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자동차회사들이 효율을 높이고 엔진 성능을 유지하기 위해 고급 휘발유 사용을 권장하는 것에 대해 미국자동차서비스협회(AAA)가 공식 반박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국내 뿐 아니라 미국 내에서도 고급 휘발유의 효과 논란이 관심을 끌고 있다.
28일 미국 자동차서비스협회는 최근 자동차 엔진 기술 발전에 따라 일반차에 고급 휘발유 사용이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협회는 지난해 1,650만명의 운전자가 평균 월 1회 고급 휘발유를 사용했지만 성능 개선 효과 없이 21억달러(한화 약 2조5,000억원)가 낭비됐다고 주장했다. 그간 자동차회사가 일부 제품에 고급 휘발유 사용을 추천한 것을 두고 효과 논란을 촉발시키며 정면 반박한 셈이다.
협회는 또한 미국의 경우 옥탄가 87은 유연, 89는 무연, 91~93은 고급으로 분류하고 있다며, 고급 휘발유를 주유해도 연비 및 마력 향상, 배출가스저감 등의 효과는 없다고 지적했다. 엔진 자체가 옥탄가 감지와 점화시기 조절로 노킹현상을 방지하는 기술이 발전, 고급 휘발유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낭비라는 입장이다.
그러자 자동차회사도 고성능 차를 제외한 제품에 고급 휘발유 사용은 필요가 없다는 점에 동의하고 나섰다. 포드는 고압축비 엔진이 탑재된 머스탱 쉘비 GT350 과 포커스 RS를 제외한 나머지 제품은 일반 휘발유를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밝혔고, GM 또한 쉐보레 카마로 ZL1, 콜벳 Z06에만 고급 휘발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외 프리미엄 차종인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는 권고 수준일 뿐 필수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양사는 무거운 짐을 싣거나 극도로 건조한 환경에서 주행할 때는 고급 휘발유 사용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최근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자동차회사의 기업평균연비제도(CAFE) 목표 달성을 위해 옥탄가가 높은 고급휘발유 사용 의무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끌고 있다. 의무화 검토를 위해 EPA는 현재 고옥탄 휘발유의 배출가스 저감 효과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중이며, 이후 완성차회사 및 정유사, 에탄올 관련 기업과 환경 및 소비자단체 등과 긴밀하게 협의해 사용 의무화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내에서도 고급 휘발유의 효과 여부를 두고 첨예한 논란이 벌어지는 중이다.
한편, 고급 휘발유 효과와 관련해 한국석유관리원 관계자는 "엔진에 따라 고급 휘발유 효과가 다를 수 있다"며 "고옥탄 휘발유가 반드시 효율에 도움이 된다는 과학적 근거는 아직 없다"고 덧붙인 바 있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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