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왕빛나 “2017년 또 하나의 소중한 작품 생기길 바라”

입력 2017-02-01 15:43  


[이주신 기자] 때로는 누구보다 잔인하고 표독한 악녀로, 때로는 백치미 가득한 귀여운 악녀로 연기를 선보이며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로 만들어 내는 배우 왕빛나. 그 이름 앞엔 늘 악역전문배우라는 수식어가 붙지만 자신만의 색깔로 다양한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 내고 있다.

현재 KBS2 일일드라마 ‘다시, 첫사랑’에서 우아함과 오만함을 동시에 가진 백민희 역으로 우리의 안방극장을 책임지고 있는 그는 100부작이라는 긴 호흡을 이어가고 있다. 극중 악역을 맡고 있는 그를 실제로 만나보니 드라마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게 사랑스럽고 애교 넘치는 천생 여자였다.

어느덧 데뷔 16년차를 맞이하고 있는 그. 수많은 작품을 통해 자신의 연기 필모그래피를 두텁게 쌓아가고 있는 왕빛나의 진솔한 인터뷰를 지금부터 만나보자.

Q. 화보 촬영 소감

화보 촬영 작업을 좋아한다. 평소에 해보지 못했던 스타일들을 할 수 있으니까. 오늘도 역시 처음 해봤던 헤어스타일도 해보고 재미있게 촬영을 마쳤다.

Q. 마음에 들었던 콘셉트

첫 번째가 가장 마음에 든다. 개인적으로 편안하고 순수한 모습이 가장 자연스러웠던 것 같다.

Q. 일일드라마 ‘다시, 첫사랑’에 출연 중이다.

역할이 악역이다 보니 욕을 먹기도 하고 에너지가 많이 필요해서 개인적으로 힘들다. 하지만 나는 내 역할을 사랑하기 때문에 애정을 갖고 캐릭터에 집중하고 있다.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다들 가족처럼 잘 지내고 있고 시청률도 잘 나와서 여러 가지로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 

Q. 상대 배역과의 연기 호흡은 어떤지

김승수 선배님이랑은 그 전에도 함께 했었는데 워낙 매너도 좋고 연기를 잘하기 때문에 어려움 없이 잘 맞춰 가고 있다. 연기할 때 상대배역과의 호흡이 중요한데 선배님은 다 맞춰 준다. 내가 다시 하고 싶으면 언제든지 다시 연기하게 해주고 어려운 부분은 가르쳐주기도 한다. 현장에서 선배님한테 많이 배우고 있어 감사하다. 그리고 명세빈 언니는 천사다. 늘 편하게 대해 주고 잘해준다. 현장에서 모든 것이 좋고 완벽한 것 같다.

Q. 역할에 집중하다 보면 에너지를 많이 소모할 것 같다. 평소 체력 관리는 어떻게 하나?

이제는 체력이 떨어질 때가 됐다. 잘 먹고 몸보다는 정신의 건강을 잃지 않기 위해서 최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잠시 잠깐 촬영을 쉴 때 영화나 공연을 보러 간다. 내 나름대로 탈출구를 찾는다. 작품에 들어갔다고 아무것도 안하고 작품에만 매달리다 보면 역할자체가 힘든 역할이기 때문에 내 자신이 더 힘들어진다. 그래서 촬영이 끝나면 친구들을 만나서 수다를 떨거나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서 스트레스를 풀어준다. 무엇보다 정신건강을 위해서 많이 힘쓰고 있다.

Q. 악역전문배우라는 이미지에 대해

어느덧 데뷔한지 16년차다. 예전에는 악역에만 캐스팅 되는 것에 대해 불만이고 아쉬웠는데 지금은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이미지 캐스팅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 배우와 잘 맞아야 하는 것이고 이미지가 없는 것 보다는 나에게 잘 어울리는 역할이 있다는 것에 대해 감사하다.

Q. 이미지 변신을 하고 싶은지

내가 가진 이미지가 다양하다고 생각한다. 이미지 변신보다는 다채로운 배역을 맡아 연기하고 싶다.


Q. 악역 드라마를 하면서 힘든 점은

악역을 많이 해서 나만의 노하우가 생겼다. 예전에 드라마 ‘두 여자의 방’을 촬영할 때 노하우가 생성되지 않아서 그런지 너무 힘들었다. 후반에는 정신과 진료를 받을까도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는 빨리 적응한다. 촬영이 없거나 쉴 때는 역할에 대해 잊어버리고 나로 돌아와 생활하는 것이 나만의 노하우다. 아직까지는 나도 모르게 조금씩 화를 내는 경우가 있다. 집에서 아이들에게 버럭 하는 경우가 있다. (웃음) 그럴 때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하지만 이 시간 또한 나만의 노하우를 쌓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Q. 악역에 대한 주변 반응

우리 남편은 연애할 때부터 악역을 하는 것을 봐서 일상이 됐다. 큰 아들이 이제 초등학교 2학년인데 이제 슬슬 알아가고 있다. 내가 집에서 대본 연습을 하고 있으면 옆에 와서 사악하다는 말을 한다. 때리면 장면이 나오면 그것이 진짜냐며 묻기도 한다. 엄마가 나쁜 행동을 하는 것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럴 때면 내가 하고 있는 연기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준다. 아직은 연기를 하지 말라는 말을 하지 않지만 나중에 아이가 싫어한다면 나는 과감하게 하지 않을 것이다.

Q. 지금까지 해왔던 캐릭터 중 가장 ‘왕빛나’ 다운 역할은 어떤 것인가.

드라마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의 김부기 역이다. 성격 자체가 털털하고 시원시원했다. 자기 생각대로 주관을 뚜렷하게 보인 역할이다. 친구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고 친구들 사이에서 언제나 언니 같은 역할이었다. 그 배역을 할 때 가장 편안하게 연기했던 것 같다.

Q. 가장 호흡이 잘 맞았던 배우

김청 선생님과 엄마와 딸로 세 번이나 작품을 같이했다. 배우들끼리도 세 번이나 만나기 쉽지 않다. 다 다른 내용이었지만 항상 만나면 너무 편하게 잘 대해주셔서 그냥 엄마 같다.

Q. 데뷔 16년차다. 연기에 대한 노하우가 생겼을 것 같은데

연기는 늘 어렵다. 노하우라는 것이 없다. 오히려 연기경험이 없었을 때 했던 작품에서 몰입이 됐던 적이 많았고 16년을 해왔지만 어느 순간은 어려울 때가 있다. 그래서 그 어려움을 극복하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이것이 배우라는 직업의 매력인 것 같다.

Q. 해보고 싶은 연기

멜로. 악역이란 캐릭터는 멜로랑 관련이 없다. 항상 혼자만 사랑을 하거나 거짓사랑 혹은 왜곡된 사랑을 하기 때문에 진정으로 사랑하는 그런 멜로를 해보고 싶다. 로맨틱 코미디나 ‘태양의 후예’같은 드라마를 해보고 싶다. 생각만으로도 너무 예쁘다. (웃음)

Q.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

다 기억에 남고 소중하다. 그 중에서 꼽자면 ‘두 여자의 방’이다. 지금보다 더 심각한 악역이었다. 말도 안 되게 미친 여자 같은 역이었는데 그 배역이 그렇게 가슴이 아팠다. 그리고 그 작품으로 상도 받아서 기억에 가장 남는다. 


Q. 행복했던 일은?

배우로만 봤을 때 어떤 장면이 마음에 들게 끝났을 때. 그때 가장 행복하다. 그런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그 순간이 오면 짜릿하다. 나도 모르게 우주에 갔다 온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아무도 안보이고 나 홀로 그 세상에 빠져있다 온 느낌. 매번 모든 장면에서 느끼는 것은 아니다. 내 자신이 깊게 빠져들어서 연기를 했을 때 그 맛에 배우를 하는 것 같다.

Q. 슬럼프도 있었을 것 같다.

슬럼프가 왔었을 때가 있었다. 연기를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더라. 매일이 힘들고 많이 울었었다. 너무 중요하고 주인공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 심적으로 부담이 됐었는지 작품을 하고 있는 중에 너무 힘들었었다.

Q. 어떻게 극복했나?

결국 극복하지 못하고 힘들게 끝났다. 작품이 끝나고 나서 가정에 돌아와 극복이 됐다. 남편이 힘이 많이 됐다. 남편은 끝까지 내편이니까 응원과 위로로 치유가 됐다.

Q. 드라마 촬영으로 바쁘다. 아이들과의 시간은 어떻게 보내는지

자주는 못 보지만 잠깐이라도 집에 있을 때 놀아주려고 한다. 사실 집에 있을 때에도 계속해서 대본을 보고 있다. 근데 잠 잘 때나 밥을 먹을 때는 함께 있으려고 노력한다. 그 시간만큼은 대본에서 벗어 날 수 있으니까. 드라마 촬영이 시작되면 자주 놀아주지 못해 미안하다. 그런데 아이들이 도리어 나를 이해해 준다. 아들이 엄마가 우리를 위해서 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일하기 수월하다. 내가 어릴 적부터 아이에게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 인식시켜줬더니 어른처럼 많은 이해를 해준다. 이제는 엄마가 연예인이라는 것을 아는 것 같다. 밖에서 누군가가 사인을 해 달라고 하면 우쭐해 한다. 내 일에 대해 반대하지 않아서 다행인 것 같다. 팬들이 나를 알아봐 주는 것에 대해 아이들이 더 행복해한다. (웃음)

Q.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믿음이 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말을 계속하고 있다. 나에게 어떤 역할을 맡겼을 때 모든 사람들이 나를 믿고 무조건 잘할 거라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Q. 2017년의 목표

나에게 또 하나의 소중한 작품이 생기는 해가 됐으면 좋겠다.

Q. 팬들에게 한마디

앞으로 좋은 작품과 다양한 캐릭터로 찾아 올 테니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기획 진행: 이주신
포토: bnt포토그래퍼 차케이
영상 촬영, 편집: 박승민, 이재엽
의상: 플러스마이너스제로, 그리디어스, 제이플로라
슈즈: 지니킴
주얼리: 바이가미, 미사키
시계: 미사키
선글라스: 캘빈클라인
헤어: 보보리스 서언미 대표원장
메이크업: 보보리스 손희정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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