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지안 기자] 아슬아슬한 탈락 위기에도 꿋꿋하게 제 몫을 다 해내며 감동의 무대를 보여줬던 유나킴.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 ‘언프리티 랩스타3’에 출연했던 그는 수년간의 연습생 기간을 거쳐 데뷔까지 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다시 자신만의 음악을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었다. 도전이라 생각하고 출연했던 곳에서 자신감을 찾았고 전보다 한층 성장했다.
대중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고 공감되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유나킴. 무대에 서는 것만으로도 큰 상금을 받은 것 같다는 그의 짧은 한마디에서 음악에 대한 열망과 진정성을 볼 수 있었다.
Q. ‘언프리티 랩스타3’ 이후 오랜만이네요.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요?
예전에 배우던 노래도 다시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곡 작업도 계속하고 있고요. 음악 작업하는 다양한 친구들과 지인들을 알게 돼서 꾸준히 음악 작업 중이에요.
Q. 출연 당시만 해도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했는데 지금도 하고 있는 건 아니죠?
‘언프리티 랩스타3’에 섭외 됐을 때만 해도 일하고 있었어요. 합격하고 난 이후에는 방송 스케줄도 그렇고 사람들도 많이 알아봐 주시니까 일을 못하게 됐죠.
Q. 그래도 많이 알아봐주니 좋죠?
그럼요. 너무 감사해요. 그런데 오히려 민낯일 때 많이 알아봐 주시더라고요(웃음). 민낯으로 다니면 못 알아보실 줄 알았는데 더 잘 알아보시는 거예요. 그게 좀 의아했어요(웃음).
Q. ‘언프리티 랩스타3’ 출연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요?
팀이 해체된 이후에 회사를 계속 찾고 있었어요. 데뷔한 경험이나 이력이 있었기 때문에 많이 알려진 회사에서는 저를 데려갈 계획이 없더라고요. 그러던 도중 섭외 전화를 받게 됐죠. 오디션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합류하게 됐어요. 가수가 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Q. ‘언프리티 랩스타’ 전 시즌을 보면 무섭고 센 캐릭터들의 래퍼가 많았는데 그 부분에 대한 걱정은 없었나요?
걱정 많았죠. 살벌한 분위기에 익숙하지도 않고 제 주변 지인들도 순둥순둥하고 두부 같은 사람들밖에 없어요(웃음). 그래서 제시나 치타 선배님들처럼 강한 분들이 나오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이 들었고 자신도 없었죠. 그런데 평생 두려워하고 자신 없어 하면 아무것도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 도전조차 헤쳐 나가지 못하면 어쩌겠냐는 생각을 계속하게 됐던 것 같아요. 그래서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임했죠. ‘언프리티 랩스타’라는 큰 도전을 하게 되면 다음 도전은 수월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Q. 실제로 해보니까 어떤 것 같아요?
솔직히 너무 힘들었어요. 다른 래퍼 분들은 레퍼토리도 많고 이미 작업한 랩이 있는 경우도 있어서 어느 정도는 준비된 상태였거든요. 하지만 저는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갑자기 합류하게 돼 방송 중에 미션을 받고 밤을 새우며 작업했어요. 많은 분들이 모르시겠지만 ‘쇼미더머니’와 ‘언프리티 랩스타’의 준비과정은 정말 달라요. ‘쇼미더머니’는 오디션마다 준비 기간을 2-3주 정도 준다고 알고 있어요. 반면에 ‘언프리티 랩스타’는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반나절일 때도 있고 즉석으로 하는 미션이 많다 보니 힘들었던 것 같아요.
Q. ‘언프리티 랩스타3’ 출연하면서 매회 많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어요. 출연 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자신감이 생긴 것 같아요. 결과가 우수한 것도 아니고 위태롭게 버텨냈던 제 모습에 대해서 어떻게 자신감이 생겼는지 의아해하실 수도 있어요. 저는 애초에 우승을 염두에 두고 들어간 게 아니라 못하는 도전을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했기 때문에 큰 도전을 해낸 것 같아요. 프로그램이 끝나고 나서 어떤 음악과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할지에 대해 정리가 되더라고요. 보람된 도전을 한 것 같아요.
Q. 촬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첫 미션이 기억에 남아요. 순위로 팀으로 나눠서 6시간 후에 관객 앞에서 무대를 펼치는 미션이었어요. 즉흥으로 3곡을 주시고 순위 별로 나눠서 자신이 원하는 곡이랑 팀원들을 선택할 수 있었는데 제가 전 단계 사이퍼 미션을 망친 상태라 멘붕이었어요. 저는 그 당시에 마지막으로 남은 그레이스언니, 제이니, 케이시랑 팀이 돼서 미션을 수행해야 했죠. 방송에서 나온 것처럼 삭막한 분위기가 아니라 화기애애하고 자신감 있게 했는데 안타깝게도 결과는 좋지 않았어요. 떨어질 위기가 많았었는데 아슬아슬하게 계속 이어나갔던 것 같아요(웃음).
Q. ‘언프리티 랩스타3’ 출연자 중 친하게 지내는 래퍼는 누구인가요?
‘언프리티 랩스타’ 사이퍼 미션 후에 지담이라는 친구가 먼저 다가와 줘서 처음부터 친하게 지냈던 것 같아요. 겉으로 봤을 땐 지담이가 당돌하고 강한 이미지처럼 보였는데 의외로 서로 공통점이 많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힘들어하던 때에 제일 적극적으로 ‘언니 할 수 있어요. 언니 잘하잖아’라고 말하면서 힘을 주더라고요. 방송에서는 나오지 않았지만 방송 중간중간에 지담이와 저의 케미가 있어요(웃음). 정말 저에게 언니 같은 동생이에요. 언니 동생 사이라기보다는 친구처럼 지내는 사이인 것 같아요. 요즘에는 서로 스케줄이 많아서 자주는 못 보지만 가장 친하게 지냈었어요. 이틀 전에도 ‘언프리티 랩스타3‘에 같이 출연한 언니들이랑 모여서 놀았어요(웃음). 계속 보자 보자 하다가 만나게 됐는데 다 같이 클럽 가서 놀았죠(웃음).
Q. 평소에 래퍼들은 만나면 뭐 하나요?
래퍼들 만나면 서로의 곡 작업에 대해서 궁금한 게 많은 것 같아요. 어떤 곡을 작업하는지 어떤 계획이 있는지 음악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게 되긴 해요. 서로 아는 프로듀서를 소개해주기도 하고요. 저는 프로그램 끝나고 지담이 통해서 음악 하시는 분들을 많이 알게 됐어요. 덕분에 지금 하고 있는 곡작업도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걸그룹 ‘디아크’로 활동했었는데 그룹 해체 후 아쉬움은 없나요?
선택권이 없었어요. 회사의 문제도 있었고 첫 데뷔에 대한 부담감이 컸고 결과도 좋지 않았죠. 당시에 메인보컬 친구가 성대결절로 팀을 탈퇴하게 되면서 그 자리의 멤버를 찾다가 결국엔 팀이 해체됐어요. 그래서 막내들은 남고 맏언니들만 계약이 풀려서 저랑 민주라는 친구는 회사도 나오게 됐죠.
그 이후로 아르바이트도 하고 ‘언프리티 랩스타’에 참여하게 됐고 민주라는 친구는 오랜 공백 기간 후에 SBS ‘K-POP Star’에 출연해서 잘 하고 있어요. 아직 단체 톡방이 남아있어서 서로 응원해주고 있어요. 각자 팀에 대한 아쉬움이 크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지금은 흩어져 있지만 저희들끼리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끈끈하게 남아 있을 거라고 말해요. 다 잘 됐으면 좋겠어요.
Q. ‘슈퍼스타 k’부터 여러 소속사를 거쳐 ‘언프리티 랩스타3’ 출연까지 순탄치만은 않았던 활동기간을 거쳤는데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은 없었나요?
오히려 힘들어질수록 포기하기 싫어지더라고요. 팀이 해체되고 나서도 미국에 계신 부모님께 제 상황을 말씀드리지 못했어요. 돌아오라고 할까봐 오랫동안 거짓말을 했었죠. ‘언프리티 랩스타3’도 방송 중에 엄마와 통화했을 때 그때 처음으로 알게 되신 거예요. 노래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컸는데 무대가 없었어요. 한번은 우연히 홍대를 갔다가 모바일 방송으로 진행되는 노래대회에 출연하게 됐어요. 그 덕분에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시기도 하고 제가 노래하는 영상이 SNS에 업로드되기도 했어요. 많은 분들이 호응해주셔서 당시에는 너무 큰 힘이 됐었죠. 상금도 주시려고 했는데 받지 않았어요. 무대에 서고 노래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큰 상금이라고 생각해요.
Q. 팬클럽 ‘유니아’를 위해 만든 곡 ‘one somebody’ 어떤 마음으로 만들었어요?
팬클럽이 ‘언프리티 랩스타’하면서 만들어지게 됐거든요(웃음). 팬클럽이 만들어지기 전에 가장 화제가 됐던 게 세 명이서 한 디스전이었어요. 그게 본의 아니게 화제가 되기도 하고 불쌍하게 나오기도 해서 많은 분들이 동정심도 가져주시면서 팬이 많이 생겼어요(웃음). 방송은 힘들었지만 그것 때문에 팬클럽도 생기게 됐죠. 그 이후에 팬분들이 제가 탈락 위기에 있었을 때나 가사 실수하거나 부족할 때마다 응원해주시는 거예요. 솔직히 너무 고마웠어요. 이 프로그램하면서 저를 응원해주는 한 사람만 있어도 모든 게 괜찮구나라는 걸 깨달았아요.
프로그램 하기 전에 제 이미지는 시도해도 계속 실패하는 애, 끈기 없고 포기하는 사람으로 많이들 생각하셨을 거예요. 상황이 안 좋아서 회사를 옮기고 활동을 할 수 없었는데 조금 힘들어서 포기하고 실패했다고만 생각하시더라고요. 스스로 열심히 하고 있었고 절실하게 해왔는데 그런 말을 듣게 되니 큰 상처가 되더라고요. 그런데 ‘언프리티 랩스타’에서는 반대로 응원의 말들을 많이 해주셔서 짠하기도 하고 벅차기도 했어요. 그것 때문에 팬, 단 한 사람을 뜻하는 ‘one somebody’가 나오게 됐어요. 팬 한 분 한 분의 소중함을 표현하는 그런 곡이에요.
Q. 디스전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실제 분위기는 어땠어요?
너무 좋은 언니들인데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거였잖아요(웃음). 당시에는 되게 속상하기도 했어요. 언니들이 팀을 이뤄서 디스전을 준비했나 싶을 정도로 내용이 비슷해서 제가 착각한 점도 있었죠. 끝나고 나서 얘기를 해보니 오해였더라고요. 당시에는 디스전 자체가 힘들긴 했어요.
Q. 최근 새로운 소속사에서 새 둥지를 틀었는데 각오가 남다를 것 같아요.
대중 분들에게 앞으로 저의 음악과 모습을 어떻게 보여드릴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고민에 대한 결론은 전 꾸준히 제 음악을 만들어 나갈 거고 음악 하는 분들과의 교류를 통해서 부족한 점을 채우고 활동 범위도 넓혀 나가는 거예요. 한 가지 장르와 이미지에 저를 가두지 않겠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첫 번째 목표는 저를 떠올리면 상상됐던 스타일이나 이미지와는 다른 음악에 도전하는 거예요. 반전적인 모습을 보여드릴 예정입니다(웃음).
Q. 어떤 음악을 들려주고 싶어요?
R&B도 좋고요. 요즘 유행하는 가수 딘, 지코, 크러쉬 분들이 속해있는 ‘클럽 에스키모’ 풍의 세련된 음악도 좋고, 아직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장르도 있으니까 모든 것을 염두 해서 제대로 도전해보고 싶어요. 어설프지 않게 제대로 된 음악을 보여 드릴 거예요.
Q. 랩과 노래 모두 잘하고 싶다고 했잖아요. 롤모델이 있다면요?
윤미래 선배님처럼 랩과 노래 모두 인정받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요즘 헤이즈씨도 대중들이 좋아해 주는 본인의 음악을 만드시잖아요. 랩만 하는 것이 아닌 노래도 함께 하면서 대중분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음악으로 사랑받고 계시니까 저 역시도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좋아해 주시는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Q. 같이 음악 작업해보고 싶은 뮤지션은?
솔직히 너무 많아요. 언더쪽에서 유명한 분들이랑도 해보고 싶고 많이 알려진 분들과도 해보고 싶어요. 아직 딱 한 명을 꼽을 수는 없어요. 제가 어떤 음악을 하고 싶다고 정해졌을 때 같이 작업하고 싶은 분의 이미지도 그려질 것 같아요.
Q. 작업 중인 음악은 어떤 스타일인가요?
음악은 계속 작업 중에 있어요. 제가 ‘언프리티 랩스타’에서 가장 많이 보였던 음악 분위기가 감성적이고 애절한 느낌이었잖아요. 지금 작업 중인 곡들은 애절한 감성이 아니고 제 기준에서 멋있고 새로운 음악이에요.
Q.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하고 싶나요?
솔직히 아직 ‘제 음악은 뭐예요’라고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닌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올해는 다양한 음악을 보여드리는 게 제 바람이에요.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드리면 그중에서 저와 가장 잘 어울리고 대중 분들이 좋아해 주시는 색깔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올해는 많이 보여드리고 그 안에서 제 색깔을 찾는 게 목표예요. 음원 순위 1위에 오르는 것 보다 제 색을 찾아내는 게 더 보람된 거라고 생각해요.
Q. 그동안 믿고 기다려주고 기다리고 있는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
‘언프리티 랩스타3’를 하면서 제일 아쉬웠던 것이 제 입에서 아쉽다는 말이 나오는 거였어요. 매번 할 때마다 아쉽다는 말이 나오는 게 팬분들에게 되게 미안했어요. 아쉬움을 남겼다는 게 죄송스럽기도 했고요. 그래서 이제부터는 음악을 낼 때마다 아쉽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완벽하게 준비할 예정이에요. 팬분들이 응원해주시는 만큼 더 꽉 채워서 보여드리겠습니다.
기획 진행: 우지안, 배아름
포토: bnt포토그래퍼 김태양
영상 촬영, 편집: 박승민, 석지혜
의상: FRJ Jeans, 플러스마이너스제로, 스타일난다, 스타일난다 KKXX
슈즈: 팀버랜드
모자: 배드테이스트
선글라스: 라코스테
시계: 잉거솔
헤어: 빈 가희 디자이너
메이크업: 빈 박세나 실장
장소: 저스트기네스 논현점
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