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카오디오부문 1위 하만 인수...전장사업 본격화

입력 2016-11-14 17:52   수정 2016-11-21 20:09


 삼성전자가 신성장 분야인 전장사업을 본격화하고 오디오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의 전장 전문기업 하만(Harman)을 인수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14일 이사회에서 하만 인수를 의결했다. 인수가격은 주당 112달러, 인수 총액은 80억 달러(9조3,900억 원)다. 이는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M&A 사상 최대 규모다. 삼성은 하만 인수를 통해 연평균 9%의 고속성장을 하고 있는 커넥티드카용 전장시장에서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커넥티드카, 카오디오, 서비스 등 하만의 전장사업영역 시장은 지난해 450억 달러에서 2025년 약 1,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만은 커넥티드카용 인포테인먼트, 텔레매틱스, 보안, OTA(무선통신을 이용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솔루션 등의 전장사업분야 글로벌 선두기업이다. 연 매출은 70억 달러, 영업이익은 7억 달러(직전 12개월 기준)에 달한다. 특히 매출 중 65%가 전장사업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커넥티드카와 카오디오사업은 연매출의 약 6배에 달하는 240억 달러 규모의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자동차 전장업계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카오디오에서는 뱅앤올룹슨(B&O), 바우어앤윌킨스(B&W)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며 글로벌 시장점유율 41%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은 일찍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을 중심으로 전장사업을 준비해 왔다. 이번에 하만을 인수함으로써 전장사업분야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5G통신·OLED·인공지능·음성인식 등 부품 및 UX 기술과 모바일, CE부문에서 축적한 소비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만의 전장사업 노하우와 결합함으로써 혁신적인 제품을 보다 빨리 시장에 내놓을 수 있게 됐다. 또 기존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는 TV와 스마트폰은 물론 VR, 웨어러블 등 각종 제품들에 하만의 음향기술과 프리미엄 브랜드를 적용하는 게 가능해졌다. 대형 디스플레이사업과 하만의 공연장 및 영화관용 음향, 조명기기사업과의 시너지도 강화할 수 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하만이 보유한 전장사업 노하우와 방대한 고객 네트워크에 삼성의 IT와 모바일 기술, 부품사업 역량을 결합해 커넥티드카 분야의 새로운 플랫폼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만의 CEO 디네쉬 팔리월은 "최근 IT 기술이 자동차분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우수한 기술과 폭넓은 사업분야를 고루 갖춘 기업과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며 "삼성 인수를 계기로 소비자들에게 더욱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하만의 주주와 주요 국가 정부기관의 승인을 거쳐 내년 3분기까지는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한편, 하만은 인수 이후에도 삼성전자의 자회사로서 현 경영진이 운영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전장사업팀을 중심으로 하만 경영진과 긴밀히 협력, 신성장분야인 전장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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