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RN30 감량 비밀은 '바스프 플라스틱'

입력 2016-10-10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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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바스프 이만우 사장(사진)은 화학계의 전설로 불리는 인물이다. 이른바 물질부터 소재, 나아가 다양한 분야의 부품까지 화학의 '밸류 체인(Value Chain)'을 역설한다. 에너지를 비롯해 소재, 의약, 자동차, 기계 등 모든 산업에서 화학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그가 이번에는 자동차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29일 프랑스 파리모터쇼 현장에서 만난 이 사장은 현대차가 최근 공개한 레이싱버전 컨셉트 RN30의 차체를 주목해 달라고 말했다. 펜더와 스포일러 등 외장 곳곳에 바스프가 개발한 고기능 플라스틱이 대부분 사용됐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플라스틱을 차체로 쓴다는 것은 쉽지 않다. 플라스틱 자체의 충격 흡수량도 그렇지만 색상을 균일하게 입히는 것도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동차 플라스틱은 내장재로 쓰이거나 보이지 않는 부분에 활용된다. 

 하지만 바스프는 과감하게 일부 외장재로 플라스틱을 선택했다. 이 사장은 "자동차 외관을 플라스틱으로 할 때 핵심은 표면의 매끄러움, 즉 질감"이라며 "질감이 좋으려면 성형이 잘되는 소재가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 RN30의 펜더와 스포일러 등은 차체 패널로 개발된 단단한 인테그랄 폼과 반응사출성형(RIM) 과정이 적용됐다. 강도 확보는 물론 어려운 형상의 디자인도 소화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 그는 "플라스틱 소재의 활용은 자동차 경량화 차원에서 확대될 수밖에 없다"며 "여전히 금속이 주요 소재로 사용되지만 RN30과 같은 레이싱카를 비롯해 스포츠카에서 플라스틱의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이른바 복합소재 플라스틱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로 이 사장은 탄소섬유의 비싼 가격을 언급했다. 많은 전문가들이 탄소섬유가 대량 생산되면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지만 생산 공정이 워낙 복잡한 만큼 가격 하락이 쉽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는 "탄소섬유는 현재 수요에 비해 공급이 워낙 부족한데, 탄소섬유 제조 공정이 매우 복잡하고 가격이 비싸 이를 대신할 특수 플라스틱이 자동차에 훨씬 많이 적용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한다. 바스프가 화학 플라스틱의 자동차용 외장재 사업에 적극 뛰어든 배경이다. 

 실제 자동차용 플라스틱 사용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강화되는 배출가스 규제를 맞추기 위해선 효율을 높여야 하고, 이를 위해선 경량화가 반드시 수반될 수밖에 없어서다. 현대차에 따르면 중량을 10% 줄이면 효율은 3.8%, 가속성능은 8%, 조향성은 6%가 개선되고 제동정지거리는 5% 짧아진다. 또한 일산화탄소는 4.5%, 탄화수소는 2.5%, 질소산화물은 8.8%가 감소한다. 엔진 연소기술과 배출가스 후처리 장치를 개발하는 것보다 무게를 줄이는 게 보다 효과적이라는 뜻이다. 포드가 일부 차종을 '올 플라스틱 카(All Plastic Car)'로 만드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만우 사장은 "자동차용 플라스틱은 강도 뿐 아니라 내열성, 소재의 가공성도 좋아야 한다"며 "RN30 개발에 참여하게 된 것도 바스프가 보유한 플라스틱의 여러 물성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파리=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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