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 회장, "러시아 시장 기회 다시 올 것"

 현대자동차그룹은 정몽구 회장이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러시아공장을 방문해 생산·판매 전략을 점검했다고 3일 밝혔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러시아 시장에 기회는 다시 올 것이라며 이에 대비해 상품 및 마케팅 등을 철저히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어려움이 있더라도 러시아 시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시장이 회복됐을 때를 대비해 지금 우리의 브랜드가 시장에서 최고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상품, 마케팅 전략을 철저히 준비하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이달 초부터 생산에 들어간 소형 SUV '크레타' 생산 라인을 점검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크레타는 지난해 인도 시장에 출시돼 인기를 끈 차종으로, 최근 러시아에 불고 있는 SUV 열풍에 대응하고자 이달부터 러시아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했다. 회사는 오랜 경기침체 영향으로 산업 수요가 급감하고 있지만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를 통해 러시아 시장 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계획이다. 

 일부 글로벌 제조사들은 판매와 수익성이 감소하자 공장을 폐쇄하거나 조업중단, 감원 등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하고 있지만 현대기아차는 생산 차종을 추가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일시적으로 수익이 조금 감소하더라도 제품력을 강화하고 기업 이미지를 높여 향후 시장이 회복됐을 때 주도 메이커로 성장한다는 전략이다.

 

 러시아 자동차 시장은 2012년 294만대에 달하던 산업수요가 올해는 140만대로 반토막 이상 감소가 예상되는 등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는 오히려 러시아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전년 대비 13.5% 감소한 32만4,701대를 판매했지만, 러시아 전체 시장이 축소됨에 따라 시장 점유율은 15.1%에서 20.3%로 늘었다.

 

 올 상반기도 전체 시장이 14.1% 감소한 가운데 현대기아차는 전년 대비 13.9% 감소한 13만4,100대를 기록, 시장 우위를 점했다. 대표 러시아 전략 차종인 쏠라리스와 리오가 올해 4만5,930대, 3만9,454대를 판매해 러시아 자동차 시장 베스트셀링 1위와 3위에 올랐다. 또한 지난해 개관한 현대모터스튜디오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고조되는 축구 열기에 발맞춘 월드컵 마케팅을 펼쳐 최고 브랜드로 자리매김한다는 복안이다. 

 

 한편, 러시아 공장 점검을 마친 정 회장은 슬로바키아와 체코로 이동해 현지 공장에서 생산된 자동차의 품질을 점검할 계획이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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