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은 기자] 괜히 박보검이 아니다.
지난 10월18일 KBS2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극본 김민정 임예진, 연출 김성윤 백상훈 / 이하 구르미)’이 종영을 맞았다. 시청률 조사 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8회 전국 평균 시청률은 22.9%로 집계,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유지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그리고 그 중심엔 박보검이 있다.
그는 전작 tvN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을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는 자연스레 차기작으로 관심이 쏠렸고, 배우 김유정과 함께 ‘구르미’ 출연을 확정지으며 사극이란 장르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6살이라는 나이차와 미성년자인 김유정과의 파트너 호흡에 대한 일각의 우려를 낳기도 했지만 이는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사실상 ‘응답하라’ 시리즈에 출연한 배우가 차기작에서 고전한다는 이른바 ‘응답의 저주’가 풀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던 상황. 그러나 박보검 앞에서는 그 어떤 저주도 통하지 않았다. 보란 듯이 흥행에 성공하며 뭘 해도 다된다는 것을 입증했다. ‘응팔’을 통해 ‘택’을 만나 배우 박보검의 이름을 알렸다면, ‘구르미’는 그의 존재를 또 한 번 각인시켰다.
‘구르미’를 통해 ‘국민 세자’라는 타이틀을 얻는 것은 물론, ‘장르가 박보검’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그의 작품 소화력은 대단했다. 총명하고 아름다운 왕세자 이영을 만나 때론 외척세력의 계략과 도발에도 흔들림 없는 강단을, 때론 한 여인만을 바라보는 애틋한 정인의 면모를 발휘하며 시청자들을 잠 못 들게 만들었다. 사극이라는 장르와 만나 ‘응팔’과는 또 다른 예측 불허 궁중 로맨스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심금을 울리는 대사 또한 관전 포인트. 극중 풍등제서 윤성(진영)이 라온(김유정)을 데려가려 하자 길을 가로 막으며 “불허한다. 내 사람이다”라고 외치는 씬은 역대급 명장면으로 손꼽히며 지금껏 회자되고 있다. 줄곧 라온을 바라보며 금방이라도 꿀이 떨어질 듯한 눈빛으로 “라온아”를 부르는 장면은 그 어떤 스킨십 없이도 심장을 요동치게 만든다. 단지 이름을 불렀을 뿐이지만 그가 하면 다르다.
“큰 산을 넘은 듯한 기분”. 이는 ‘구르미’ 종영 후 그가 남긴 소감 중 일부다. 이번 작품을 소화하며 그가 느꼈을 부담감이 어느 정도였을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보검 매직’이라는 타이틀은 하루아침에 얻은 것이 아니다. 그간 국한되지 않은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며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아왔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일까, 지금껏 넘은 산보다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은 그의 앞날에 더욱 기대가 실린다. (사진제공: KBS2 ‘구르미 그린 달빛’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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