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서 한민관, "연예인 드라이버 중 최고가 될래요"

입력 2016-10-24 17:33  


 "드라이버로서 올해 최고의 성적을 거뒀습니다. 무척 기쁘고 팀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지난 시간을 생각하니 감회가 남다르네요"


 대중들에겐 인기 개그맨으로 더 기억될 한민관(서한-퍼플 모터스포트)이 프로 드라이버로서 최고의 한해를 맞이했다. 2016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GT2 클래스에서 시즌 우승을 달성한 것. 그러나 경기장에서 만난 한민관의 표정은 마냥 밝지만은 않았다. 오랜 시간 분투노력한 기억들이 정리되지 않아서였을까. 아니면 이날 같은 팀 선수들의 성적이 좋지 않은데 따른 미안함이 컸던 탓일까. 단어 하나 하나 조심스럽게 골라가며 질문에 대한 답을 이어가는 모습이 역력했다. TV 속 모습과는 조금 다른 진지한 프로 드라이버 한민관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 일답.

 -드라이버 데뷔 후 첫 시즌 우승이다. 소감은
 "우승이라는 결과는 말 할 나위 없이 기쁘지만 한편으론 시원섭섭하다. 매 경기 기복 없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시즌 중반 이후 페이스가 많이 떨어진 부분은 반성하고 있다"

 -지난해 이후 성적이 수직상승하는 모습이다. 비결이 있을까
 "무엇보다 서한-퍼플모터스포트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이다. 특히 지난해 팀을 옮기면서 정확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그 동안 알지 못했던 나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게 됐다"

 -레이싱 경력이 만만찮다
 "원래 운전을 좋아하고 차에 관심이 많았다. 2008년 아마추어 경기에 참가하며 모터스포츠와 연을 맺었고,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프로팀 소속 드라이버로 경기에 참가했다. 진지하게 레이싱에 임하게 된 것도 이 때부터다. 입문이 6년차이니 아직 베테랑이라고 말하기엔 이른 것 같다"

 -이번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핸디캡 웨이트(상위권 입상자의 경주차에 무게를 추가하는 패널티를 주는 것)를 처음 경험해봤다. 1t이 넘는 차에 고작 수십㎏ 싣는 게 얼마나 큰 차이가 있겠냐 싶었지만 차의 움직임에 걸리는 부담이 확실히 달랐다. 인제 서킷처럼 고저차가 심한 트랙에선 레이스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 지 막막할 정도였다"


 -우스갯소리로 드라이버 한민관의 장점은 '가벼운 몸무게'라고들 한다. 자신이 생각하는 드라이버로서의 강점은
 "마인드 컨트롤을 잘한다. 방송에서는 직업 상 방방 뛰는 모습을 보여드렸지만 서킷에서는 누구보다 차분하다고 생각한다. 매 상황에 일희일비 하지 않고 냉정하게 레이스 상황을 파악하려 노력한다. 오버페이스를 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차근차근 해나갔던 게 이번 시즌 우승의 비결라면 비결이다"

 -상위 클래스에 진출하고 싶은 생각은 없나
 "전적으로 팀의 결정에 따르겠다. 시트에 대한 욕심은 없다. 나에게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드라이버로서 목표는
 "연예인 드라이버 중 최고가 되고 싶다. 아마추어를 시작으로 하위 클래스부터 차근차근 위로 올라왔다. 어렸을 때부터 레이싱 교육을 받아온 선수들과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드라이버로서 지금 나의 발걸음이 결코 늦은 것이로 생각하지 않는다. 류시원 감독(팀106), 김진표 감독, 안재모 선수(이하 엑스타 레이싱) 등 선배들이 모터스포츠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계신다. 또 진지하게 레이싱을 고민하는 후배 연예인 드라이버들도 속속 늘어나고 있다. 한 순간의 유명세가 아닌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고, 그만큼 많은 준비와 노력을 하고 있다. 한국 모터스포츠와 드라이버 한민관에게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

영암=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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