어요. 섹시 혹은 노출의 이미지가 부각되어 아쉬웠던 부분도 있죠?
오히려 지금 한 가지 캐릭터를 하고 있다 하더라도 완벽하게 하고 있다 생각하지 않아요. 맡은 배역들을 남들 보다 잘할 수 있고 경험이 돼서 좋더라고요. 어쨌든 저에게는 재산이 된다고 생각하고 공부가 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Q. 연기하면서 조언을 해주는 선배 혹은 롤모델이 있을까요?
‘각시탈’ 때는 현장에 있을 때 선생님들이 워낙 많으시니까 공부가 많이 됐어요. 제가 가지고 있는 톤과 연기 스타일도 다르고 정서적인 부분도 다르다 보니 많이 배우죠. 지금 ‘화랑’ 현장에서는 어린 친구들에게서도 많이 배워요. 고아라, 서예지 씨랑 함께하는 장면이 많은데 나이도 어린데 친절하고 싹싹해요. 되게 열심히 해서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Q. 함께 호흡 맞춰보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요?
유아인 선배님이요. 연기도 잘하시고 끼나 모든 게 매력적이시잖아요.

Q. 이상형인가요 혹시?
저는 인터뷰할 때마다 말씀드리는데 지드래곤씨가 제 이상형이에요. 귀엽고 섹시하고 끼가 많으시잖아요. 퍼포먼스도 멋있게 하시고요. 유아인씨도 그런 점에서 비슷한 것 같아요(웃음).

Q. SNS 보니 승마도 배우고 계신 것 같던데요.
지금 ‘화랑’ 촬영 때문에 배우고 있어요. 원래 ‘자명고’ 때 배웠었는데 워낙 어렸을 때라 다 까먹었어요. 처음 배웠을 때는 힘든 걸 몰랐었는데 요즘에 제대로 배워보니까 운동이 잘 되더라고요. 안 쓰던 근육을 쓰니까 허벅지 안쪽도 가늘어지고요. 승마는 전신 운동으로 참 좋은 것 같아요.

Q. 옷에도 관심 많죠?
어렸을 때 의상 디자이너가 꿈이었기도 했고 그래서인지 옷에도 관심이 많아요. 항상 자기 전에 패션 이미지 사진을 보면서 시간 보내고요. 여가시간에 주로 봐요. 감성 사진 같은 것도 보는 거 좋아해요. 패션쇼 사진도 자주 보고요(웃음).

Q. 평소 스타일링은 어떻게 해요?
주변에서는 베이직한 디자인을 추천해주시는데 저는 튀는 옷을 되게 좋아해요. 유니크하고 패셔너블한 옷이요. 핑크 컬러도 좋아하고요. 오늘은 촬영 때문에 갈아입기 편한 옷으로 입었지만 평소에는 스트리트 패션 좋아해요.


Q. 쉬는 날에는 주로 뭐하세요?
강아지 두 마리 키우는데 걔네들 보기 바빠요. 요즘엔 쉬는 시간이 거의 없어요. 시간 있으면 검술이나 승마 배우고 있어요.

Q. 평소에 친하게 지내는 연예인이 있다면요?
수아랑 연락 많이 해요. 봉사활동도 함께 하기로 해서 조만간 함께 할 생각이고요. 밥 먹고 와인도 한잔씩 해요. 그녀들의 사정 함께 했던 출연진들과도 계속 연락하면서 만나고 있어요.

Q. 아직 ‘한수아’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어떤 모습 보여주고 싶은가요?
작품을 하면서 작품 속의 캐릭터가 어필 될 수 있도록 노력을 할 거예요. 저는 딱 정해놓은 기준이 없거든요. 기준을 정한다고 해서 그대로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제가 보여드리고 싶은 모습만 보여줄 수도 없고요. 연기는 계속 꾸준히 할거예요. 가능하다면 예능 프로그램도 출연해보고 싶어요.

Q. 어떤 예능 프로그램요?
‘언니들의 슬램덩크’요. 너무 재밌을 것 같아요. 뭔가 배우로서의 모습과 제가 가지고 있는 끼를 보여드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제가 노래를 정말 못하는데 홍진경 선배님도 어려워하시면서 결국엔 극복하시고 감동을 주셨잖아요. 그런 모습 보면서 간접적으로 성취감을 느꼈어요.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꼭 출연해보고 싶어요. 

Q. 실제로 보니 몸매가 정말 좋아요. 관리 비결이 있을까요?
꾸준히 운동하는 거요. 일상에서는 청소할 때도 운동할 수 있어요. 식단 조절은 따로 안 해요. 오늘 같이 촬영이 있는 날에는 저녁을 좀 조심하는 편이지 굶지는 못해요(웃음). 사실 체형 자체가 마를 수 없는 몸이거든요. 그래서 운동이라도 하는 거예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배우로서 활동하고 있는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작품으로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커요. 작품에 대한 갈증도 있고요. 영화는 좀 편해졌는데 드라마는 아직 많이 배워야 하고 더 하고 싶은 분야라 앞으로도 열심히 할 거예요. 지켜봐 주세요.

Q. 한수아에게 ‘연기’란 뭘까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연기밖에 없어요. 제가 가장 자신 있는 분야니까요. 어쨌든 사람들 앞에서 할 수 있는 저의 무기라고 생각해요.  

기획 진행: 우지안
포토: bnt포토그래퍼 류수
의상: 라인플렉스, 플러스마이너스제로, 레미떼
슈즈: 나무하나, 로버스
헤어: 아라알레스 유빈
메이크업: 아라알레스 여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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