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에 안전장치 장착과 보험료 할인을 연계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안전운전을 유도하는 보험료 할인 정책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IT기술을 접목한 안전품목들이 교통사고 발생을 줄여 소비자를 보호하고, 보험사 손해율 증가를 막는다는 것. 자동차의 운행정보와 운전자의 운전습관 등 주행정보를 수집하는 방식부터 첨단 운전자 보조장치(ADAS) 장착을 지원하는 방식까지 검토되고 있다.
운전습관을 파악해 보험료 할인과 연계하는 상품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는 추세다. 현대해상의 경우 현대기아차와 업무제휴를 맺고 독자 개발한 '하이카 블루링크·유보(BlueLink·UVO) 자동차보험'을 내놨다. 블루링크와 유보 등 텔레매틱스 시스템을 통해 운행 정보를 수집하는 방식이다. 소비자는 보험료 7% 할인에 마일리지 할인도 자동으로 적용받을 수 있다. 사진 전송 등 인증절차 없이 연 주행거리 1만㎞ 미만 시 15% 할인을 자동으로 추가한다. 인터넷 가입 할인까지 적용하면 최대 46%까지 보험료를 낮출 수 있다.
동부화재는 SK텔레콤과 협업해 'UBI 자동차보험'을 출시했다. SKT의 모바일 내비게이션 'T맵'을 이용, 운전자가 얼마나 안전하게 운전하는지를 측정한 뒤 이를 보험료에 반영한다. 과속과 급가속, 급정지 등이 보험료 산정에 적용되는 주요 지표다. 안전운전자라고 평가될 경우 보험료를 5% 할인한다. 흥국화재와 메리츠화재도 KT와 협약을 맺고 OBD를 활용한 UBI 자동차보험을 개발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도로공사는 교통안전공단,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와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첨단경고장치 보급활성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또 정부는 내년부터 생산되는 대형 버스·화물차에 차로이탈경고장치나 자동비상제동장치 등의 장착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길이 11m 이상 대형버스나 총중량 20t 이상 화물·특수자동차에 차선이탈경고장치와 자동비상제동장치 탑재를 의무화한 것. 기존 출고된 버스와 상용차 역시 안전장치 장착 의무화를 추진하는 한편 보험료(공제료) 할인 적용을 확대할 방침이다.
최근 보험업계와 자동차업계에선 교통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전방주시 태만'을 지목하고 있다. 차 내 인포테인먼트 기기가 발전하고, 모바일 기기 보급이 늘어나면서 주의력 부족으로 인한 사고 발생이 증가하고 있어서다.
2015년 한국도로공사 교통사고 통계에 따르면 전체 사망사고의 67%가 안전운전 불이행 사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사고 사망자 10명 중 7명은 전방 주시 태만, 과속, 운전자 부주의 등과 같은 인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적인 주행 상황에서 내비게이션을 조작하거나 스마트폰을 보기 위해 3~5초만 시선을 돌려도 운전자는 100m 이상 앞을 보지 않고 도로 위를 달리는 셈이 된다.
'전방주시 태만'을 줄이는 데 효과적인 안전장치 중 하나가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다. HUD는 주행정보를 앞 유리창에 투영, 운전자가 전방에서 눈을 떼지 않고 필요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장비다. 주로 고급 완성차에 적용되고 있으며, 애프터마켓에서는 국내업체 에이치엘비가 다양한 차종에 장착 가능한 제품을 출시했다.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이호근 교수는 "최근 발생한 대형 교통사고의 주된 원인 중 하나로 전방주시 태만과 졸음운전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각종 첨단안전장치의 의무화를 서둘러 도입하거나 안전장치를 장착한 자동차에 보험료 할인혜택 등이 적용된다면 교통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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