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이니, 그래도 참 잘했다

입력 2016-10-31 14:44  


[이주신 기자] '될 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말이 있다. 11살이라는 어린 나이로 데뷔해 당차고 개성 있는 보이스로 세상에 이름을 알린 가수 겸 배우 제이니. ‘리틀 윤미래’부터 시작해 세 번의 그룹 결성, 연기 등 다양한 경험을 통해 지금의 자리까지 온 그는 한 층 성숙된 모습으로 성장했다.

‘언프리티 랩스타3’의 센(?)언니들 사이에서 꿋꿋하게 버텨온 예쁜 래퍼 제이니는 19살의 순수한 모습을 그대로 갖고 있는 소녀였다. 자신만의 느낌으로 랩을 소화하고 싶다고 말하는 그.

진한 화장을 하지 않아도 굳이 꾸미지 않아도 예쁜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는 제이니는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Q. 오늘 화보 촬영 소감은.
형식적인 포즈를 많이 연습해 왔는데 촬영할 때는 자연스러움을 요청해서 힘을 많이 뺐다. 몸이 풀리니까 좋은 컷이 많이 나온 것 같아 기분이 좋고 재미있게 촬영한 것 같다. 요즘 여러 가지 경험하는 것이 행복하다.

Q. 가장 마음에 들었던 콘셉트는.
두 번째, 야외에서 촬영했던 여유로움과 자연스러움이 섞여있는 느낌이 좋았다.

Q. 평소 옷 스타일은 어떤지.
원래 블랙을 좋아해서 민소매와 레깅스나 스키니진을 자주 입는 편이다.

Q. 어린 나이에 데뷔했다.
4살 때 엄마랑 사진 촬영을 하러 갔는데 사진작가가 나를 보고 끼가 너무 많다며 연예계 쪽으로 데뷔 제안을 했다. 그때 너무 어려서 연락처만 주고 거절했다. 3년 뒤 다시 연락이 와서 시작하게 됐다. 어렸을 때부터 남들 앞에서 나를 보여주는 것을 좋아했던 것 같다.

Q. 자신이 갖고 있는 끼가 무엇이라 생각하나.
유연함. 능글맞고 사람들이 애늙은이 같다고 한다. 말하는 것도 좋아하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 보여주는 것을 좋아한다. 내가 어떻게 하면 남들에게 잘 보일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Q. 가수 데뷔를 세 번이나 했다. 탈퇴 이유는.
한 이미지로 비춰지는 것이 싫었다. 다양한 모습으로 도전하고 싶었는데 그전에 활동했던 그룹들과 내 성격이 맞지 않았던 것 같다. 내가 어렸기 때문에 내 의견보다는 부모님의 의견을 많이 따랐다. 그래도 계속 버티고 싶었던 마음은 있었지만 비전이 보이지 않아 다른 방향으로 더 발전할 수 있는 길을 더 찾았던 것 같다. 

Q.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싶었나.
팀워크가 중요한 것 같다. 예전에는 '마음이 맞으면 뭐해, 우리가 잘 보이기만 하면 되지, 사이가 안 좋으면 어때, 무대에서만 잘 하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신경을 안 썼다. 그런데 경험을 해 보니 그게 아니더라. 마음이 잘 맞아야 무대에서도 잘 보이고 안 맞으면 티가 나더라. 진짜 끈끈한 친구들과 오래오래 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자기 전에 생각을 하면 아직도 해보고 싶은 것이 너무 많다. 내가 제일 잘 보여줄 수 있는 것은 파워다. 2NE1 같은 걸그룹을 해보고 싶다.

Q. 전의 멤버들과 사이가 안 좋았나.
사이가 안 좋은 것 보다 나에게 질투심이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워낙 이슈가 되고 막내다 보니 항상 중심에 서 있었으니까. 내가 생각해도 나를 질투했을 것 같다. 다들 어린 나이였고 방송에 나오고 싶은데 나만 하니까. 나는 그것이 양보였다. 내가 내 방향을 찾고자 나가면 나한테도 좋고 언니들도 한 번 더 비춰질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서로 오해가 있었을 수는 있지만 사이가 나쁘거나 안 좋지는 않았다.


Q. 추구하는 음악적 색은 무엇인가.
어두운 노래는 별로 안 좋아한다. 랩을 해도 어둡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깊이의 차이다. 무조건 검은 옷을 입고 눈 화장을 진하게 한다고 해서 힙합의 랩이 아니다. 나한테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을 예쁘게 입고 랩을 하는 것도 힙합이다.

Q. 연기도 했다.
'여왕의 교실'을 하기 전까지는 단역배우였다. 무대에 서려면 표정 연기를 해야 하는데 그 기초를 쌓으려면 배우는 것 보다 실전을 쌓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시작하게 됐다. 단역을 할 때 이 바닥이 얼마나 힘든지 알았다. 자연스럽게 얻은 것이 많다. 그때 엄마랑 나랑 나중에 배우는 하지 말자고 하기도 했다. 3시간대기를 하면 3분 안에 컷이 나고 기다리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웃음) 경험을 쌓으려고 시작했다.

Q. 연기와 래퍼 중 선택하라고 한다면.
사실 두 가지 다 끝까지 하고 싶다. 둘 중에 하나를 고른다고 하기 보다는 그 시기를 잘 맞춰야 할 것 같다. 정말 연기가 하고 싶은 순간이 와도 랩을 잘 하고 있으면 연기를 잠깐 뒤로 미뤄야 하는 것이 맞고 그 순서가 중요할 뿐이지 둘 다 너무 하고 싶고 좋아한다.

Q. 스스로 자신의 연기에 대해 평가하자면.
중간인 것 같다. 잘 하지도 못하지도 않는 것 같다. 그래서 딛고 나가야 할 시기인 것 같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해보고 싶다. 인정받고 싶다. 랩도 많이 늘었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서 더 열심히 하는 것이다.

Q. 그렇다면 랩에 대해 평가한다면.
예전에는 정말 '나쁘다' 이었다. (웃음) 노래도 좋고 랩도 좋다. 녹음을 하면서 들어봤는데 솔직히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수 없는 것 같다. 랩과 노래 중 사람들이 더 귀 기울여 주는 것은 랩이었다. 그래서 내가 랩을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내가 더 잘 보여줄 수 있는 것. 사람들은 왜 랩을 하냐고 묻는다. 안 어울리는데 왜 하냐고. 근데 그 생각을 깨고 싶다. 이제 보니 랩을 하기를 잘했네 라는 말을 듣고 싶다.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그런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 나쁘지 않다 정도인 것 같다. 좋다는 아니고 예전에 비해 발전을 한 것이다. 아직은 뭔가 부족하고 배워야 할 것도 많다.

Q. 연기, 노래, 랩, 춤 중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은.
지금은 랩이다. 정성을 기울이고 하루 시간을 가장 많이 보내는 것이 랩이어서 당연히 잘해야 한다. 그리고 잘하고 싶다.

Q. 랩을 하다 안 되면 연기자로 돌아갈 것 같다는 말들이 많다.
연기를 했었고 TV에 비춰졌고 '언프리티 랩스타3'에 나왔을 때 얼굴을 알리려고 나왔다는 말도 많았다. 연기를 안 할 것이라 다짐을 할 수 없는데 지금 당장은 아니다. 내가 하고 싶다는 마음도 있고 잘 해야겠다는 책임감도 들었고 못한 모습만 보여주고 도망가고 피하고 싶지 않다. 연기를 안 할 거는 아니지만 지금은 아니다.

Q. '언프리티 랩스타3'에 출연한 진짜 이유는.
가수 활동을 끝내고 공백 기간에 내가 뭘 해야 할지 생각을 많이 했다. 지금까지 내가 해왔던 것이 잘하든 못하든 랩이기 때문에 이걸 보여주고 싶었다. 출연하기 전에는 자만함이 있었다. 어디를 가든지 나이에 비해 랩을 잘한다는 말을 들어서 근자감이 있었다. 그런 당돌함 때문에 나가보자 하는 마음이 들었다. 내가 잘하든 못하든 제대로 해 보고 싶었다. 항상 짜인 랩을 하고 싶지 않아도 했었는데 언프리티를 보고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욕심이 생겼고 '언프리티 랩스타3'에서 제의가 들어왔고 사전 미팅을 하려고 랩을 쓰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내가 진짜 재미를 느끼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부족하든 부족하지 않던 도전하고 싶었다.

Q. '쇼미더머니5'에서는 통 편집이 됐었다.
정말 떨렸다. '쇼미더머니5'는 내가 스스로 지원했다. 지원자 2000명이면 200등은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만심이 있었다. 그런데 가자마자 후회했다. 내가 나오기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이미 가슴에 번호표는 붙여졌고 앞에 두 명이 남았었는데 정말 집에 가고 싶었다. 랩을 두 마디 했는데 수고했다고 하더라. 순간 눈물이 너무 났다. 그런데 주변 사람들이 프로듀서 길이 지나갈 때 한 번 더 봐달라고 해보라고 했다. 그래서 한 번의 기회가 더 주어졌다. 1차는 합격했지만 창피했다. 내가 잘해서 붙은 것이 아니라서. 2차에서 탈락했다. 그냥 나를 위한 도전이었다. (웃음)


Q. 악플에 대해 상처가 많을 것 같다.
상처보다는 이해가 안 됐다. 프로듀서 쿠시가 실력으로 나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는 소문이 속상했다. 내가 열심히 했고 그 분이 나를 봤을 때 다른 사람보다 나아서 뽑은 건데 그런 말을 들어서 내가 열심히 했던 것들이 한 순간에 물거품 된 것 같아서. 그리고 부모님 얘기. '자식을 왜 이런걸 시키나, 교육은 안 시키나, 그 시간에 가족끼리 모여서 밥이라도 먹지' 사실 가족끼리 모여서 밥 먹는 것이 흔하고 뻔 한 일인데 나는 그 흔한 일을 하지 못하는데 비꼬듯 얘기하니까 속상하기도 하고 자괴감도 들었다. 부모님이 이걸 볼 수 있는데 그게 속상했다. 그런데 관심이라 생각한다. 처음에는 다 찾아봤는데 이제는 안 찾아본다. (웃음)

Q. 연습 때 그레이스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 짜증난다고 했다.
과장된 부분이 있다. 언니가 탈락후보로 나를 뽑았을 때 그때는 그 심정이 맞다. 왜냐하면 여기까지 얼마나 힘들게 왔는데 왜 나를 뽑았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약간은 과장된 부분이다. 솔직히 그런 심정은 있었지만. (웃음) 나를 안 뽑았으면 한 번 더 나를 보여줄 수 있는데 나 자신도 조바심이 있었다. 내가 부족한걸 아니까 떨어질 것 같은 마음이 속상하고 짜증나고 억울해서 그레이스 언니가 더 미웠다. (웃음) 반대로 내가 못했으니까 나 같아도 날 뽑았을 거라고 좋게 생각한다. 그 후 언니가 진짜 싫어했냐고 묻길래 그런 것이 아니라고 내 자신에게 화가 났다고 잘 풀었다. 

Q. 육지담과의 디스매치가 굉장한 이슈가 됐다. 어떤 마음으로 준비했는지.
내가 분명 뭔가를 보여줘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내가 한방을 보여주지 않으면 기회가 없을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 생각으로 이 악물고 했다. 왜냐면 내가 쉬면 지담언니는 랩을 연습하고 있을 수 있고 긴장을 풀면 안 되겠다 생각을 했다. 실수는 무조건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있었고 얼굴에 철판을 깔자. 뭐든지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하자는 마음 컸고 그러다 보니 자신감이 생겼고 그런 패기로 했다.

Q. '언프리티 랩스타3'의 멤버 중 가장 친해지고 싶은 사람은.
의식해서가 아니라 육지담 언니랑 친해지고 싶다. 언니의 발성을 배우고 싶다. 지담언니 랩을 들으면 참 잘 썼다는 생각이 든다. 가사를 보면서 같이 연습하다 보면 좋은 것도 얻고 얘기도 많이 하면 지금보다 더 친해질 수 있고 작사나 음악적인 부분으로 공유도 되고 공부도 되니까.

Q. 평소 성격이 궁금하다.
사람들하고 말하는 것을 좋아한다. 엄마는 나보고 남을 너무 배려해서 문제라고 한다. (웃음) 기적으로 살아야 하는 생각도 든다.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것 같다. 

Q. 10년 뒤 자신의 모습은.
지금 내가 이 일을 시작한지 10년이 지났다. 지금까지 해온 것만큼 한 번 더 하면 10년이 지난다. 끈질기게 일을 하고 있을 것 같다.

Q.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
지금 '언프리티 랩스타'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고 다양한 일을 하고 싶다. 가족 모두 아프지 않고 편안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목표다. 래퍼와 연기자로서 인정받고 싶다.

기획 진행: 이주신
포토: bnt포토그래퍼 권해근
영상 촬영, 편집: 정도진, 박수민
의상: 플러스마이너스제로, 스타일난다, KKXX
슈즈: 아키클래식, 라니아로즈
아이웨어: 라피스 센시블레
시계: 망고스틴
헤어: RUE 710 박옥재 이사, 어시스트 박지훈
메이크업: RUE 710 장유진 부원장, 어시스트 김하나
장소: 엔터비즈라운지 라오뜨(la ha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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