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시속 210㎞에서 60초동안 운전자가 아무런 조작을 하지 않아도 스스로 움직이는 시스템. 벤츠의 반자율주행 기능인 '드라이브 파일럿'이다. 스티어링 휠을 손으로 잡지 않아도 차선을 따라 자동 조향되며, 앞차와의 거리는 물론 교통상황을 파악하고 운전자가 설정한 속도를 감안하기도 한다. 그래서 벤츠는 뉴 E클래스의 드라이브 파일럿을 양산제품 가운데 가장 앞선 주행보조 시스템으로 자부한다.
E클래스의 주행안전보조 시스템에는 어떤 기능이 있을까. 전후방 추돌상황을 경고하고, 최악의 순간 스스로 바퀴 회전을 멈추는 능동형 브레이크 어시스트, 사각지대의 위험을 시청각으로 알려주는 능동형 사각지대 어시스트, 시속 60~200㎞에서 운전자가 차선유지를 못하면 알아서 차선 이탈을 막는 능동형 차선이탈방지 어시스트, 위험상황을 급하게 피하기 위해 스티어링 휠을 조작할 때 순간적으로 조향속도를 높이는 조향 회피 어시스트, 누군가 뒤에서 충돌하기 직전 시트포지션을 안정적으로 바꾸고 안전띠 장력을 조절해 상해 예방을 책임지는 프리-세이프® 플러스, 측면충돌 때 탑승자를 예방 보호하는 '프리-세이프® 임펄스 사이드' 등을 갖추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는 경쟁차도 적용했거나 비슷한 기능을 이미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벤츠는 무엇보다 지능의 수준을 강조하고 있다. E클래스에 채택한 자율주행이 중학생 수준이라면 경쟁사는 초등학생 수준이라는 것. 실제 지난 2015년 5월 한국을 방문했던 벤츠의 올라 칼레니우스 자율주행개발 총괄은 "자율주행차가 세상을 바꾸는 게 아니라 운전지원기술의 끊임없는 발전이 결국 자율주행차의 미래를 이끌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 해 9월 완성차업계 최초로 미국 캘리포니아 공공도로 자율주행차 시험에 대한 공식 허가를 받아낸 것도 결국은 기술의 결과이고, 여기서 검증한 자율주행기술을 E클래스에 장착한 셈이다.
그래서일까. E클래스의 자율주행기술 가운데 앞서 언급한 드라이브 파일럿은 앞유리에 부착한 스테레오 카메라와 주위의 레이더 센서를 통해 차선이 불분명하거나 없는 상황에서도 최고 210㎞까지 60초동안 앞차를 따라 달릴 수 있는 기능으로 주목받고 있다. 물론 이후 운전자 반응이 없으면 차는 스스로 멈춘다. 그래서 이 기능은 안전과 편의의 결합이라는 E클래스의 자율주행능력을 보여주는 항목으로 꼽힌다.
그런데 주행 유지 시간은 앞으로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 따라서 E클래스 드라이브 파일럿의 60초는 현재 경험 가능한 첨단 자율주행으로 평가받는다. 단순한 프리미엄이 아니라 기술의 프리미엄도 담겨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벤츠는 두 가지를 결합한 '60초'를 E클래스 자율주행의 상징으로 표현하며 소비자에게 말한다. "E클래스의 60초는 그냥 1분이 아니다"라고 말이다.
결론적으로 자율주행은 우리의 현실 속에 이미 존재한다. 그래서 '자율주행=미래'라는 등식은 성립하지 않는다. 벤츠를 비롯한 많은 자동차제조사들이 이미 해당 기능을 주도하는 중이고, 4차 산업혁명은 이미 시작됐기 때문이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 [기자파일]경유 가격, 올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 [기자파일]"2세대 모닝은 안전하지 않냐고요?"
▶ [기자파일]아우디폭스바겐 할인 논란의 안타까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