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t’s pick] 전유림, 나를 아로새기다 (인터뷰)

입력 2017-05-18 10:55  


[임현주 기자 / 사진 이은호 포토그래퍼] 문득.

어린 시절 꿈꾸던 우리들의 모습은 시간이 흐르면서 몇 십번이고 바뀌기 마련이다. 선생님이 되었다가 의사가 되기도 하고 만화에 나오는 주인공이 돼 보기도 하고. 그 시간들이 없다면 우리의 미래와 멀어지는 것과도 같을 것이다.

지금 우리는 나 스스로보다는 타인에게 더 영향을 받는 경우들이 많다. 그렇지만 꿈은 나에 대한 믿음에서부터 커지고 실현된다.

꿈과 사랑이 가득했던 청량한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려낸 드라마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이하 그거너사)’가 종영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던 어느 날,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그 누구보다도 큰 배우 전유림을 만났다.

“혼자 명상 하는 걸 좋아해요. 그 고독을 즐기기도 하고요. 생각이 많은 편이라서 생각 정리도 하고... 나는 누구인지 제 스스로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20살, 아직 어린 나이임에도 나이에 맞지 않는 조숙함이 묻어있었던 이날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그거너사’가 종영했어요.

네.(웃음) 저에게 좋은 경험이 되게 해준 김진민 감독님께 너무 감사해요. 촬영하는 동안 감독님은 모든 배우들에게 애정이 많으셨어요. 연기를 떠나서 인생에 대해서 많은 가르침을 주셨죠. 그 외에도 다른 배우 분들과 제작진 분들께도 감사하고, 함께 작품을 끝까지 했다는 게 뿌듯해요. 또 한편으로는 제 연기에 대해 아쉬움이 많이 남기도 했던 작품이었죠.(웃음)

Q. 드라마 속에서 악역으로 나오잖아요. 연기하기에 쉽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제가 맡은 세정이라는 역할이 극중에서 소림이와 규선이를 미워하고 이용해야 하는 인물이었어요. 근데 솔직히 말해서 (여태껏 누군가를) 이용해본 적이 없어요.(웃음) 그래서 그런 부분들이 너무 어려웠죠. 특히 규선이가 순수하고 착한 인물인데 그런 규선이를 이용해야하니까... 몰입하기가 좀 힘들었죠.

Q. 그럴 때마다 어떻게 했나요?

카메라가 돌아가기 시작하면 계속 최면을 걸었어요. ‘나는 표독스럽다. 표독스럽다. 난 쟤를 굉장히 미워하고 싫어한다’하면서요.(웃음)


Q. 세정이와 전유림의 싱크로율은 어느 정도 맞았나요?

음... 좀 많이 다르죠. 근데 많은 분들이 제 첫 인상을 보시고 세정이처럼 차갑고 도도한 이미지로 보인다고 말씀하세요. 그런데 전 되게 밝은 사람이에요.(웃음) 저와 오래 지내 본 사람들은 4차원적이라고 말할 정도예요.
 
Q. 극중 세정이는 학업에 열중하는 학생이잖아요. 실제 전유림은 어떤 것에 열중하면서 학창시절을 보냈나요?

전 어렸을 때부터 연기가 하고 싶었어요. 부모님을 비롯해서 주변 분들도 긍정적인 반응이셨고요. 그래서 고등학생 때 입시연기에 올인 했던 것 같아요. 운 좋게도 ‘그거너사’같은 작품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얻어져서 너무 감사하죠.  

Q. 영화 ‘어느날’에서도 천우희 씨 동생 역으로 나오잖아요. 김남길 씨와 천우희 씨 같은 선배 배우들이랑 호흡한 소감이 어땠나요?

‘어느날’이 제 첫 작품이었어요. 그래서 정말 많이 떨렸었죠. 너무 긴장한 나머지 배탈까지 났었거든요.(웃음) 현장에는 다들 선배님들이시니까... ‘나만 잘하면 돼’ 그랬었죠. 그렇게 긴장을 하고 갔는데 선배님들이 너무 재밌으셨어요. 김남길 선배님은 의외로 굉장히 짓궂은 면이 많으세요. 덕분에 긴장이 좀 풀렸었죠. 또 천우희 선배님은 제가 개인적으로 너무 팬이라 촬영하는 내내 즐거웠어요. 당연히 떨리기도 했지만요.(웃음)  

Q. 첫 작품이라 정말 긴장됐겠어요.

그럼요. 전 아직 ‘초신인’이니까.(웃음) 또 제가 정말 팬인 천우희 선배님이랑 같이 작업을 하니까 더 떨렸던 것 같아요. 너무 팬이라 그때 현장에서 천우희 선배님께 사인을 부탁드렸었는데 당황하시더라고요.(웃음) 그랬던 일이 있었죠.(웃음)

Q. 그래도 같이 촬영하면서 배운 게 많았을 것 같아요.

맞아요. 아직 저는 카메라 앞이 어색하거든요. 선배님들을 보면서 촬영에 앞서 어떻게 하는지 자세들을 배웠죠. 연기적인 부분도 정말 많이 배웠고요.


Q. 앞으로 어떤 작품이나 역할, 해보고 싶으세요?

딱 정해졌다기보다는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서 이런 저런 역할들을 해보면서 많이 경험해보고 싶어요.(웃음) 이번 ‘그거너사’에서는 악역이었으니까 다음 작품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고, 가리지 않고 다양한 장르로 저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Q. 같이 연기해보고 싶은 배우는요?

음... ‘어느날’에서 같이 호흡했던 김남길 선배님과 박보검 선배님이요.(웃음) 멜로도 좋고 사극도 좋고. 꼭 한번 같이 호흡해보고 싶어요. 부끄럽네요.(웃음)

Q. 인상 깊게 봤던 작품이 궁금하네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요! 제가 한번보고 안 보게 되는 영화들이 있는데 이 영화는 계속 쭉 보게 되는 것 같아요. 매장면마다 메릴 스트립의 모든 연기가 매력적이고 좋았어요. 보면서 ‘나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죠.    

Q. 올해의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요?

새로운 캐릭터로 작품을 하고 싶은 게 우선 제 목표이자 계획이에요. 또 요즘 개인적인 소망으로는 행복하자!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요즘 배우 전유림의 꿈은 행복이라 말했다. 생각해보니 어렸을 때부터 연기자가 꿈이었던 그가 작품을 말할 때 보였던 웃음은 참 행복해보였다. 
 
“행복한 게 제일인 것 같아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우울하면 안 되잖아요. 어떤 일이든 다 힘들지만 최대한 그 안에서 긍정을 찾으려고 해요. 뭔가 명언 남기는 것 같은데... 긍정적인 사람이 되자!”

앞으로 전유림의 행복함이 많은 작품들 속에 스며들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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