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탁재훈, 인생 제2막이 시작되다

입력 2016-11-21 10:36  


[이주신 기자] 애드리브의 최강자, 만능엔터테이너 탁재훈은 현재 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최고의 순발력과 재치 있는 입담으로 대중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고 있는 그는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켰음에도 불구하고 ‘음악의 신2’로 연예계 복귀에 성공했다.

어느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그만의 예능감을 인정한 방송계는 지속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으며 현재 십여 개에 달하는 MC 자리를 맡아 깨알 같은 애드리브를 선보이며 해피 바이러스를 온 국민에게 퍼트리고 있다. 방송경력 21년의 내공이 느껴지는 그에게서는 ‘3년의 공백기’라는 단어가 무색했다. 

실제로 만나본 그는 TV속에 비춰진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차분하고 과묵했으며 진중한 모습을 찾아 볼 수 있었다. 촬영장의 모든 스텝들을 하나하나 챙겨주는 그의 세심한 모습에 따뜻한 마음까지 느낄 수 있었다. 위트 넘치는 농담으로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드는 여유까지 갖춰진 그는 진정한 프로였다. 

Q. 화보 촬영 소감

짧고 굵게 즐거웠다. 사진 촬영을 잘 못하는 편인데 어색해하는 부분을 이해해 주고 잘 리드해 줘서 편안하게 촬영했다. 의상이나 콘셉트가 센스 있었고 최근 들어 촬영한 것 중 가장 신선했다.

Q. 가장 마음에 들었던 콘셉트는

첫 번째 의상이 특이했다. 판다 곰 느낌의 퍼. (웃음)

Q. 평소에는 어떤 스타일을 즐겨 입는지

편안한 거 좋아한다. 좀 넉넉한 스타일을 즐겨 입는 편이다.

Q. 요즘 제2의 전성기라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아니다. (웃음) 요즘에 그런 생각 안하고 하루하루를 정신없이 바쁘게 지내고 있다. 너무 바쁘다 보니까 가끔 멍 할 때도 있다. 

Q. 예전에 프로그램 2개 이상은 안한다고 했다. 최근 종영된 프로그램까지 11개를 진행하고 있다.

뭔가 잘 못된 것 같다. (웃음) 너무 바쁘다 보니까 중간에 몇 개를 하는지 잊은 것 같다. 그 정도로 정신없이 지내고 있다.

Q. 체력적으로 괜찮은지.

요즘은 일 끝나고 술을 마시거나 새벽까지 놀지 않으면 그나마 버틸 수 있다. 특별히 아픈 곳은 없지만 예전만큼 좋은 몸 상태는 아닌 것 같다. 

Q. 또 다른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다.

SKY TV에서 진행될 ‘주크박스’라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딘딘과 함께 만화 같은 옷을 입고 가발도 쓰고 우리가 직접 큰 차를 개조해서 운전도하고 노래하는 그런 느낌이다. 

Q. 요즘 활동하는 프로그램을 보면 탁재훈의 색이 아닌 프로그램도 많이 하는 것 같다.

3년 정도의 공백기를 가지고 다시 복귀한지 얼마 안됐다. 워밍업이라 생각하고 적응하고 있다. 이것저것 다 해보고 그 다음에 내 것을 정확히 찾아가고 싶다. 지금이 그런 시간인 것 같다.

Q. 이상민과 ‘드라이브 클럽’이라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호흡은 어떤지.

상민이하고 서로 너무 잘 알고 그 전에 ‘음악의 신2’에서 호흡을 좀 맞췄기 때문에 진행하는데 는 큰 무리 없이 재밌게 즐기면서 잘 하고 있다. 이번 ‘드라이브 클럽’은 그 전의 예능과는 조금 다른 색깔이다. 자동차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데 차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관심은 많았다. 또 그런 장르의 프로그램을 해보고 싶었고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

Q. 이상민과는 평소에도 자주 연락하나?

평소에는 연락을 안 한다. 내가 데뷔했을 때부터 봤던 친구다. 상민이의 멘탈이라던지 마인드가 많이 바뀌어 깜짝 놀랐다. 원래 이렇게 일하면서 방송 활동을 열심히 하던 친구가 아니었는데 많은 걸 깨달은 것 같아 보기 좋다.

Q. 많은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데 특별히 호흡이 잘 맞는 사람이 있나

내가 누구랑 했는지 잘 기억이 안 난다. (웃음) 장동민이나 뮤지가 그나마 잘 맞는 것 같다.

Q. ‘음악의 신2’으로 복귀에 성공했다.

뮤지가 ‘음악의 신2’ PD와 미팅을 잡아줬다. 처음에 어떤 걸 촬영하는지 잘 몰랐다. 그리고 촬영하면서 어떻게 이게 방송에 편집돼서 나갈지 궁금하기도 했고 걱정도 됐다. 거의 마지막 방송을 앞두고 감을 잡았다. (웃음) 감을 잡으니 방송이 끝났다. 아쉽더라.


Q. 앞으로 기대되는 프로그램은 무엇인지

tvN에서 방송되는 ‘내게 남은 48시간’과 ‘인생술집’. ‘내게 남은 48시간’은 그동안 내가 진행했던 패턴과는 조금 다르다. 재미있고 애드리브를 보여줬던 모습은 보기 힘들 것이다. 진지하고 진중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게 될 것 같고 ‘인생술집’은 나를 더 끌어 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될 것 같다. 아무래도 19금이고 술이 들어가다 보니 솔직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Q. ‘SNL 코리아8’에서 정상훈과 지각에 대해 나눈 대화가 이슈가 됐었다.

정상훈이 애드리브를 한 것 이다. 오늘 화보 촬영도 2시에 시작인데 1시 55분에 도착했다. 그래서 일부러 앞에서 기다렸다. (웃음)

Q. 1시 시작이었다.

진짜인가? 매니저가 1시까지 사무실로 오라고 했다. 그런데 촬영장소가 집이랑 가까워서 내가 바로 온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일찍 왔다고 스스로 만족해하고 있었다. (웃음) 아무래도 매니저가 착각한 듯하다. 나는 지각을 하지 않는다.

Q. 대본을 보지 않는 것에 대해

대본을 봐서 망친 경우가 더 많다. 서로의 생각이 있는 것 같다. 대본을 안본다기 보다는 맥락을 파악하고 중요한 부분만 보는 편이다. 어떻게 대본을 안보고 눈치만으로 할 수 있겠는가.

Q. 애드리브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비법이 있나

특별히 없다. 상황에 맞는 느낌을 애기하면 주변에서 웃어주니까 너무 감사하다. 나 말고도 웃긴 사람은 많은데 나의 애드리브에 마음껏 웃어주는 대중에게 그저 감사드린다.

Q. 눈여겨보는 후배가 있나.

뮤지나 장동민이 평소에도 웃기더라. 그 두 명이 잘 됐으면 좋겠다. 굉장히 센스 있고 재미있는 친구들이다.

Q. 3년이라는 공백 기간에 가장 위로가 됐던 것은 무엇인가

제주도 생활. 그리고 집에서 맥주한잔 하면서 배철수 아저씨가 하는 7080 노래를 들으면서 쉬는 것이다. 멘탈 싸움이었던 것 같다. 내가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해 나중에 더 잘되려고 그러는구나 라고 생각을 많이 했다. 극단적이거나 안 좋은 생각은 전혀 안했고 긍정적인 생각을 주로  했다.

Q.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나

보통 일요일에는 축구를 하거나 아니면 주위에 친한 사람들이랑 맥주 한잔하고 풀어 버린다.


Q. 연애를 하고 싶지는 않는지.

아직은 하고 싶지 않다. 나는 혼자 있으면 너무 잘 논다. 주말에는 스포츠를 보고 게임도 하면 시간이 훌쩍 간다. 밤에 밥 먹으러 나갔다가 마사지를 받고 그럼 또 일요일이 되면 축구하러가고 사우나 갔다가 삼겹살 먹고 집에 들어오면 시사프로를 보고 월요일이 되면 일하러 가야하고 굳이 연애를 하고 싶다거나 외롭다는 생각을 안 한다.

Q. 아이들은 자주 보나

자주 본다. 요즘은 바빠서 짧게 보는 편이고 만나서 밥 먹으면서 얘기하고 쇼핑도 하고 늘 똑같은 패턴이다. 여행을 가기도 한다.

Q. 아이들에게 어떤 아버지가 되고 싶나.

근엄하고 존경스러운 것 보다 편안한 아빠가 되고 싶다. 아이들이 나를 볼 때 무서운 아버지 보다는 친구 같고 잘 어울리는 아빠가 되고 싶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 말 다툼도 하고 삐지기도 한다. 딸은 잔소리를 너무 많이 해서 가끔은 힘들다. (웃음)

Q. 탁재훈의 특유의 보이스를 다시 듣고 싶다.

3년 전에 성대 결절 판단을 받았다. 소리를 지르지 말라는 의사의 권고가 있었다. 그래서 아직은 노래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앨범 계획은 있었는데 상태를 봐야 할 것 같다. 이번에 검사를 다시 받았는데 목에 조금한 혹이 생겼다고 한다. 수술까지 해야 한다면 아마 당분간은 안 될 것 같다.

Q. 영화 출연한지도 오래된 것 같다.

오래됐다. 아직 영화 쪽에서는 콜이 안았다. (웃음) 그동안 웃긴 역할을 많이 했는데 이번에는 악역을 해보고 싶다.

Q. 신정환의 근황에 대해

요즘 통화를 잘 안한다. 얼굴을 안본지 너무 오래됐다. 잊어버린 것 같다. 잘 지내고 있는 것 같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 하지 않았나. 결혼생활에 더 집중해서 지냈으면 좋겠다. 내가 집중을 잘 하지 못했으니까. (웃음)

Q. T엔터테인먼트를 설립과 사업에 대해

소속사를 선택하는데 있어 많은 고민을 하다가 결국에는 내가 1인 소속사를 설립했다. (웃음) 그리고 뮤지와 바를 운영한다. 다른 곳에서 술 마시기 싫어서. 원하는 음악을 듣고 내가 자유롭게 남는 시간에 가서 술 한 잔 정도 마신다. 사업은 돈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Q. 요즘 수입이 좋을 것 같다.

그렇지 않다. 출연료를 한 번에 줬으면 좋겠는데 나눠서 줘 받는 대로 쓰고 있다. 나갈 때도 많다. 오늘도 공과금을 내고 왔다. (웃음) 요즘 일하는 재미로 산다. 피곤함을 느끼는 데도 즐겁게 일하고 있다.

Q. 빚은 없는지

빚은 없다. 오히려 꿔준 돈은 못 받은 돈이 더 많다. 빚이 있음 어떻게든 정리하는 편이다. 이상민은 생긴 거 보면 돈이 많지 않게 보이는데 그렇게 빚이 많은 줄 몰랐다. (웃음)

Q.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에게 한마디 하자면

복귀하기가 쉽지 않다. 용기 잃지 않고 잘 지냈으면 좋겠다.

Q. 복귀하기까지 힘들지 않았나.

복귀한다는 생각을 안 하고 있었다. 복귀를 하고 싶어 하는 연예인들에게 나처럼 되기 쉽지 않으니까 단념하라고 전하고 싶다. (웃음)

Q. 앞으로의 계획

나랑 잘 섞이는 프로그램을 다시 한 번 재미있게 하고 싶다. 이제는 여러 가지를 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잘 맞는 옷을 입고 싶다. 예전에 ‘뜨거운 형제들’ 같은 프로그램의 트렌드가 다시 돌아와서 진행하고 싶다.

Q. 인생의 목표

나는 욕심이 없다. 성격자체가 욕심이 없고 어렸을 때 놀기도 놀고 돈도 많이 벌어보고 그런 특별한 욕심이 없고 즐겁게 사는 게 목표다. 돈이 없어도 마음 편하고 즐겁게 사는 게 좋다. 늘 감사하고 고마워하면서 살고 있다.

Q. 팬들에게 한마디

모든 사람들이 나의 팬이 되어줬으면 좋겠다.

기획 진행: 이주신
포토: bnt포토그래퍼 차케이
영상 촬영, 편집: 박승민 PD
의상: 문수권, 에트로
슈즈: 에트로, 푼크트
시계: 포체밀라노, 시티즌
아이웨어: 림락
백: BIQUA BICHE(비콰비채)
헤어: 정샘물 이스트점 주아 디자이너
메이크업: 정샘물 이스트점 다현 디자이너
장소: Sotano 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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