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신 기자] 모델의 꿈을 꾸던 어린 소년이 뮤지컬 배우가 되고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 영화에 출연하고 이제는 브라운관 속으로 자신의 활동 범위를 넓히려 하고 있다.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 가는 배우 이해준을 만났다.
뮤지컬 ‘웨딩싱어’로 데뷔한 그는 ‘알타보이즈’로 세 작품 만에 주연을 꿰차는 쾌거를 이루어 냈다. ‘알타보이즈’를 통해 뮤지컬계의 신성으로 거듭난 그는 올해 처음 열린 ‘2016 자라섬 뮤지컬 페스티벌’에서 유일하게 양일간 출연하며 자신의 뜨거운 존재감을 입증했다.
그런 이해준과 bnt가 패션화보로 만났다. 고등학교 시절 모델의 꿈을 꿨었던 그답게 매끄럽게 다양한 콘셉트를 소화해낸 그. 그리고 이어진 인터뷰에서 그는 두 눈을 반짝이며 지금껏 꿈꿔왔던 과거의 자신과 그것을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는 지금의 이해준을 보여주었다.
화보 촬영 소감
bnt와 화보를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줄곧 했었는데 좋은 기회로 찍게 돼 영광이다. 또 평소에 사진을 찍는 것도 찍히는 것도 좋아해서 모델의 꿈을 꾼 적도 있었는데 잠시나마 그 꿈을 이룬 것 같아 기쁘다.
모델의 꿈은 언제 꿨던 건지.
고등학교 1학년 때 키가 지금의 키인데 친구들보다 키가 조금 크다 보니 주변에서 모델을 해보라는 소리를 많이 들어서 모델 스쿨을 다녔었다. 6개월 과정으로 다니며 여러 가지 준비를 했었는데 그때 그 경험이 오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던 것 같다.
배우로서의 꿈은 어떻게 갖게 된 건지.
모델 스쿨의 6개월 수료 과정을 마치고 잡지도 찍고 작은 쇼의 런웨이도 섰었는데 나는 그곳에서 하는 연기 수업이 더 좋았다. 꾸며진 옷을 입고 멋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좋지만 카메라 조명을 받으며 내가 하고 싶은 말로 겉보다는 안으로 표현할 수 있는 연기가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재밌었다. 그렇게 모델에서 배우의 꿈을 갖게 됐다.
뮤지컬 배우가 된 계기는.
대학교 입시를 보기 전 연극영화과를 가려면 특기가 필요한데 평소에도 남들 앞에서 노래하는 걸 좋아하던 터라 뮤지컬을 특기로 시작했다. 처음에 관심은 학교에 가기 위한 나의 특기, 딱 그 정도로 시작했다.
이후 군 입대를 하게 됐고 특기를 살려 경찰홍보단 으로 갔다. 그곳에서 각종 행사를 다니면서 트로트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노래로 뮤지컬 넘버를 짜서 공연을 했다. 그때 남들 앞에서 노래하는 게 행복하다고 생각했고 내가 가진 이 능력이 생각보다 다른 이들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뮤지컬 배우가 돼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데뷔작 ‘웨딩싱어’에 어떻게 출연할 수 있었는지.
군 제대 후 4학년이 되고 2학기 졸업작품전 준비를 마치고 방학이 됐다. 보통은 그때 쉬기 마련인데 쉬면 뭐하냐는 생각에 경험 삼아 오디션에 지원하게 됐다. 그때 웨딩싱어의 오디션을 보게 됐는데 내가 몸치는 아니었지만 춤을 잘 못 췄었다. 다른 사람들은 10분 안에 배워서 추는데 나는 잘 못 추겠더라. 어차피 떨어진다는 생각으로 온 거니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막춤도 춰보고 안 되는 발레도 해보고. 그걸 보시더니 긴 오디션에 지쳐 있었는데 앳된 학생이 와서 패기 있게 하는 게 기특하다며 붙여줘서 출연하게 됐다.
‘웨딩싱어’가 당신에게 주는 의미.
지금까지 했던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을 꼽으라면 웨딩싱어를 꼽을 정도로 나에겐 의미가 크다. 당시 춤을 잘 추지 못 했기에 힘들게 준비했었다. 앙상블 경력이 7~8년 씩 되는 분들과 함께 해서 많이 혼나가며 배우기도 했었다. 그때 울면서 스트레칭도 하고 새벽에 혼자 남아 연습도 하고. 그렇게 어렵게 준비했지만 막상 무대에서 관객들을 만나고 나니 뿌듯했다. 또 그 작품을 계기로 팬이 되셨던 분들이 지금까지도 내 공연을 꾸준히 보러 와주셔서 그 점이 여전히 너무 감사하다.
지금의 회사에 캐스팅 된 스토리.
나와 학교 동기이자 친한 뮤지컬 배우 정재은이 소속된 회사의 팀장님께서 우연히 그 친구와 내가 함께 노래를 했었던 영상을 보시고 미팅이 잡혔었다. 그때 미흡한 실력에 떨어지게 됐다. 하지만 가능성이 보인다며 지켜보겠다고 하셨다. 그 얘기가 나는 위로의 말로 해주시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꾸준히 내가 혼자 활동하는 걸 지켜봐주셨다.
이후에 그 팀장님께서 새 회사로 옮기시면서 날 추천해주셨고 운 좋게 소속사에 들어가게 됐다. 그런 기회가 쉽게 오는 게 아닌데. 그때 그런 생각을 했다. 내가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걸 지켜봐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더 중요한 일이고 또 좋은 일이라고.
최신작 ‘알타보이즈’는 어땠는지.
천주교 복사 출신인 다섯 명의 아이들이 춤과 노래를 좋아해 그룹을 결성하고 공연을 통해 관객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정화시킨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그 중 리더 역할을 맡았었는데 함께 출연했던 배우들이 나보다 선배들이었던 터라 더 잘 해야겠다는 각오로 임했었다.
작품의 설정은 알타보이즈가 월드투어를 다니다가 서울 콘서트에 온 느낌으로 시작하는 거였는데 기본적으로 콘서트 뮤지컬이다 보니 춤과 노래가 중요해서 실제 아이돌 그룹처럼 보이기 위해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또 진짜 아이돌 그룹처럼 염색을 하기도 하고. 관객분들도 진짜 아이돌 그룹처럼 좋아해주시기도 해서 즐겁게 연기했다.
덕분에 인터뷰도 많이 하고 화보도 찍고 팬클럽도 만들어지고. 알타보이즈를 안했으면 내가 비엔티 화보도 찍을 수 있었을까 싶다. 인생에서 몇 번 기회가 안온다고 생각했을 때 내겐 알타보이즈가 그 첫 번째 기회지 않았나 생각한다.
‘알타보이즈’로 올해 처음 열린 ‘자라섬 뮤지컬 페스티벌’에도 출연 했는데.
너무 행복했다. 정말 홍광호 선배님이나 윤공주 선배님처럼 유명한 뮤지컬 스타 분들이 출현하는 페스티벌 이었는데 음악감독님께서 알타보이즈의 음악을 좋아해 몇 곡을 쓰고 싶다고 초청을 해주셨다. 사실 아직은 그곳에 설 수 있는 단계가 아니었는데 설 수 있게 돼 너무 영광이었다. 그래서 더 잘하고 싶었다. 또 650석에서 공연하다가 6000명 이상의 관객 앞에서 공연을 하게 되니 그 반응이 내가 무슨 빅뱅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했다.(웃음) 그래서 또 하나의 꿈을 이뤘던 것 같다.
또 이틀 라인업 중 유일하게 모두 출연하는 배우가 되기도 했다. 뮤지컬 배우 이석준 선배님의 이야기 쇼라고 토크 콘서트를 많이 하셨었다. 거기서 신인 발굴도 하고 유명한 배우를 초대해서 토크도 하는 약간 ‘승승장구’ 같은 느낌이었다. 거기에 출연한다는 것 자체도 쉬운 일이 아닌데 어쩌다가 알타보이즈 덕분에 초대가 되며 양일 모두 페스티벌 무대에 설 수 있었다. 그때 또 한 번 알타보이즈 에게 감사했다. 나의 숨은 장기를 보여줄 수 있는 시간도 있어 언젠간 꼭 해보고 싶은 모차르트 작품의 곡을 준비해서 불렀었다는 것도 내겐 큰 의미가 됐다. 뭔가 꿈을 단계적으로 이뤄가는 거 같아서 좋았다.
영화에도 출현했다.
‘잡아야 산다’라는 영화에서 고등학생인데 꿇은 불량학생 역할로 출연했었다. 고등학생 역할을 또 언제 해보겠나 싶어서 재밌게 했었다.
줄곧 뮤지컬을 하다가 영화 촬영을 했을 때 어땠는지.
뮤지컬은 한 호흡으로 두 달 동안 쭉 연습을 하고 무대에서도 한 호흡으로 가는 등 지구력의 싸움이라면 드라마나 영화는 철저한 계산이 있어야 하는 거 같다. 내가 어디가 어떻게 나와야 잘 나오는지부터 해서 마이크도 그렇고 카메라 앵글에 따라 연기가 달라져야 한다는 게 처음엔 어렵고 어색했다. 똑같은 컷을 또 따고 또 따면서 내가 연기를 하는 건지 연기를 하는 로봇이 되는 건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촬영을 하다 보니 그만의 장점도 있었다. 내가 연구해온걸 순간 집중해서 끝내고 그 컷들이 모여 하나로 연결되는 게 신기했다. 또 바로바로 모니터를 할 수 있는 게 좋았다. 그리고 무대에서 600명이 보는 걸 TV에서는 한 번에 그 이상이 보는 것도 신기하고 생소한 경험이었다.
또 하나의 출연작 영화 ‘인천상륙작전’
남자로서 전쟁영화를 꼭 한 번 쯤 해보고 싶었는데 오디션에 합격하게 돼 출연할 수 있었다. 다만 역할 특성상 전투씬이 많이 없어서 아쉬웠다. 원샷도 몇 개 받아서 기대하고 있었는데 극의 흐름상 그보다 더 중요도가 높은 장면들이 더 많아 많이 편집 됐더라. 아쉬울 수도 있었지만 커다란 스케일의 작품에 참여했다는 것과 맥아더장군을 뒤에서 도왔던 켈로부대의 존재를 알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다.
‘인천상륙작전’의 주연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는지.
내가 정준호 선배님의 부관 역할이어서 정준호 선배님이 나올 땐 함께 나오고 안 나오실 땐 아예 안 나왔다.(웃음) 대선배님 앞에서 긴장할 수 있을 법도 한데 워낙 잘 챙겨주시고 유쾌하고 편하게 대해주셔서 촬영 내내 좋았다.
이정재 선배님은 대학교 선배로 연극할 때 뵌 적이 있었다. 그 때는 그래도 뭔가 가까이에 있는 느낌이 들어 편했는데 막상 현장에서 뵈니 그 아우라가 장난이 아니더라. 말도 못 걸 정도의 다가가기 힘든 그 아우라가 있는 게 더 멋있고 좋았다. 그래도 학교 후배라고 인사 한 번 드리고 같이 사진도 찍었다.(웃음)
차기작 계획 있는지.
곧 아침 드라마에 들어가게 될 것 같다. 조연이지만 극 안에서 주요한 역할을 맡게 됐고 내 이미지에 적합한 역할을 만난 것 같아 설렌다. 같은 소속사의 김남주 선배님께서 캐스팅 전에 그런 역할을 하면 좋을 것 같다는 말씀을 하셨었는데 마침 비슷한 역할을 맡게 돼 선배님 덕분인 것 같기도 해 감사드린다.(웃음)
함께 연기해보고 싶은 배우
대학교 선배이기도 한 한석규 선배님을 너무 좋아한다. 연기도 너무 잘 하시고 목소리도 좋고. 남자배우는 목소리가 가진 영향력이 크다고 생각한다. 영화 ‘파파로티’를 보며 이제훈 선배님이 맡았던 역할을 연기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그 외에 해보고 싶었던 역할
‘치즈인더트랩’ 같은 작품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대학교 생활을 그린 편하면서도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연기를 많이 하고 싶다. 또 ‘그녀는 예뻤다’에서 박서준 선배님이 맡았던 캐릭터도 탐이 났다. 내가 옷 입는 걸 좋아해서 그런지 패셔너블했던 그 캐릭터가 더더욱 끌리더라.
이상형
밝고 긍정적이고 에너지가 있는 사람. ‘또 오해영’에서 서현진 선배님이 맡은 캐릭터와 같은 성격의 그런 사람.
출연하고픈 예능
이번 자라섬 뮤지컬 페스티벌에서 ‘복면뮤왕’을 했었는데 그때 ‘복면가왕’에 출연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밖에 노래를 하는 예능이라면 어디든 출연해보고 싶다.
올해 계획과 목표
일단은 드라마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게 돼 열심히 임할 계획이다. 또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제는 자기관리가 안되면 아예 배우가 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남들보다 외모적으로나 선천적으로 특출 나지 않기에 더 오래 살아남으려면 꾸준히 자기관리를 해서 내가 가진 매력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최소화하며 끊임없이 자신을 연구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을 갖고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게 계획이자 목표이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또 마치 내 옆에 있을 것만 같은 친근하고 편안함을 가지돼 그게 특별한 매력으로 다가가는 그런 배우이고 싶다. 그리고 내가 가진 능력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그 진심이 전해질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기획 진행: 조원신
포토: bnt포토그래퍼 이건돈
의상: 비아바이이정기, 슈퍼스타아이
슈즈: 슈퍼스타아이, 푼크트
아이웨어: 블랙피하트 Black Pirate
헤어: 아쥬레 가람 디자이너
메이크업: 아쥬레 이혜진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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