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용과 개인용의 공유 시대 주목
-용도별로 자동차 바꿔 타기도 등장할까
요즘 자동차를 필요한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초단기 렌탈 사업이 활발하다. 흔히 말하는 '카셰어링(Car sharing)'이다. 렌탈 기업이 차를 구입해서 회원들에게 이용료를 받고 초단기로 대여해주는 사업이다. 이외 한국에선 아직 활성화되지 못했지만 우버처럼 개인이 소유한 차로 다른 사람을 유료 탑승시키는 '나눠 타기(Ride Sharing)' 사업도 해외에선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그런데 미국 시장 조사기관 ABI 리서치가 자율주행 시대가 오면 카셰어링과 라이드 셰어링의 개념 구분이 사라지고, 자동차회사가 직접 셰어링 사업을 전개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전통적 개념에서 '제조-판매-소비자' 관계가 '제조-셰어링-소비자'로 바뀐다는 의미다.
그런데 공유의 개념이 최근 자가용과 업무용 사이에도 끼어들었다. 현대캐피탈이 법인 업무용 렌탈카를 직원 개인이 이용하되 절반의 비용을 부담하는 '비용 분담형 렌터카' 상품을 내놓은 게 대표적이다. 평일 낮 시간에는 업무용으로 쓰되 회사 주차장에 보관되는 밤과 주말에는 개인 자가용으로 쓰도록 한 상품으로, 이른바 법인과 개인의 셰어링인 셈이다.
물론 인기도 높다. 사내에서 시험 운영한 결과 신청자가 쇄도해 경쟁률만 9:1에 달했을 정도다. 구입 후 1㎞를 가지 않고 세워만 놓아도 가치가 떨어지는 자동차 감가 비용을 법인과 개인이 모두 줄이고, 회사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그런데 법인과 개인의 공유 경제를 어떻게 구분할까? 회사가 일단 렌탈 비용을 내고 직원에게 절반의 비용을 돌려받을까? 아니면 직원이 렌탈비를 모두 내고 회사로부터 절반을 지원받을까? 기업마다 업무용차 운행 규정이 다르다는 점에서 현대캐피탈은 3자 계약 방식을 선택했다. 다시 말해 법인과 개인이 비용을 절반씩 대여회사에 납부하는 방식이다. 업무용과 개인용이 절반씩 섞인 공유 상품인 셈이다.
그렇게 보면 자동차에서 공유는 여러 분야로 확대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 동안 한 대를 여러 이용자가 나눠 이용하는 게 공유의 기본 개념이었다면 이제는 업무용과 개인용이라는 용도를 나누는 공유까지 등장했기 때문이다. 나아가 SUV와 세단을 각각 보유한 사람이 필요할 때 차를 바꿔 타는 시대가 올 것이란 전망도 있다. 그래서 ABI가 예측한 것처럼 미래 자동차회사는 제조와 렌탈 기업으로 변신할 수밖에 없다. 자동차를 개인이 직접 소유하는 시대가 점차 저물고 있어서다.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만 쓰는 시대에 자동차회사는 어떤 생존 전략을 사용할까.
권용주 편집장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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