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 ‘함부로 애틋하게’, 정통 멜로라는 이름으로

입력 2016-09-09 15:05   수정 2016-09-10 14:03


[김희은 기자] 마지막까지 함부로 애틋했다.

KBS2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극본 이경희, 연출 박현석 차영훈/이하 함틋)’는 9월8일 20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날 8.3%(전국기준, 닐슨코리아) 종영 시청률로 쓸쓸한 퇴장을 맞았지만, 단순히 숫자만으로 작품을 판단하기엔 어쩐지 아쉬움이 짙다.

‘함틋’은 전작 ‘태양의 후예’가 이례적인 신드롬을 탄생시키면서 큰 기대를 떠안은 채 시작됐다. 앞서 한 차례 작품 완성도를 인정받은 100% 사전제작이라는 점과 배우 김우빈, 배수지가 각각 남녀주인공 역할을 맡았다는 이유만으로도 숱한 화제를 일으켰다. 일명 KBS의 ‘구원 투수’로 떠올랐던 셈이다. 

그러나 막상 뚜껑이 열리자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한 자리 수 시청률 기록은 물론, 동시간대 꼴찌라는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최근 몇 년간 브라운관은 로맨틱 코미디부터 서스펜스 멜로, 스릴러 등의 작품들이 점령한 가운데, 정통 멜로라는 낯선 장르는 어쩌면 두둑한 배짱이었는지도 모른다.


사실상 ‘함틋’은 첫 회부터 정통 멜로의 한계에 부딪혔다. 남주인공인 신준영(김우빈)은 드라마의 출발점에서부터 시한부 판정을 받으며 새드 엔딩을 암시했다. 가난한 여주인공과 한류 톱스타의 사랑 이야기라는 진부한 소재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듯 했다. 일명 ‘고구마’로 불리며 진전 없는 로맨스에 질타를 받기도 수차례, 엇갈리는 두 주인공의 운명은 답답하기 그지없다.

얼핏 보기엔 그간의 정통 멜로물과 별 다를 바 없어 보인다. 그러나 시한부 선고를 받은 남자와 그를 사랑하는 한 여자, 이들을 둘러싼 사각관계를 통해 ‘함부로 애틋하게’ 그 자체를 담아냈다. 사랑하는 여자에게 겉으로는 함부로 대하지만, 인생을 걸고 지키는 신준영의 애틋한 순애보는 안방극장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8일 방송된 마지막 회에서도 반전은 없었다. 과거 뺑소니 사건의 진범인 윤정은(임주은)과 최현준(유오성)은 뒤늦은 죗값을 치렀다. 신준영은 노을(배수지)에게 기대어 숨을 거뒀다. 신준영이 믿고 있는 세상에 남은 노을은 “내일 또 보자 준영아”라는 말과 함께 미소지었다. 어쩌면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건네는 위로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함틋’은 그 자체로 깊은 여운을 남겼다. (사진출처: KBS2 홈페이지 및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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