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완X진구X박병은 ‘원라인’, 신선한 소재 ‘작업 대출계’ 통할까 (종합)

입력 2017-03-20 19:04  


[이후림 기자 / 사진 조희선 기자] ‘작업 대출계’라는 신선한 이야기를 리얼하게 담아낸 영화의 탄생.

영화 ‘원라인(감독 양경모)’ 언론시사회가 3월20일 오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에서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양경모 감독, 배우 임시완, 진구, 박병은, 이동휘, 김선영이 참석했다.

‘원라인’은 평범했던 대학생 민재(임시완)가 전설의 베테랑 사기꾼 장 과장(진구)을 만나 은행 돈을 빼내는 신종 범죄 사기단에 합류해 펼치는 짜릿한 범죄 오락 영화다.

영화는 대한민국 최초로 작업 대출을 소재로 하고 있다. 작업 대출이란 은행 대출이 안 되는 사람들의 작업, 신용 듭급, 신분 등의 자격 조건을 조작해 은행을 상대로 대출 사기를 벌이는 것을 통칭하는 일이다. 실제로 지난 2005년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사기 대출 방식의 하나다.

이에 작업 대출계에 실제로 몸담고 있는 당사자들과 은행권 관계자들의 인터뷰는 영화의 큰 틀이자 방향을 제시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양경모 감독은 직접 발로 뛰어다니며 작업 대출업자들을 만나는 데 오랜 시간을 투자했다.

외부로 신분 노출을 꺼리는 대출 업자들을 실제로 만나는 일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웠지만, 영화에 생생한 숨결을 불어 넣겠다는 양경모 감독의 끈기와 열정을 결국 빛을 발했다. 천신만고 끝에 그는 몇 명의 작업 대출 업자와 금융권 관계자를 만나 그들의 말투와 작은 습관까지 짚어 내 5인의 캐릭터를 리얼하게 탄생시켰다.

이에 대해 양경모 감독은 “작업 대출이란 소재를 선택했던 이유는 현실에 발을 붙이고 있는 범죄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은 마음에서였다”고 말문을 뗐다.

그는 “작업 대출 업자들을 실제로 취재하다 보니까 이 분들이 본인이 불법적인 일을 하고 있음에도 그런 부분에 대한 인지가 없더라. 오히려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는 일을 하고 있다고 믿고 있는 부분이 특별하게 다가왔다. ‘왜 그 사람들이 그렇게 믿을까’ 따라가 보니 대출을 받지 못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더라. 물론 작업 대출 업자들이 하는 일도 대출 못 받는 서민들을 등쳐먹는 행동들이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커다란 시스템에 대한 것들이 본질적으로 비춰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고 영화의 배경이 되는 작업 대출계를 소재로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더불어 ‘원라인’은 젊은 혈기의 배우 임시완, 진구는 물론 개성파 배우 박병은, 이동휘, 김선영까지 독특한 배우들의 조합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양경모 감독은 배우들의 독특한 조합을 완성하게 된 계기를 밝히며 눈길을 끌었다.

“영화에서 총 14명의 배우들이 주, 조연으로 출연한다. 원하는 배우들과 작업할 수 있어서 좋았다. 캐스팅에 중점을 기울였던 건 두 가지였다. 첫째는 배우들이 연기적으로 바라보는 지점이 감독과 같은 지점에 있는지, 장면에서 그 행동을 하는 동기와 목적이 분명히 있는지를 봤다. 촬영 중 끊임없이 토론과 논쟁을 할 수 있는 배우를 찾았다. 그런 부분에서 열정과 신념이 있는 분들과 함께 하고 싶었다.”

“두 번째로는 다른 작품에서 보여줬던 모습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배우를 캐스팅했다. 이런 부분들이 시너지를 잘 내서 작업을 잘 할 수 있었다.”

드라마 ‘미생’, 영화 ‘변호인’ ‘오빠생각’까지 착한 남자의 대명사였던 배우 임시완이 이번 영화에서 깜짝 놀랄 연기 변신을 감행했다. 평범한 대학생에서 사기꾼으로 승승장구하는 민 대리 역을 맡은 그는 영화 속에서 감춰뒀던 두 얼굴을 보여준다.

그의 연기에 대해 배우 김선영은 “오늘 완성된 영화를 처음 봤는데 임시완 씨 눈빛이 참 좋았다. 영화 속에서 내가 (임)시완 씨를 바라보는 눈빛은 실제 나의 마음이라고 생각하시면 된다. 개인적으로 임시완 씨 연기가 너무 좋았다”고 극찬,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임시완은 겸손한 답으로 현장 분위기를 훈훈하게 달궜다. 그는 “기라성 같은 진구 형님을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작품을 하고, 연기연습을 하고, 연구를 해야 될 진 모르겠지만, 그런 생각과 더불어 다시 한 번 진구 선배님을 비롯한 여기 계신 선배님들께 존경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다”며 선배 배우들을 향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임시완의 기라성 같은 선배 배우 진구는 영화 속에서 베테랑 사기꾼 장 과장을 맡아 연기한다. “동물로 치자면 거대한 능구렁이”로 자신의 역할을 표현한 진구는 넉살 좋은 캐릭터의 매력을 살리기 위해 장 과장 특유의 제스처를 연구하는 등 끊임없는 고민을 했다.

양경모 감독은 “진구는 사실 내가 아주 예전부터 함께 작업을 해보고 싶은 배우였다. 이제까지 ‘태양의 후예’에서의 서 상사처럼 남자답거나 무거운 모습을 많이 보였다면 그 반대 지점, 부드럽고 능글맞은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는 것 같아 그 부분에 중점을 뒀다”고 진구에 대한 신뢰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진구는 “힘을 빼고 연기하자고 했던 것은 감독님과 미팅 때부터 나왔던 이야기였고, 나도 원했던 바였다. 장 과장이 영화 속 원라인 팀에서 가장 좀 능구렁이 같은 캐릭터다. 나도 그렇게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문을 뗐다.

그는 이어 “스태프들과 미술팀이 꾸며준 동선이 움직임을 편하게 해준 것 같다. 능구렁이 같은 캐릭터를 표현하기 쉽게 스태프들이 많이 도와줘서 힘이 자동적으로 편하게 빠졌다. 연기 함께 해준 배우 선후배들도 마찬가지였다. 최대한 편하게 연기 하려고 노력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영화 속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내며 개성 강한 연기를 보여준 박병은은 돈과 명예욕을 숨기지 않는 박 실장 역을 맡아 열연했다. 거침없는 캐릭터 박 실장의 표정 하나, 손짓 하나까지 디테일하게 연구하는 열정을 발휘한 그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악역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박병은은 “처음에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혼자 카페에서 읽고, 커피 한 잔을 마시고 또 다시 한 번 읽었다. 이 작품의 박 실장 역할을 잘 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확신이 들어 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영화에 출연한 계기를 밝혔다.

그는 “맡은 캐릭터에 대해서는 오만가지, 수천가지 생각을 하려고 노력한다. 내가 원래 예전부터 그런 습관이 있다.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선배들과 동료들이 ‘그만 생각해라, 너무 많다’고 조언을 해주기도 했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생각을 많이 해서 얻어지는 디테일들이 나한테는 굉장히 중요하게 다가왔다”고 전했다.

이어 “영화 속 박 실장은 명예와 돈에 대해 좋아한다고 밝히는 것에 대해 창피해하지 않고 그것만을 위해 달려가는 역할이라 그 지점에 꼭짓점을 찍었다. 그래서 촬영을 시작 했을 때쯤에는 모든 생각이 정리가 됐다. 감독님과의 충분한 대화가 도움이 많이 됐다. 즐겁게 촬영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양경모 감독은 박병은의 디테일하고 섬세한 연기에 대한 칭찬을 이어나갔다. “박병은은 항상 느끼는 건데 섬세하고 디테일하다. 평상시에 사담을 나눌 땐 상남자 스타일로 세게 이야기 하다가도, 연기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는 굉장히 섬세하다. 그러다보니 뻔한 악역이 아닌 솔직한 야망가를 그려보자는 핵심을 가지고 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 매 단계마다 디테일을 잘 잡아갔다.”

이처럼 출연 배우들의 지금까지와는 다른 색다른 모습, 반전 매력을 스크린에 잘 담아낸 ‘원라인’은 인물들의 입체적인 모습과 함께 ‘돈’에 관한 새로운 시선을 선사한다.

작업 대출계의 이면을 낱낱이 파헤치며 그 안에서 서로를 속이는 사기꾼들의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는 그간 스크린에서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소재로 신선한 경험, 장르적 재미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가 모아진다.

한편 영화 ‘원라인’은 오는 3월2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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