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신 기자] ‘베이비 원 모어 타임’을 외치며 모습을 드러냈던 ‘Baby-J’ 하주연은 어느덧 10년 차 가수가 됐다. 세월과 함께 켜켜이 쌓여있던 쥬얼리 라는 틀은 벗겨졌고 오롯이 ‘하주연’으로 남겨진 그는 위태로운 껍질 속에 미완의 대기를 품고 있었다.
쥬얼리의 3기 멤버로 합류해 그룹의 부흥기를 이끌었던 하주연은 독보적인 댄스 실력과 랩으로 데뷔와 동시에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렇게 10년 남짓 쥬얼리를 지켜오던 그는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하고 홀로 선채 ‘래퍼 하주연’ 만의 시간을 예고하고 있다.
하주연과 함께 한 bnt화보는 프로페셔널한 분위기 속에 신선하고 역동적으로 진행됐다. 한파가 무색할 만큼 뜨거웠던 촬영은 눈 깜짝할 새에 끝났고, 뒤 이어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차곡차곡 조심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어 보였다.
-촬영 소감
bnt 패션화보를 촬영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찍게 돼 영광이었고 재밌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콘셉트
각자 다 스타일이나 분위기가 달라서 뭐 하나 꼽을 수가 없을 만큼 마음에 들었다.
-유년시절부터 가수 꿈이었는지.
어렸을 땐 무용 전공이라 발레리나가 꿈이었다. 그러던 중 가수에 관심이 생겨 춤을 추기 시작하며 가수의 꿈을 그리기 시작했다.
-당시 좋아했던 가수
젝키랑 H.O.T. 그리고 룰라, 유피. 또 동갑인 보아. 보아의 ‘My Name’에 빠져 춤을 연습해 JYP가 주최한 오디션의 댄스 부분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JYP 오디션
LA 한인 타운에서 큰 규모로 오디션을 개최했었다. 당시 박진영 선배님과 비 선배님이 공연하러 오시기도 했었다.
-오디션 1위 후 JYP에 들어갈 기회는 없었는지.
우승자는 JYP 연습생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었다. 하지만 어떤 연유로 JYP에서의 연락이 늦어졌고, 연락이 오기 전 아버지의 추천으로 타 소속사에 들어가게 됐다.
하지만 배우 위주의 회사여서 다른 소속사를 찾던 중 우연치 않게 스타제국에 데모 테이프를 보냈고 결과가 좋아 옮기게 됐다. 때 마침 회사에서는 ‘쥬얼리 플러스 원’이라는 오디션을 하던 중이었고 내가 들어가게 된 시기와 맞물려 합류하게 됐다.
-데뷔
22살 때 인영 언니의 ‘너를 원해’ 객원 래퍼로 데뷔했다. 이후 23살 때 쥬얼리에 합류해 8~9년가량을 활동했다.
-데뷔 전부터 현재까지 쓰고 있는 닉네임 ‘Baby-J’의 뜻.
연습생 시절 첫 녹음을 하며 닉네임이 필요했다. 당시 라이머 오빠가 어리니까 베이비라고 하며 주연의 J를 붙여 ‘Baby-J’라고 만들어주셨다.
-쥬얼리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쥬얼리 첫 활동 시절. ‘One more time’으로 시작했는데 노래가 좋았기 때문에 많은 사랑을 받았다. 솔직히 뭘 잘 모르던 시절이라 얼떨떨했다. 하루에 스케줄을 6~7개씩 소화하고. 헬리콥터를 타고 움직인 적도 있을 정도로 바빴다. 정말 잠 잘 시간도 없을 정도로 바빴지만 그때가 정말 행복했다. 당시를 떠올리면 다시 돌아가고 싶을 정도로. 그때가 가장 생각이 많이 난다.
-쥬얼리 멤버들은 여전히 만나는지.
자주 만나는 편이다. 특히 은정이 와는 더더욱 교류가 잦은 편이다. 내가 주위 사람들 챙기는 걸 좋아하는 성격인데 같은 멤버였기 때문에 더더욱 챙기게 되는 것 같다. 지금은 윤진솔 이라는 이름으로 연기 활동을 하는 세미는 최근 미니시리즈 드라마에 출연하게 됐고 예원이와 정아 언니는 뮤지컬을 하게 됐는데 그런 활동들에 대해서 서로 얘기하며 응원해주기도 하는 등 여전히 친밀하게 지내고 있다.
-쥬얼리 활동 중 아쉬웠던 점
한 번도 정규앨범을 내지 못했던 점 그리고 생각만큼 왕성하게 활동하지 못했던 점, 그런 부분이 아쉬웠다. 쥬얼리 내부적으로는 더 많이 보여주고 싶어 했고 열의 또한 컸지만 소속사의 입장과는 달랐던 것 같다.
-쥬얼리 곡 중에 가장 애착이 가는 노래
좋아하는 노래는 많지만 아무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건 ‘One more time’. 아직도 들으면 뭔가 가슴이 이상하다. 뭉클뭉클하고.
-쥬얼리 해체와 함께 소속사에서 나온 후 어떻게 지냈는지.
10년 동안을 한 회사에서 활동하다 보니 많이 지쳐서 쉬어가며 여러 가지를 했다. 작업도 하고 운동도 하고 춤을 배우기도 하고. 근데 또 막상 쉬고만 있지는 못하겠기에 계속 움직였던 것 같다.
집에 가만히 있는 걸 못 하겠더라. 다들 바쁘게 사는데 나만 백수인 것 같고.(웃음) 1년 동안은 그렇게 지냈는데 그다음부터는 그런 생활도 힘들어져서 활동을 재개해야겠다 생각했고 ‘쇼 미 더 머니’에 나가게 됐다.
-‘쇼 미 더 머니’에 출연을 결심하게 된 계기.
다시 활동하고 싶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이 많았고 그 찰나에 기회라고 생각해서 지원하게 됐었다.
-결과는 생각보다 아쉬웠다.
연습도 참 많이 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 더 아쉬웠던 것 같다. 또 주위에서도 나만큼 아쉬워해줘 더 눈물이 나기도 했다. 비밀로 하고 나간 거였는데 마침 내가 나갔던 날 준하 오빠가 ‘무한도전’을 촬영하는 중이어서 현장에 광희가 함께 있었고 같은 소속사에서 연습생 시절부터 함께 고군분투해오며 절친하게 지내오던 터라 오디션이 끝난 뒤 연락이 오기도 했다.
형식이나 시완이도 그렇고 스타제국에 있을 당시 가수 동료들이 ‘언프리티 랩 스타’ 시즌 1 때부터 나가야 된다는 말을 많이 했었다. 그 친구들은 내가 어떻게 랩을 하는지 많이 봤으니까. 내가 여린 성격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지만 랩하는 모습을 많은 이들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했었다. 근데 그때는 쥬얼리 활동 당시라 생각이 없었다.
참 내가 카메라 앞에서 잘 떨지 않는 성격인데 그 순간만큼은 정말 너무 떨렸다. 그런 오디션이 처음이기도 했고. 정말 달달 외우고 갔는데도 순식간에 머리가 하얘지더라. 솔직히 이런 말도 다 핑계로 밖에 안 들린다고 생각한다. 툭 치면 술술 나올 정도로 연습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너무 속상했다. 스스로 한심하기도 하고.
너무 쪽팔리고 쑥스러워서 집에도 못 들어가겠더라. 방송이 되고 나서는 어머니께서 우시기도 하고. 내가 마음고생이 심했던 걸 아니까. 그날은 또 평소 연락 오지 않던 사람들부터 시작해서 난리가 나기도 했다. 당시엔 많이 속상해서 도망가고 싶었다.
-이후 ‘언프리티 랩스타’에 출연했다.
제의가 왔고 미팅을 한 뒤 3차례에 걸친 오디션 끝에 출연을 확정 짓게 됐다. 그 또한 흔치 않은 기회라고 생각했고 다시금 쥬얼리가 아닌 래퍼 하주연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근데 그룹 활동만을 해오다가 혼자 하려니 벅찼던 것 같다. 신경 안 쓰고 하려고 했는데 성격상 안 되더라. 언제나 짜여진 틀 안에서 해왔는데 스스로 다 해나가야 하는 게 쉽지 않았다.
-유나킴, 미료와의 디스전이 화제가 됐었다.
그날은 유난히 몸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열이 40도까지 올라 병원에 다녀오기도 했다. 아무래도 타이트한 스케줄과 함께 디스전을 치러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감이 작용했던 것 같다.
나는 디스 자체를 너무 싫어한다. 사람을 나쁘게 얘기하고. 평소 상대방과 대화를 나눌 때 혹여나 상처가 될까 봐 쉽게 말도 잘 못 꺼낸다. 근데 어떡하나. 이게 규칙인걸. 또 못하면 못한다고 질타 당할 텐데. 그렇게 피할 수 없는 상황이 왔던 거였고 짜인 구도도 아니었다.
-이후에 유나킴과는 잘 지내는지.
사실 풀고말고 할 것도 없었다. 어차피 그건 단순히 디스였으니까. 방송이 끝난 뒤 다 같이 만나기도 했다. 한강 고수부지에서 만나서 밥도 먹고 언프리티 모임을 해서 클럽에 가기도 했다.
-언프리티 이후 근황
원래대로 다시 돌아간 것 같다.(웃음) 작업도 쉬지 않고 꾸준히 하고 있고 몸을 생각하며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 요즘은 여러 군데에서 피처링 제안이 들어와서 좋은 방향으로 얘기를 나누는 중이다.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게 많아서 열심히 준비하며 지내고 있다.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래퍼나 가수
노래하는 사람 중에는 딘. 그의 음색이나 노래 스타일을 선호하는 편이다. 래퍼는 이센스. 뮤지션으로서 리스펙트 한다.
-롤모델
세계적인 흑인 래퍼 니키 미나즈. 그리고 한국의 마돈나 엄정화 선배님. 배우로도 그렇고 무대에서도 너무 멋지시다. 또 워낙에 옛날부터 좋아했던 이효리 선배님.
-올해 ‘쇼 미 더 머니’와 ‘언프리티 랩스타’ 출연 계획은 있는지.
전혀.(웃음) 생각도 안 한다. 그전에는 도전의 일환이었고 그를 계기로 내가 한 단계 성장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후회하지는 않지만 다시 한 번 나가는 건 절대.(웃음)
-끝으로 어떤 가수가 되고 싶은지.
나만의 독보적인 스타일을 지닌 뮤지션이 되고 싶다.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잘 알기에 최선을 다할 것이고 많은 분들이 과거에 보여 왔던 하주연의 모습보다 앞으로의 하주연을 더더욱 기대하고 응원해줬으면 좋겠다.
기획 진행: 조원신, 마채림
포토: 차케이
영상 촬영, 편집: 정도진, 이재엽
의상: 스타일난다, KKXX
모자: 배드테이스트
헤어: 쌤시크 현호 디자이너
메이크업: 쌤시크 오모레 팀장
장소: 더부스(THE BOOTH) 경리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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