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피고인’ 엄현경, 연기와 예능 그 사이에 핀 꽃 한 송이

입력 2017-03-30 08:00  


[안우림 기자 / 사진 조희선 기자] ‘해피투게더’와는 상반된 이미지로 브라운관을 압도한 배우 엄현경. 그는 ‘피고인’ 속 나연희와는 다르게 인간적인 모습으로 다가왔다. 마치 예쁜 ‘엄친딸’처럼.

엄현경은 3월27일 오후 서울 이태원의 한 라운지에서 드라마 ‘피고인’ 종영 기념 인터뷰를 가졌다. 그녀는 나연희의 차갑고 절제된 이미지가 아닌 본연의 밝은 모습으로 현장을 해피 바이러스로 가득 채우기 바빴다.


대사보단 표정으로 더 많은 것을 보여줘야 했던 나연희에 대해 그녀는 “연희는 좀 알 수 없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대체 저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거지? 진짜 사랑인가?’라고 시청자에게 보여져야 한다고 생각해서 표정도 최대한 숨기고 감독님의 디렉팅을 많이 따랐죠. 인물 특유의 성격을 복합적으로 표현하려 노력했어요”라고 밝혔다.

극 중 절대 악인 차민호(엄기준)를 제지할 수 있던 유일한 역할이었기에 그녀의 임무는 더욱 더 막중했다고. “차민호라는 캐릭터를 흔들 수 있는 사람은 나연희 밖에 없었어서 연희가 역할 비중 대비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았나 생각해요. 유일무이한 키 아니었을까요?”

“사실 엄기준 선배님께 물어본 적이 있어요. ‘차민호는 반성을 할까요?’라고 물었는데 ‘아니 안하겠지’라고 답하셨어요. 그만큼 다른 악역과는 달리 차민호에겐 조금 더 특별함이 있었던 것 같아요.”

권선징악이라는 어떻게 보면 뻔한 결과였지만, 후에 반성하는 타 악역과는 달리 차민호는 끝까지 반성 없이 죄책감에만 시달리는 인물이었다. 이런 절대 악인이 순수하게 사랑하는 나연희라는 역을 맡은 엄현경은 캐릭터가 주는 복합적인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끝없는 역할 탐구를 반복하기도 했다.


고민 끝에 이미지 변화를 주기로 결정한 그녀는 ‘해피투게더’의 모습을 벗고자, 긴 머리를 오롯이 나연희만을 위해 짧게 잘랐다. “외적으로 변화를 주는게 가장 클 것 같았어요. 같은 외모로 가면 예능과 드라마 속 제 이미지에 큰 차이가 없을 것 같아서 머리를 자른게 제 첫 번째 변신이었어요.”

“또, 재벌가 며느리다운 정숙한 느낌을 갖고 있어야 해서 의상에도 많은 신경을 썼어요. 스타일리스트 실장님과 많이 상의를 했고, 좀 성숙한 캐릭터를 그려야 한다고 생각해서 의상 나이대를 많이 높였던 것 같아요.”

시종일관 밝은 모습으로 대답을 이어가던 그녀에게선 단 한 순간도 나연희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기에 그저 해맑은 그녀가 표정을 숨기는데 능통한 나연희라는 캐릭터를 표현할 때 힘들었을 터. “캐릭터가 실제 성격과 상반되서 힘들지 않았나”하는 질문에 그녀는 망설임 없이 입을 뗐다.

“연희와 저의 공통점을 찾으려고 노력해봤는데 전혀 찾을 수 없었어요. (웃음) 그래서 잘 해낼 수 있을까하는 걱정을 많이 했었어요. 극을 점점 풀어가면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도 많이 했구요. 사실 연희는 카리스마가 있어야 하는 성격이에요. 하지만 제 모습을 덧대며 연약하게 그려낸 것 같아요. 마치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것처럼요.”


엄현경이 ‘해피투게더’에서 허당과 뻔뻔함이 코믹으로 묻어나오는, 가식 없는 홍일점을 맡은 지 어느새 1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그 시간동안 그녀는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한다.

“많은 선배님들이 너무 잘 챙겨주셔서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사실 다른 프로그램이었으면 오래 못했을 만큼 많이들 챙겨주세요. 홍일점으로 불편한 점 하나 없이 배려해주시고 너무 편하게 만들어주세요. 지금도 아직은 적응기라고 생각해요.”

1년여 동안 낯선 예능과 함께 했던 그는 “낯가림을 이겨내고 있는 단계에요. 예전엔 사람들과 친해지는데 오래 걸리기도 했는데 요샌 그 속도가 많이 줄어든 것 같아요. 현장에서 더 빨리 녹아들 수 있는 것 같아서 사람들과 지내는게 편해지고 성격도 많이 좋아지는 것 같아요”라며 ‘해피투게더’에 대한 무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며 ‘허당’이라는 별명을 얻은 그녀는 삐걱거리는 춤 실력으로 대중들에게 더욱 더 친근하게 다가왔다. “앞으로 춤을 배울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그녀는 “너무 다 잘하면 매력 없죠”라는 농담을 던지며 크게 웃었다.


4년이란 긴 공백기가 무색하게 그녀는 컴백 이후로 쉼 없이 달려왔다. 그만큼 어느 하나 가리지 않고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 온 그에게도 캐릭터 욕심은 있었다. “사실 악역만 많이 해왔어서 이젠 밝은 캐릭터를 하고 싶어요. 실제 성격이랑도 비슷해서 잘 해내지 않을까요? (웃음)”

당분간은 연기와 예능을 병행하고 싶다는 엄현경. 그녀의 눈빛에선 흡사 대기업 신입사원의 열정과 패기를 읽을 수 있었다. 더 다양한 역할과 장르를 통해 대중을 마주하고 싶은 그녀의 욕심과 끝없는 노력이 더해 완벽한 시너지를 발할 그 날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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