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가 아시아태평양 미디어를 대상으로 고성능 'M'의 여러 제품을 모아 체험하는 'M 익스피리언스'를 지난 18일 개최했다. 트랙 주행을 통해 고성능 M을 보다 재미있고 안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알려주는 프로그램으로 메르세데스 A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포르쉐 월드 로드쇼 등과 비슷한 개념이다. '진정한 운전의 즐거움(Sheer Driving Pleasure)'을 표방하는 BMW의 제품 철학을 부각시키는 체험 행사인 셈이다. 행사가 열린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에는 40명의 기자가 참석해 트랙 주행, 짐카나, 핸들링 체험 등을 직접 경험했다.
이번 행사의 가장 돋보이는 매력은 바로 모든 M 제품을 모두 타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가장 먼저 탑승한 차는 M 라인업의 막내 'M2'다. 최고 370마력을 발휘하는 직렬 6기통 3.0ℓ 터보 엔진을 탑재했다. 작은 차체에 과분할 정도의 고출력 엔진인 만큼 기대도 높았다.
시동을 걸자 우렁찬 엔진음이 질주 본능을 자극한다. 차체는 작아도 터프한 사운드가 들리니 흥분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나 기대를 가라 앉히며 인스트럭터를 따라 트랙에 진입했다.
가속 페달에 힘을 주자 터보차저 특유의 소리가 시원스럽게 유입되면서 속도가 바짝 붙는다. 패들 시프트로 조작하는 시퀀셜 7단 더블클러치 변속기는 직결감은 물론 다운 시프트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바꾸니 차는 더 괴팍하게 변한다.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이 그나마 가장 적절한 표현이다.
엔진에서 나온 힘을 온전히 뒷바퀴에 전달하는 만큼 스릴이 넘쳤다. 트랙을 적신 봄비도 한 몫 했다. 코너를 통과할 때 간간히 제어장치가 꺼지면서 주의하라는 계기판 경고등이 깜빡이며 휘청거렸지만 개의치 않았다.
트랙 주행 후 진입한 짐카나 코스에선 언더스티어와 오버스티어가 번갈아 발생해 당황스러웠다. 그러나 수 차례를 도는 동안 차츰 자연스러운 선회 속도를 찾아가며 랩타임을 줄여나갔다. 어떤 상황에서 밀려나는지, 또는 미끄러지는지 직접적인 체험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다음은 스포츠 세단 M3로 트랙에 들어갔다. M2보다 월등히 높은 431마력, 56.1㎏·m를 낼 수 있지만 네 바퀴 간 사이가 넓고 제어장치를 비롯해 여러 전자장치가 실수할 만한 상황을 모두 잡아준 덕에 속도를 높여도 나름 안정적인 주행감을 보였다.
그러나 M 제품군의 주력인 만큼 전체적인 주행 성능은 상당하다. 속도를 올릴수록 체감할 수 있는 짜릿함은 배가된다. 코너링 시 제어 가능한 선에서 오버스티어가 적절히 발생해 긴장감을 감출 수 없었다. 6기통 트윈터보 엔진의 숨결은 방금 만났던 M2와 비슷하면서도 음색이 보다 두텁게 고막에 닿았다.
마지막 세션은 M6 쿠페·그란쿠페, X5M, X6M의 핸들링을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 가운데 가장 역동적인 M6 쿠페에 올랐다. 과감하게 출발하니 자세제어장치 개입 중단을 알리는 경고등이 번쩍이며 뒷바퀴가 미끄러질 기세다. 그도 그럴 것이 V8 4.4ℓ 터보 엔진은 560마력, 69.4㎏·m로, 뒷바퀴에만 전달되는 힘은 M 제품 중 최고 수준이다.
속도를 줄이고 슬라럼 구간에 진입한 M6는 예상보다 속도를 줄여야 유연하게 돌파할 수 있었다. 여태 체험했던 스포츠 쿠페·세단과 달리 GT 성향이 강한 데다 차체가 생각보다 커서다. 이어 선회 구간과 긴 직선 구간을 70㎞/h의 속도로 지나다 살짝 돌면서 정지했다. 노면이 미끄러웠지만 자세제어장치, ABS 등의 개입으로 안정적인 감속이 가능했다.
혹자는 운전을 '인간과 자동차의 교감'이라고 칭한다. 일반적인 사물을 대할 때 경험하는 보고 만지고 듣는 것 외에 함께 달리면서 느낄 수 있는 주행 감성이 가장 큰 특징이다. BMW M은 초창기부터 운전자를 위해 스포츠 강사와 스포츠 심리학자의 교육을 제공했다. 자동차와 스포츠의 연결고리인 '역동성'과 인간, 기계간 조화의 중요성을 이미 알고 지향했는지도 모른다. 기계에서 느껴지는 감성을 통해 '진정한 운전의 즐거움'을 찾는 M, 그리고 BMW의 미래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인천=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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