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필독 “올해는 빅스타가 대중에게 더 많이 알려지는 한 해 되길”

입력 2017-02-14 16:24  


[허젬마 기자] 지난해 ‘힛 더 스테이지’ 무대 위를 장악했던 필독을 기억하는가. 놀라운 춤 실력으로 대중과 패널의 이목을 단박에 사로잡았던 그는 이미 데뷔 전부터 댄서들 사이에서 소문난 춤꾼이었다. 그런 그가 알고 보니 한때 미대 지망생이었다는 사실.

언젠가 개인 전시회를 여는 게 꿈이라는 그의 소망을 조금이나마 담기 위해 우리는 전례 없던 합동작전을 펼쳤다. 그리하여 사전 미팅만 4회, 촬영 준비작업 시간만 약 10시간에 걸친 끝에 진행된 이번 화보는 오롯이 그만의 색으로 채워져 그 특별함이 더욱 빛났다.

촬영 현장에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노래를 흥얼거리며 리듬을 타더니 이내 붓을 들고 하얀 천 위에 붓을 휘갈기는 그의 모습엔 영락없는 예술가적 피가 흐르고 있었다. 화보가 진행될수록 이 끼 많은 청년이 더욱 궁금해졌다. 인터뷰 말미에 한평생 열심히 예술을 했던 사람으로 기억에 남고 싶다고 말하는 그의 눈빛이 까만 하늘의 영롱한 별처럼 반짝거렸다.

엄청난 화보 일정이었어요. 다 끝낸 지금 소감이 어떠세요?

많은 화보를 찍어 보진 않았지만 앞으로 또 이런 화보를 찍을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요. 이 시간이 천천히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재미있고 만족스러웠어요.

시안을 직접 제안하신 만큼 머릿속에 그렸던 게 있으셨을 텐데요. 어떠세요? 생각한 만큼 나온 것 같나요?

음 솔직히 제가 생각했던 것 그 이상으로 나온 거 같아요. 사실 저는 숙소생활을 하기 때문에 작업실이 따로 없거든요. 그래서 처음 시안의 콘셉트를 떠올렸을 때 제 개인 작업실이 그려졌어요. 언젠가 나중에 내 작업실이 생긴다면 이렇게 한 번 꾸며보고 싶다라는 그림이 늘 마음 속에 있었거든요.

그러다 차츰 구체적으로 시안을 발전시키면서 갤러리 같은 공간으로 콘셉트의 방향이 잡힌 거죠. 제가 나중에 어떤 작은 공간에서 전시를 하게 된다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싶어요. 화보를 찍기 전 처음 머릿속에 그렸던 것 그 이상으로 나와주어서 정말 흡족해요. 그런데 촬영 전 날 그렇게 오랜 시간 고생하며 설치했던 작업물이 한 번에 와르르 정리될 생각을 하니 마음이 아파오네요(웃음).

어렸을 때부터 예술적인 기질이 있으셨나요?

그냥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어요. 또 춤을 잘 못 추면서도 사람들 앞에서 춤 추는 걸 좋아했어요. 학창시절 수련회나 수학여행 가면 꼭 앞에 나가서 춤 추는 그런 애가 바로 저였죠. 그렇게 제가 하도 남들 앞에서 노래 부르고 춤 추는 걸 좋아하고 그러니까 부모님께서 얘는 뭐가 됐든 TV에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셨대요. 그래서 가수로 데뷔하기 전까지 지원을 많이 해주셨어요.

혹시 부모님의 영향이 있나요? 이 쪽 일을 하신다거나.

아버지께서 상패나 트로피를 디자인하는 일을 하세요. 그래서 아마 미술 쪽 재능은 아버지의 피를 물려받지 않았나 싶어요. 그런데 사실 이런 생각을 근래에 처음 한 거예요. 저는 그저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는 아이였고 또 동시에 늘 아버지의 도면이나 스케치들을 매일같이 보며 자라왔기에 나는 나대로, 아버지의 일은 일대로 너무나 자연스럽게 별개로만 여겨왔어요. 아버지와 저 사이에 어떤 연관성은 생각하지 못했던 거죠.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아버지도 이 쪽 길을 걸으셨구나’라는 생각이 크게 와 닿더라고요. 그러고 보니 제 작품에 쓰이는 소재나 사상 등 아버지의 흔적들이 많이 묻어나 있더라고요. 오늘 전시한 그림에도 역시 아버지를 나타내는 상징적인 것들이 많이 묻어나 있어요.

그런데 지금까지 한 번도 이런 저의 재능이 아버지 덕분이라고 말씀드려본 적이 없더라고요. 이번에 화보를 찍으면서 나중에 집에 가서 꼭 말씀 드려야지 싶었어요. 이런 재능을 물려주셔서 감사하다고요.

어떻게 가수의 길을 걷게 됐나요?

고등학교 때 그림을 그리면서 춤 연습실에도 다녔어요. 미대 진학을 준비하는 한편 춤도 열심히 췄죠. 춤 추는 게 좋아서 무작정 열심히 췄던 게 어쩌다 보니 또래 애들 중에서 춤을 좀 잘 추는 아이로 인정받게 되었고 미대 진학이 뜻대로 잘 안 되면서 가수의 꿈을 키우게 됐죠.

정말 결정적이었던 계기는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봤던 오디션이 바로 지금 제가 속한 브레이브 사운드 오디션이었어요. 잘 안 되면 바로 군대를 갈 생각이었거든요. 운 좋게 합격을 했고 2년 여간의 연습생 생활 끝에 데뷔를 하게 된 거죠.


보이그룹 ‘빅스타’는 용감한 형제 프로듀서가 4년을 공들여 탄생한 5인조 보이그룹이다. 원래 약 30명에 가까웠던 연습생 중 서바이벌 프로그램 <빅스타 쇼>를 통해 지금의 빅스타가 만들어졌다. 누구보다 많은 열정을 가진 이들이었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은 상황. 벌써 데뷔 6년차에 들어섰지만 아직 대중들에게 빅스타라는 이름을 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런 그룹의 사정을 누구보다 직시하고 있는 필독은 그래서 올 한해 더 열심히 뛸 것을 다짐한다.

어느덧 데뷔 6년차에요. 올 한해 빅스타의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작년에 회사 회식 때 사장님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대화를 나눠보니 사장님께서도 저희의 활동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셔서 항상 준비를 하고 있는 상태예요. 곡 작업도 열심히 하고 있고요. 올 한해 저희 그룹이 더 많은 대중들에게 알려지는 기회가 오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그룹의 리더시잖아요. 아무래도 리더로서 그룹을 이끌어 나가는 포지션이 다른 멤버들과는 좀 다를 거 같은데

부담을 느끼는 한편 비례해서 책임감도 그만큼 무겁게 느껴져요. 아무래도 함께 지내다 보니 옆에서 멤버들의 영향을 많이 받아요. 배우는 것도 많고요. 보고 있으면 열심히 이것 저것 많이 해서 빨리 잘 돼야 할 거 같은 마음이 들어요.

그림 얘기를 좀 더 해볼게요. 바쁜 일정 가운데 그림 작업을 놓지 않고 병행한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 텐데요. 그림이 주는 남다른 의미가 있나요?

가수로 데뷔하기 전 오랫동안 그림을 그려왔기에 가수가 된 지금도 미술은 제게 뗄래야 뗄 수 없는 한 부분이에요. 그림은 제가 끝까지 가지고 갈 재능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일을 계속 하면서도 놓지 않고 싶은 일부인 거죠.

그럼 틈날 때마다 이렇게 작업을 하시는 건가요?

네. 그런데 사실 작년엔 그림을 많이 못 그렸어요. 그래서 올해는 그림을 좀 많이 그려서 작품을 많이 남겨놓는 게 제 나름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는데 bnt 화보 덕에 그 버킷리스트를 빨리 이루게 된 거 같아요.

춤 추고 노래하는 것과 그림을 그리는 것. 서로 끼치는 영향이 있을까요?

그럼요. 그림을 그리면서 곡에 대한 영감을 받기도 하고 반대로 곡을 쓰면서 그림에 대한 구상이 떠오르기도 하죠. 제 기본 마인드가 '어떤 일이든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는 것인데 그래서 제 그림을 보면 스마일 심볼이 담긴 작품이 많아요. 어느 날은 그림을 그리다 이 메시지를 노래로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탄생한 곡이 ‘be positive’ 라는 노래죠.

본인만의 작품세계가 있나요?

아직 어떤 확실한 미술관을 이야기 하기는 어렵겠지만 다만 저는 한 장의 종이 안에 제 감정을 확실히 담아내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즐겁거나 기쁠 때는 그만큼 다채로운 색깔이 담긴 작품이 나오고 고민이 많을 때는 주로 흑백의 그림을 그리는 편이에요. 특히 소묘 작업 같은 경우에는 엄청난 관찰력과 집중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소묘 작업을 하는 순간만큼은 다른 스트레스를 잊을 수가 있어요. 자연히 해소가 되는 거죠.

자신이 그린 그림과 관련한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사실 이번에 그림을 그리면서 울었거든요. 그림을 오래 그려왔지만.. 처음이에요 이런 적은. 행복했던 기억들을 떠올리다 보니 가족들 생각이 너무 많이 났어요. 제가 어릴 때 철없이 못되게 굴었던 행동들도 괜히 다 생각나고요.

특히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나더라고요. 제가 어렸을 때 아버지를 되게 무서워했어요. 전형적인 경상도 남자랄까? 무뚝뚝하시고 대화도 잘 없고. 저는 다정다감한 아빠를 원했는데 아버지가 너무 무뚝뚝하다 보니 저도 아빠에게 살갑게 다가가지 못했거든요.

그런데 그림을 그리던 도중 문득 떠오른 기억 하나가 있었는데 제가 유치원생일 때 아버님들만 오시는 참관수업이 있었어요. 수업 중에 아빠가 자녀의 얼굴을 그려주는 시간이 있었는데 완성된 그림을 보니 너무 잘 그려주신 거예요. 제 얼굴의 특징을 하나하나 다 살려가며 너무 꼼꼼하고 세심하게 그려주신 거예요. 정말 멋진 그림이었죠.

그런데 저는 이 기억을 잊고 살았었어요. 이번에 그림을 그리며 행복한 기억을 떠올리다 문득 이 장면이 떠오른 거죠. 오랜 시간 잊고 살았던 어린 시절의 소중한 추억 한 조각에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어요.


그는 현재 MBC 새 수목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 드라마를 준비 중이다. '자체발광 오피스'는 시한부라는 사실을 알고 난 후, 할 말 다 하며 갑질하는 슈퍼 을로 거듭난 계약직 신입사원의 직딩 성장기를 그린 드라마로 그는 여기서 주연인 고아성의 남동색 역을 맡았다.

새 드라마 촬영에 들어가셨죠. 어떤 역을 맡으신 건가요?

'미씽 나인' 후속으로 방영되는 수목 미니시리즈예요. 주인공으로 나오는 고아성 씨의 친동생으로 나와요. 훗날 자기 이름으로 된 고기잡이 배를 사겠다는 꿈을 품고 살아가는 밝고 순수한 어촌 청년이죠. 각자의 사정으로 힘든 입장에 처해있는 누나와 엄마 사이를 듬직하게 지켜주는 동생이자 아들 역이에요.

이번이 첫 연기는 아니죠? 가수로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것과는 또 다른 영역인데 어떤가요?

네. 2013년도에 kbs 일일 시트콤 ‘일말의 순정’으로 처음 연기를 시작했어요. 연기는 다른 분야와는 확실히 다른 거 같아요. 표현하는 것부터 다르니까. 그래도 어색하거나 하진 않고 재미있어요. 항상 무엇이 됐든 배우는 자세로 임하는게 중요한 거 같아요.

인생을 살면서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있다면?

가족이요. 엄마 아빠나 누나도 그렇고 항상 저에게 잘 해주려고 하는데 제가 좀 틱틱대는 그런 게 있어요.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말예요. 그래놓고 돌아서면 후회하고. 이제부터라도 부모님과 누나에게 살가운 아들이자 동생이 되고 싶어요.

곧 있으면 발렌타인 데이날이에요. 특별한 계획이라도?

따로 없어요. 팬분들이 초콜릿을 주신다면 그저 감사하게 받겠습니다(웃음).

이상형이 궁금해요.

송지효 선배님이요. 데뷔 전부터 항상 말해왔던 거예요. 성격도 털털하시고 외모도 제가 너무 좋아하는 스타일이라(웃음).

언젠가 나이가 들어 인생을 되돌아봤을 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나요?

한 평생 열심히 예술을 했던 사람. 다방면으로 자기 색깔을 알렸던 사람이요. 제가 지금 이렇게 욕심껏 이 모든 일들을 해 나가는 이유이기도 해요. 곡 작업도 열심히 하고 그림도 계속 그리려고 하고. 연기도 계속 도전하고 싶고요.

요새는 또 인테리어에 관심이 생겨서 얼마 전에 인테리어 관련한 책도 하나 샀어요. 제가 하는 일도 그렇고 취미로 삼는 일도 그렇고 모두가 결국 예술의 한 집합체인 거 같아요. 앞으로도 예술 쪽으로 넓고 깊게 나아가서 예술을 사랑하는 아티스트로 남고 싶어요.

기획 진행: 허젬마
포토: 유승근
영상 촬영, 편집: 정도진 PD
의상: 더니트컴퍼니, 유나이티드와펜
슈즈: 푸마
모자: 유니버셜케미스트리
침구: 드로잉엣홈
헤어: 정샘물 웨스트 선영 디자이너
메이크업: 정샘물 웨스트 이도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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