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신 기자] 연예계에는 드라마 속 부부역할을 하다 실제로 맺어진 커플이 있다. 배우 남성진과 김지영의 인연은 1995년 KBS 일일 연속극 ‘며느리 삼국지’에서부터 시작됐다. 그 후 MBC ‘전원일기’에서 영길이와 복길이로 출연해 다시 한 번 만나게 됐고 비로소 10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여 결혼에 성공했다.
인생의 절반을 그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는 김지영의 눈빛에서 진심으로 남성진을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촬영하는 내내 서로를 알뜰살뜰 챙기는 모습이 단연 연예계 소문난 잉꼬부부다운 모습이었다.
결혼 13년 차임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배려 덕분에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남성진-김지영 부부를 bnt화보에서 만나봤다.
Q. 오늘 화보 촬영 소감
남성진: 오랜만에 하는 화보 촬영이라 낯설고 힘들었지만 즐겁게 마무리한 것 같아 기분 좋다.
김지영: 요즘 서로 바빠서 자주 못 봤었다. 오늘 스케줄이 진짜 잘 맞아서 서로 얼굴도 보고 좋았던 것 같다.
Q. 가장 마음에 들었던 콘셉트는
남성진: 첫 번째로 촬영했던 친구 콘셉트가 좋았다. 제일 편안하게 촬영했고 이제는 부부가 아닌 친구 같아서 우리랑 가장 잘 어울렸던 것 같다.
김지영: 두 번째 콘셉트로 커플 같은 느낌이 좋았다.
Q. 부부화보 촬영이 오랜만이다.
남성진: 요즘은 자주 못했다.
김지영: 예전에는 많이 했었는데 요즘은 연예계 신혼부부들이 많기 때문에 밀린 것 같다.(웃음)
Q. 최근 근황
남성진: 지난주에 영화와 공연이 끝났다. 내년 2월말쯤 개봉하는 영화 ‘비정규직 특수요원’이라는 촬영을 했고 이제는 드라마를 할 때다.
김지영: SBS 일일 드라마 ‘사랑이 오네요’를 8개월 정도 촬영하고 있다. 작품 하나 시작하면 일 년은 금방 지나간다. 가족이랑 시간을 많이 못 보내서 당분간은 열심히 아이와 놀고 휴식을 취할 계획이다. 그리고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 배우들도 같은 자리에 머무르면 식상한 것 같다. 환경도 바꿔보고 쉬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준비해서 또 다른 재미있는 모습으로 찾아가야 한다.
Q. 결혼 13년 차다. 여전히 신혼 분위기다.
김지영: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나. 결혼하기 전에 10년을 알았으니 벌써 23년이다. 내 인생의 반 이상을 알고 지냈다.
남성진: 자주 못 보니까 부부싸움을 안하고 신혼을 즐기는 듯 한 느낌이 드는 것 같다. 아무래도 서로 바쁘다 보니 어쩌다 한 번 보고 그래서 안쓰러운 마음에 잘 해주는 것 같다.
김지영: 같은 일을 하다 보니까. 한집에서 생활을 하고 얼굴 보기 쉽지 않고 서로 일에 대해 잘 아니까 그리움과 안쓰러움이 공존해 애틋함이 더 있다. 서로 많이 이해하는 편이다.
Q. 오래된 이야기지만 어떻게 결혼을 결심하게 됐나.
김지영: 드라마에서 처음 만났다. KBS일일 연속극 ‘며느리 삼국지’에서 어머니도 처음 만났다. 완전 신인 때 내가 막내 손녀 내 위의 오빠 그리고 어머니가 할머니 역이었다. 그 드라마가 끝나고 전원일기에서 8년을 함께 했고 그 후 드라마 특집극을 했다.
남성진: 그때 부부 역을 맡았다.
김지영: 가족보다 더 자주 봤었는데 너무 오래 안보다 만나니 반가웠던 것 같다. 친하게 지내고 가족만큼 의지도 했었다. 드라마 끝나고 몇 달 안보이니 궁금하기도 했었다.
남성진: 그러다 다른 모습이 보였고 맨날 챙겨주던 사람이 없으니 섭섭하기도 했다. 내가 먼저 대시했다. 연애는 1년을 했지만 김지영이 중국으로 4개월 정도 촬영하러 나가있어서 못 봤다. 혼수 준비도 장모님이랑 둘이 돌아다니면서 내가 했다. 한 달에 한번 중국에 가서 위문공연을 하기도 했다.(웃음) 이만한 사람이 없다고 느껴 결혼을 결심했다.
Q. 김지영은 내조의 여왕으로 불린다. 여전히 새벽 4시에 일어나서 밥을 하는지
김지영: 요즘은 새벽 4시에 나간다. (웃음)
남성진: 그래도 하루 이틀 쉬게 되면 가족모임을 자주하는 편이라 아이랑 함께 꼭 밥도 먹으려 하고 잠을 잘 못 자도 그런 노력들을 서로 한다. 우리가 하는 일은 집에서 사건 사고가 많으면 밖에서 일하기가 힘들다. 연기라는 것이 예민해서 집중하기가 힘들다. 한쪽에 신경이 쓰이면 일이 안 된다. 소심해지고 밖에서 연기만 몰두 할 수 있게 마음 편하게 해주는 것이 제일 좋은 것 같다. 웬만하면 집에 사소한 일은 촬영 나간 사람한테 알리지 않는 편이다.
김지영: 그게 가장 좋은 것 같다.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것.
남성진: 밖에 있는데 자주 전화하면 굉장히 신경 쓰인다. 나는 밖에 나가 있으면 전화를 자주 하지만 이 사람은 안 한다. 어쩔 때는 화가 난다.(웃음) 급기야 문자나 카톡을 해도 답이 없다.
김지영: 그만큼 촬영 분량이 많았다.(웃음) 남편은 다정다감하고 나는 그렇지 못하다.
남성진: 심지어 밖에서 술자리를 하고 늦으면 전화를 할 법도 한데 오든지 말든지 신경도 안 쓴다. 언젠간 오겠지 라고 생각한다.(웃음)
김지영: 남성진 씨는 밖에서 절제를 잘하는 편이라 걱정이 안 된다. 술 마시고 늦게 들어온다고 걱정한 적이 없다.
Q. 결혼 생활 중 위기가 됐던 시기는 없는지
남성진: 위기는 없었다. 큰 다툼이 없다. 오히려 싸우지는 않고 속으로만 생각한다. 서로 그런 부분에 대해서 표현을 하지 않는다. 다 참고 사는 것 같다. 우리는 서로 토라지거나 화가 난 게 전부다. 얘기를 하면 나만 이상한 사람이 된다. 너무 사소한 것들이라 내가 소심해 보인다. (웃음)
Q. 이 사람과 결혼을 잘했다고 생각이 들었던 일이 있나?
남성진: 항상 잘 했다고 생각한다. 굳이 뽑자면 연기자로서 바쁠 때?(웃음) 연기를 참 잘할 때 자랑스럽다.
김지영: 내가 존경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 남자다. 오히려 결혼할 때는 이 사람과 과연 평생을 살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는데 살면 살수록 이 사람이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는 내 이상형과 너무 다른 사람이었는데 외모도 그렇고 성격도 너무 예민했다. 너무 달랐다. 그런데 지금은 그 이유를 점점 찾아가고 있다. 남편은 어떤 상황에도 늘 그 자리를 지켜주고 나보다 어른임이 분명하다.
Q. 다시 태어난다면?
남성진: 난 다시 태어나기가 싫다.
김지영: 남성진 씨는 예전부터 이렇게 얘기했다.(웃음) 나는 다시 태어나고 싶은데 당신과 결혼할지는 모르겠다.(웃음)
Q. 김지영을 보면 시댁과 굉장히 친한 것 같다.
남성진: 시댁도 자주 안 봐서 친한 것 같다.
김지영: 자주 봐야 한 달에 한번이다. 다 같이 볼 수 있는 기회가 얼마 없다.
남성진: 우리 집은 촬영이 일 순위라 바쁜 며느리는 배려해줘야 한다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한다.
김지영: 종갓집이라 집안에 제사가 많다. 내가 외며느리라 제사상을 차려야 하는데 촬영 때문에 뺄 수가 없으니까 죄송스럽다. 신혼 초에는 정신을 못 차렸다. 스케줄 맞추기가 힘들었다. 어머니 혼자서 상을 차리셔야 하니까 마음이 불편했다. 어머니는 배우라 어쩔 수 없다 말씀해 주시니까 너무 감사하다. 나는 후배들에게 같은 직종에 있는 사람과 결혼하는 것을 추천한다. 서로 같은 직종에 있어야 이해 받기가 쉽다.
Q. 김지영에게 시어머니란?
김지영: 담임선생님. 결혼하기 전에는 부모님께서 나를 가르치셨다면 이제는 시어머니가 나를 키우고 어른이 되어가는 그 과정을 가르쳐 주시는 것 같다.
남성진: 동병상련의 마음인 것 같다. 연기자로 사는 여인의 삶이 우리나라에서는 힘든 일이 너무 많다. 한집의 며느리기도 해야 하고 아내이자 엄마이기도 해야 하니 여러 가지 역할을 한 번에 하는 것이 힘들다. 근데 우리 어머니만 해도 슈퍼우먼처럼 살아오셨기 때문에 그것을 대물림 하는 것이 어머니가 보시기에는 안쓰러워하시는 것 같다. 며느리를 보면서 미래의 내 모습을 닮아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김지영: 신혼 때는 서운함을 느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정말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든다.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집안일도 하고 후배들도 많아지다 보니 예전에는 하늘같고 무섭기만 했다면 이제는 어머니가 얼마나 힘드셨을까 느껴지고 존경스럽다.
Q. 자녀가 연기를 하겠다고 한다면?
남성진: 본인이 하고 싶다면 말리고 싶지는 않지만 나서서 시키고 싶지도 않다. 아직 어려서 재능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김지영: 사실 아이와 촬영을 하자고 제안이 오면 거절하는 편이다. 아이의 운명이 있고 어릴 때부터 노출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성인이 돼서 스스로 결정했으면 좋겠다. 아이를 보면 우리의 색이 있기는 하다. 좋아하는 성향을 보면 예술 계통일 것 같다. 비슷한 일을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Q. 김지영의 남동생인 뮤지컬 배우 김태한과 굉장히 친한 것 같다.
남성진: 어릴 적부터 봐서 친하게 지낸다.
김지영: 내가 잔소리 할까 봐 나한테는 말 안 하는 경우가 많은데 남성진에게는 다 말한다. 서로 나 몰래 해결하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웃음)
남성진: 최근 결혼을 해서 새로운 고민이 많이 생긴 것 같다. 이 사람은 자기 동생한테 끔찍하다. 나는 누나가 있어도 그렇지 않는데 가족애가 유난하다. 사이가 굉장히 특별하다. 내가 옆에서 보면 질투가 날 정도다. 동생입장에서 정말 좋은 누나 그리고 효녀다.
Q. 연예계 소문난 잉꼬부부라는 수식어에 대해
남성진: 10년 전 얘기다.(웃음)
김지영: 결혼하고 몇 년 동안 이혼 소식이 없으면 잉꼬부부라는 수식어를 붙여주는 것 같다.
남성진: 사실 잉꼬는 서로 엄청 싸운다. 티격태격하면서도 옆에 붙어살아서 잉꼬이라고 한다. 우리는 늙은 원숭이다. 서로 이를 잡아주고 돌봐주는. 나이가 들면서 왜 효자손이 필요한지 알 것 같다. 가려운 데를 긁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대해 감사하다.
김지영: 공연할 때 가장 많이 다치는데 나에게 가장 애교를 부릴 때가 파스를 붙여달라고 할 때다.(웃음)
Q. 자녀 계획에 대해
김지영: 둘째를 바로 가지고 싶었는데 이미 늦은 것 같다. 몇 년 시도하다가 포기했다.
남성진: 이 사람이 살림만 하면 괜찮은데 일을 해야 하니까 욕심이 없다. 아들을 생각하면 형제가 없는 것이 미안하다. 혼자 너무 심심하다. 그리고 외로워하는 것 같다. 다른 집이랑 비교를 많이 하는데 그만큼 더 놀아줘야 한다. 모임을 자꾸만 들어주고 밖으로 데리고 나가야 한다.
Q. 수입 관리에 대해
남성진: 김지영이 다 한다. 신혼 때는 내가 했었는데 잘 안되더라.(웃음)
김지영: 남자로서 가장으로서 경제권을 가지고 있는 것이 좋다고 했는데 한 달 만에 다시 가지고 왔다.
Q. 여전히 존댓말을 사용하는 것이 부럽다.
김지영: 결혼 전에는 안 했는데 남편의 애교에서부터 기인되면서 사용하는 것 같다.
남성진: 그래서 오히려 트러블이 없다. 화가 나더라도 말투에 따라 싸움이 커지게 되는데 그런 부분에서 좋다. 아이 앞에서도 항상 존댓말을 사용하기 때문에 교육에도 좋다. 아들도 내년부터 존댓말을 사용한다고 해서 선물도 사줬다.
Q.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자녀 양육에 어려움이 없는지
남성진: 서로 타이밍이 좋다. 한 사람이 바쁘면 한 사람이 쉰다. 또 장인 장모가 근처에 사시니까 봐주시기도 하고 아이가 혼자 있는 날을 만들지 않는다. 촬영 때문에 밤을 새지 않는 이상 스케줄을 잘 맞추고 있다. 개인적인 술자리도 길게 갖지 않는다.
Q. 결혼 후에도 활동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무엇인가
남성진: 일에 대한 열정?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연기자의 욕심은 인기가 많은 것 보다 연기를 제일 잘한다는 소리를 듣는 것이다. 아직도 연기에 대해 갈 길이 멀고 누가 봐도 연기를 잘한다는 소리를 한번 들어야 하니까.
김지영: 둘 다 배우다 보니 부부로 살면서 상대방의 의지를 불태워 주는 것 같다. 서로 존중해주면서 지켜주기도 해서 더 잘하고 싶은 것 같다. 연기에 대해 얘기를 나누기가 좋다. 부부이자 동료이니까. 코치는 서로 하지 않는다.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잘못하면 감정이 상하기 때문에.
남성진: 공연이나 영화가 개봉하면 가족이 제일 무서운 관객이다. 가족이 인정하지 않으면 어떤 관객에게 잘 보여도 소용이 없다. 그래서 제일 떨린다. 시사회나 첫 방송 때도 어떤 얘기를 하는지 예민하다. 아내한테 연기 잘 했다는 소리를 듣는 것이 제일 보람된다. 그 산을 넘어야 인정받는 것 같다.
Q. 어떤 작품으로 인정을 받았었는지
김지영: 어떤 작품을 잘했다라고 얘기하는 것 보다 서로를 볼 때 점점 노력하면서 발전해 나가는 포인트가 있다. 이 작품에서 부족하거나 보안했으면 하는 부분이 있으면 다음 작품에서 노력한 모습이 보일 때.
남성진: 우리 집 식구들은 냉정하다. 가족이라고 해서 잘했다고 칭찬만 해주지 않는다. 항상 변화하지 않으면 인정해 주지 않는다. 가족들 앞에서 변화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다.
Q. 함께 작품을 하고 싶은 생각은 없는지
남성진: 많이 해봤는데 서로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예민하고 집중이 잘 안 된다. 사사로운 것에 신경을 쓰다 보니 서로에게 좋은 건 아니다. 앞으로 연기 할 기회가 있겠지만 다른 배우랑 할 때보다는 신경이 많이 쓰인다. 그래서 웬만하면 안 하려고 한다.
김지영: 너무 긴장된다. 결혼하기 전에는 작품을 많이 했다. 결혼하고 나서 남편 작품에 카메오로 출연을 했는데 너무 떨리고 긴장됐다. 내가 실수를 해서 망쳐 버리면 안 된다는 생각에 집중이 안 되고 몰입이 힘들었다.
Q. 앞으로 활동 계획
남성진: 배우들은 많은 연기를 보여주는 것이 목표인 것 같다. 바람은 다양한 매체에서 변화하는 연기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는 않다. 관객이 연기를 잘한다고 애쓰고 있다고 느껴줬으면 좋겠다. 남성진과 김지영은 어떤 역할을 맡아도 대충하지 않는 구나라고 봐주셨으면 한다.
김지영: 우리도 모르는 여러 가지 모습들을 보여주고 싶다. 새로운 모습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늘 두렵지 만 도전하고 싶다. 나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는지 해석을 어떻게 하는지 고민하고 성장해 가고 싶다.
Q. 팬들에게 한마디
남성진: 항상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 미숙하고 부족하더라도 사랑과 애정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김지영: 우리가 계속 성정하고 있는 것을 지켜봐 주시고 같이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고 늘 건강했으면 좋겠다.
기획 진행: 이주신
포토: bnt포토그래퍼 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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