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임세미, 오늘도 변치 않는 초심으로

입력 2016-09-29 15:49  


[박승현 기자] 여전히 신인처럼 풋풋함을 간직한 배우. 결코 그 말이 독이 아닌 이 배우는 가슴 한 켠을 꽉 채운 초심이라는 단어로 매 순간을 임한다. 그리고 그 초심을 대중에게 당당히 보여준다. 그의 진실된 연기를 통해.

누구에게나 가슴 떨리는 한 마디 단어가 있듯 초심이라는 단어는 임세미의 가슴을 뜨겁게 뛰게 만든다. 누구와도 다른 독보적인 이미지를 갖췄다거나 강렬한 이미지를 가진 것도 아닌데 이 배우의 연기는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진실된 목소리와 진심이 틀림 없는 그 눈빛은 거짓이라곤 한 톨도 담기지 않았음을 일깨워 주고 그가 가진 배우로서의 삶을 더욱 들여다 보고 싶게 만들 뿐이다. 변하지 않는 것은 결코 이 세상 어디에도 없을지 모르지만, 아주 조금은 바라본다. 배우로서 임세미가 가진 초심이 조금도 변치 않기를.

Q. 작년 겨울 이후로 벌써 bnt와 세 번째 화보 작업이었는데
역시나 bnt죠. 사진도 정말 아름답고 멋진 콘셉트를 준비해주셔서 제가 할 게 없었던 것 같아요. 너무 즐거웠어요.

Q. 오랜만에 만나니 최근 근황을 좀 듣고 싶어요. 어떻게 지냈나요.
‘굿바이 미스터 블랙’ 끝나고 열심히 운동하며 6월쯤 배낭 메고 돌아다니다가 강원도도 다녀오고 오스트리아도 잠깐 다녀왔어요. 이번 달부터는 ‘쇼핑왕 루이’의 백마리 역으로 촬영하고 있어요.

Q. 더 건강해진 것 같아요.
그렇죠. 하하. ‘쇼핑왕 루이’ 감독님도 더 이상 야외운동 하지 말라고 하시더라고요. ‘제왕의 딸 수백향’으로 먼저 만나 뵈었던 감독님이라 워낙 저를 잘 아시는 분인데 제가 자전거랑 등산 좋아하는 거 아시니까 작품하고 있는 동안은 야외 활동 금지라고 하시더라고요. 하하하.

Q. 인연이 있는 감독님이셨네요.
‘쇼핑왕 루이’ 속 백마리 역은 제가 해보지 않았던 캐릭터의 역할이거든요. 제가 부족한데도 불구하고 또 어떻게 보면 저에게는 도전이라 볼 수 있었는데 감독님께서 이번에는 또 다른 모습을 해보자고 제안 해주셔서 또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은혜를 잊지 않고 그 마음에 부응하고 싶어요(웃음).

Q. ‘굿바이 미스터 블랙’ 통해 김강우, 김태우와의 상반된 연기 호흡을 보여줬어요.
남자 배우 분들이 여배우들 사이에서 연기하면 꽃밭에서 연기했다 그러시는데 저는 너무 멋있고 쟁쟁한 존경하는 선배님들 옆에서 촬영을 하니까 어쩔 줄을 모르겠더라고요. 너무 황홀하고 또 워낙 좋아했던 선배님들 곁에서 연기를 하니까 정말 좋았어요. 많은 것을 배웠었고 또 많은 덕담도 해주셨고. 촬영할 때 강우 선배님 같은 경우는 역할상 제가 많이 좋아하고 쫓아다니면서 약혼자로서의 사랑을 하다가 배신을 당했거든요. 극 중 민선재 때문에 시력도 잃고 사고가 많았는데 그런 신을 할 때마다 제가 잘 인지하지 못하는 감정에 대한 상황들을 강우 선배님이 너무 잘 설명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태우 선배님은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만나 뵀거든요. 악역으로 만났는데 이번에는 같이 연기를 할 수 있게 되어서 참 좋았어요. 신이 붙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만나게 된 거에요. 거기다 나중에 러브 라인이 되었거든요. 촬영하면서 저희끼리는 웃음을 참느라 재미있고 즐거웠던 것 같아요. 정말 위트가 있으세요. 카리스마도 있으시지만.


Q. 극 중 실명 연기를 선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었어요. 어렵지 않았는지
어렵다기 보다는 제가 멍 때리는 것을 꽤나 좋아하기도 하고(웃음). 그게 도움이 되었던 것 같기도 해요. 또 카메라 감독님이나 연출 감독님이 옆에서 많이 지켜보시고 모니터 많이 해주시고 ‘지금 눈빛이 사람을 보는 듯한 느낌인 것 같다’고 조언을 해주시면 리허설 마다 연구를 했죠. 제가 극 중에서 실종이 되고 나서 실명이 되기까지 텀이 있었어요. 그래서 눈이 안 보일 것 같다는 이야기를 감독님께서 미리 해주셨기 때문에 저희 집 근처의 시각 장애우들이 계시는 문화 센터에 가서 그 분들의 행동을 지켜보았죠.

‘그 겨울, 바람이 분다’를 통해서도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그때도 교육 센터 가서 교육을 받았었는데 송혜교 언니가 연기 하시는 것을 많이 봤거든요. 그래서 ‘그 때 언니가 어떻게 하셨더라’ 하며 떠올리고 또 드라마도 다시 한 번 보기도 했고 그랬던 것 같아요. 정말 다행이게도 시청자 분들이 잘 알아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생각했어요.

Q. 가벼운 장르의 드라마는 아니었잖아요.
만나는 선배님들께 이런 감정들을 많이 여쭤봤어요. 원작이 있었던 드라마잖아요. 워낙 탄탄한 내용이기에 더 잘 몰입해서 할 수 있었어요.

아는 언니들도 “그 작품, 울면서 봤지” 그러면서 “애틋하지. 그 역할이 너라니” 하시더라고요. 그런 얘기도 들으면서 다양한 피드백이 있었기 때문에 원작이 이런 감정이니까 난 좀 이렇게 가야겠다 하면서 참고를 하면서 준비를 했죠.

Q. 차기작으로 화제인 ‘쇼핑왕 루이’
‘왕’자가 제목에 들어가는 드라마가 정말 오랜만이라는 소식을 저도 들었는데. 하하하. 요즘 사극에서도 제목에 ‘왕’이 잘 안 나오거든요. 근데 현대물에서. 하하.

루이라는 재벌가 그룹의 남자가 어떤 사고로 인해 기억을 잃고 강원도 처녀와 달달한 멜로를 하게 되는 이야기에요. 저는 ‘쇼핑왕 루이’ 재벌 가의 상품 기획실 팀장으로 등장하고 사장님 딸이기 때문에 함께 아옹다옹 어울리는 스토리에요.

Q. ‘쇼핑왕 루이’ 속 백마리
마리라는 이름이 되게 귀엽더라고요. 저는 남지현 배우를 만나고 나서 “복실이? 우리집에서 7년동안 키우던 강아지 이름이 복실이였는데” 그랬는데 옆에서 다른 선배님이 “우리집 개 이름은 마리야~”그러시는 거에요. 그래서 저희가 정말 사랑 받는 이름이구나 그랬어요.

처음엔 마리라는 캐릭터가 세련됐다고 느꼈는데 연기를 하면 할수록 또 현장에 가면 갈수록 일차원적인 순박함이 있다고 느끼는 중이에요.

Q. 인기가 많았던 ‘더블유’의 후속
감사하고 있습니다. ‘더블유’가 너무 재밌더라고요. 다음에 저희가 또 바톤 터치를 받으니까 (웃음). 이번 수목드라마가 로맨틱 코미디로 굉장한 편성이 된 것 같아요. ‘질투의 화신’의 경우도 동시간 대 연기를 하는 것 자체도 감사할 따름이고요. 물론 ‘질투의 화신’도 로맨틱 코미디라고 생각하지만 저희는 더 순박하고 아기자기한 장르의 멜로를 보실 거라 생각해요.

무엇보다 저희한테도 빛나는 서인국씨가 계시고(웃음) 오스카 윤상현 선배님도 계시니까. 하하. 또 저희는 조연으로 출연해주시는 선배님들이 어마어마하거든요(웃음).

Q. 서인국, 남지현 등 청춘 스타들의 대거 등장이잖아요. 촬영장 분위기도 좋을 것 같아요.
워낙 다들 분위기를 잘 이끌어주시는 분들이라. 인국 배우님도 굉장히 소탈하시고 사람들도 잘 아우르더라고요. 참 성격이 좋다 생각했는데 복실이도 만만치 않더라고요. 아역 때부터 탄탄하게 연기를 해왔고. 사실 저한테는 선배님이거든요(웃음). 워낙 경력도 많고 근데도 순수하고 착하고 밝아서 보고 있으면 저도 웃음이 나요. 윤상현 선배님 역시 마찬가지로 너무 좋으시고 이야기도 많이 해주시고 저랑 자주 신이 붙는데 좋은 얘기 많이 해주시니까 많이 배우고 있어요.

극 중에서 마리와 루이가 절친이거든요. 어릴 때부터 유일한 친구에요. 근데 저랑 인국 배우님도 동갑이더라고요. 촬영 전에도 이미 말 놓고 서로 친구하기로 했어요. 편안하게 해주더라고요. 화기애애해요. 감독님도 워낙 잘 해주시고 촬영장 분위기도 정말 좋아요.


Q. ‘쇼핑왕 루이’ 속 관전 포인트
마리는 퍼펙트 우먼이에요. 여성 직원들의 선망의 대상이고 일 처리 능력도 완벽하고 천사 같은 성격에 뭐 하나 빼 먹을 것이 없는 성격의 소유자인데 그 친구가 가진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 있어요. 그 비밀을 구경하시는 재미로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제가 예상하는 것은 루이의 먹방? 서인국씨의 먹방을 많이 기대해주셔도 될 것 같아요. 저희가 대본으로 봤던 먹방보다 훨씬 더 사랑스럽고 매력 넘치게 촬영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윤상현 선배님의 패션 아이템도 만만치 않아요. 다들 화려하고 재미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Q. 여전히 연기가 참 어렵죠.
저를 오랫동안 봐 주신 분들은 느끼실 거에요. 하하. 달라졌다, 나아졌다고 느끼실 수도 있고 아직 그대로인데 혹은 부족한데 라고 느끼실 분들도 계실 거에요. 근데 제가 생각하는 저의 모습은 ‘좀 더 편안해졌구나’ 라는 생각 그리고 ‘좀 더 즐기게 됐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잘해야지 라는 생각으로 가득 차서 몸이 움직이질 못했다면 지금은 더 자연스럽게 연기 안에서 재미를 찾으려고 하는 제 자신이 즐거워요. 그리고 그걸 봐주시는 감독님이나 현장에서의 같은 호흡도 저와 함께 즐기고 있다는 것이 느껴져서 그게 큰 발전이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

항상 연기적인 이론이나 혹은 연기에 대한 제 감정들은 매 계절, 매일 매일 변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참 재미있는 직업인 것 같고요.

Q. 이전 인터뷰에서 본인과 닮은 극 중 캐릭터를 ‘오늘부터 사랑해’ 속 승혜로 꼽았어요. 그렇다면 지금껏 연기한 것 중 본인과 가장 상반되는 캐릭터는 무엇이었을까요.
마리인 것 같아요. 너무 금수저이고 삶의 배경이 다르고. 하하.

너무 재미있어요 그래도. 저와는 다른 그 아이의 비밀들을 파헤쳐 가면서 그 속에 있는 일차원적인 감정을 믿어가면서 하니까 처음에는 ‘나는 이렇지 않은데 마리는 왜 그러지’ 그런 생각이 들다가 지금은 오히려 ‘당연하지 마리는 이럴 수 있어’ 그렇게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Q. 등산과 운동, 꾸준히 즐기고 있나봐요.
그럼요. 이번 여름이 정말 더웠잖아요. 잘 버틸 수 있을까 했는데 저희 집 근처에 바로 계곡이 있어요. 자기 전에 계곡에 잠깐 내려가서 발만 담그고 와도 머리 끝까지 시원한 기분이 들어서 이렇게 여름을 보낼 수 있겠구나 했어요. 새로운 산책 법이 하나 더 생겼고 내년 여름도 참 기대된다. 그런 생각을 했어요(웃음).

Q. 지금까지 임세미가 해 온 작품 속 이상형을 꼽자면
김강우 선배님. ‘굿바이 미스터 블랙’ 속 선재 역할이 좋았어요. 내 여자만 바라보는 사랑이잖아요. 유치원 때부터 아저씨가 될 때까지 윤마리만 사랑하는 거에요. 끝없이 사랑하고 서로 믿어주고 의지하는 그런 건강한 사람을 만나야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죠. 사실 지금도 딱 정해진 이상형은 없지만 서로 솔직하고 건강하게 만나는 것이 ‘이상’ 아닐까 생각해요.

Q. 임세미,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즐겁게 할 수 있는 배우였으면 좋겠어요. 배우란 이름으로 저를 소개 하기엔 여전히 민망하지만(웃음). 언젠가 스스로 ‘그래. 내가 배우지’ 하고 자연스레 생각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기는 하는데 만족하고 즐길 수 있는 배우가 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얼마 전에 국카스텐 공연을 봤는데 하현우씨께서 공연 중간에 멘트를 하시면서 초심에 대한 얘기를 하셨어요. 저도 그 초심이라는 단어에 심장이 뛰는 사람이거든요.

역시나 그 분도 유명해지고 정말 바빠지셨지만 여전히 초심을 잊지 않는다는 얘기를 하시면서 우리는 힘든 과정을 다 겪어왔고 그렇기 때문에 더 초심을 잊을 수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돌이켜보니 저도 같은 사람인 거에요. 저도 긴 시간을 거쳐왔기 때문에 더 그런 느낌을 가지고 가야 한다. 그런 생각을 하곤 해요. 제가 이 자리에 있는 것 자체가 감동스러운 순간이다 란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그런 에너지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물론 ‘좀 노련해질 때도 됐는데’ 라는 생각을 하지만 저는 이런 제가 좋아요. 하하.

Q. 마무리
‘쇼핑왕 루이’를 통해 보여드리는 제 모습은 물론 또 다른 모습일거라 생각하지만 그 안에서 제가 나오는 것이라고도 생각해요. 시청자 분들께서 절 보시며 ‘그때 그 아이네’ 혹은 ‘이런 배우가 있었구나’ 하고 생각하시는 것도 모두 반갑게 맞이하고 또 감사한 마음이에요.

이 친구가 열심히, 즐겁게 연기 하는구나 라는 것을 느끼실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저로 인해 또 즐거워지시고 좋은 힘이 난다는 것을 듣고 싶네요.

기획 진행: 박승현
포토: bnt포토그래퍼 서영호
영상 촬영, 편집: 조영래 PD
의상: 츄, 로스틸레, 노케(NOHKE)
슈즈: 츄, 로스틸레, 아키클래식
아이웨어: 블랙피하트 Black Pirate
헤어: 제니하우스 청담점 김은지 디자이너
메이크업: 제니하우스 청담점 정혜선 디자이너
장소: AR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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